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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장훈이 두 번 놀랐다. “한국 저변 취약, 연봉은 너무 높다” [창간 54]

일간스포츠가 창간 54주년을 맞아 '레전드의 일침'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드러난 한국 야구에 대한 부진 이유를 되짚어 보고, 개선 방향을 논의하자는 취지입니다. 본지는 하리모토 이사오(한국명 장훈), 이토 쓰토무, 다카쓰 신고, 김성근 등 한국과 일본 야구에 정통한 레전드부터 일침(一針)을 들었습니다. 한국 야구가 다시 도약하길 바라는 이들의 ‘비수 같은 훈수’를 독자 여러분과 야구 관계자들에게 전합니다. 장훈(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이 깜짝 놀라 다시 물었다.“응? 뭐라고요? 한국에 고교 야구팀이 몇 개라고?”8월 어느날. 일본 도쿄 시내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어떤 주제로 대화해도 차분했다. 불과 2년 전까지 야구 평론가로서 날카로운 독설을 날린 그였지만, 지금은 한결 온화해졌다. 배트와 마이크를 내려놓은 지금은 가끔 공원에 나가 어린이들에게 야구를 가르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그런 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조를 높인 순간이 있었다. 한국 야구의 저변을 얘기할 때였다."한국에 고교 야구팀은 몇 개인가? 뭐? 60개를 넘은지 오래되지 않았다고? (2023년 8월 기준 96개) 말도 안 된다. 프로야구가 있는 나라에서 말이지. 일본에는 3000개(2022년 일본고교야구연맹 기준 3857개)가 넘는 고교팀이 있다. 그래야 프로(일본 프로팀 12개)에서 경쟁이 된다."위기에 빠진 한국야구에 대해 본지가 고언(苦言)을 구하자 장훈은 어렵게 설명하지 않았다. 한국 야구의 저변을 걱정했다. 10/96 vs 12/3857의 차이지난 3월 열린 제5회 WBC에서 일본은 7전 전승을 거두며 우승했다. 일본은 2006년과 2009년 1,2회 대회에서 챔피언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등을 대표한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은 지금처럼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당시 일본은 예선전부터 한국과 팽팽한 라이벌전을 벌였다. 1,2회 WBC는 사실상 한국과 일본이 주도했다. 2023년 대회에서 일본은 한국과의 격차를 크게 벌리는 동시에, 미국을 힘으로 제압했다. 야구로 ‘세계제일’을 노래하던 일본의 꿈이 이뤄졌다. 장훈은 "일본 선수들을 보라.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멤버였다. 오타니 쇼헤이, 다르빗슈 유 등 미국에서 최고인 선수들이 그대로 일본 대표팀에 왔다. 우승한 이유는 바로 그거"라고 말했다.2023년 일본 대표팀에는 오타니(LA 에인절스)와 다르빗슈(샌디에이고 파드리스)뿐 아니라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쟁쟁한 빅리거가 참가했다. 게다가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즈) 사사키 로키(롯데 마린스)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즈) 등 일본 프로야구(NPB) 소속이지만, 미래의 메이저리거도 여럿 있었다. 일본 대표팀의 평균 나이는 27.3세로 WBC 대표팀 사상 최연소였다.한국에도 김하성(샌디에이고)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등 빅리거 2명이 있었다. 김현수‧김광현‧양현종 등 MLB를 경험한 선수도 적잖았다. 그러나 대표팀 구성 밀도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투수들의 기량이 크게 떨어졌다. 한국 대표팀 평균 나이는 29.2세였다.한국‧일본 저변의 차이가 두 대표팀의 차이를 만들었고, 그게 곧 실력 차이였다. 2006년과 2009년 WBC에서 한국이 일본을 꽤 따라잡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게 장훈의 생각이었다.장훈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나라다. 과거 일본에 뒤처졌으나 이제 일본을 많이 따라잡았다. 한류 등 문화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세계 일류 국가가 됐다"고 극찬했다. 이 말을 하는 과정에서 그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월드클래스'라는 표현을 썼다.기자는 "한국 스포츠도 월드클래스가 됐나"라고 물었다. 장훈은 잠시 고민하더니 "일단 인구(한국 약 5100만명, 일본 1억2000만명)에서 큰 차이가 난다. 한국의 스포츠 저변도 (일본에 비해) 그만큼 허약하다. 아직 (스포츠에서 월드클래스는) 아닌 거 같다"고 답했다. 장훈은 "풀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한국에서 야구를 잘하면 선수들이 미국(MLB)에 가는 거다. 하긴, 연봉을 열 배쯤 더 주니까 나도 미국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 거 같기는 하다. 그래도 자국 리그 보호를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고민해야 한다. 미국에 갔다가 돌아오는 선수는 2년 정도 자국 리그에서 뛰지 못하게 하던지…"라며 씁쓸해 했다. 장훈이 제안한 것과 비슷한 규정이 실재한다. KBO 규약 제107조 조항에 따르면, 한국에서 고등학교 이상을 재학하고 한국 프로구단 소속 선수로 등록한 사실 없이 외국 프로구단과 선수계약을 체결한 선수는 외국 프로구단과 선수 계약이 종료한 날부터 2년간 KBO 소속 구단과 선수 계약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는 아마추어 선수에 해당하고, 프로 선수는 해외리그에서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프로 선수의 이적을 막는 건 현재의 제도로는 어렵다. 그러나 KBO리그 보호 및 발전에 대해 한국 야구의 고민이 부족하다는 장훈의 충고는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한국 고연봉, 유지 가능한가?"장훈은 "일본 야구도 미국의 하위 리그로 전락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자국 리그를 보호하고 육성할 방법이 꼭 필요하다. 이러다가 100년 후에는 일본 야구가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한국에 비하면 인적‧물적 인프라가 훨씬 뛰어난 일본 야구도 우려할 만큼 우수 인재의 유출이 심각하다고 장훈은 보고 있다.인터뷰가 끝날 때쯤 장훈이 기자에게 "KBO리그 최고 연봉자는 돈을 얼마나 받나"라고 질문했다. KBO에 따르면 2023년 최고 연봉 선수는 구자욱(삼성 라이온즈‧20억원)이다. 그러나 FA 계약금을 포함한 실질적인 연봉킹은 지난겨울 두산 베어스로 돌아온 양의지(4년 총액 152억원)다.장훈은 또 한 번 깜짝 놀랐다. 그는 "그렇게 높나? KBO리그 팀은 대부분 대기업이 운영하기 때문에 (일부) 선수들 연봉이 너무 높다. (시장이 더 큰) 일본에서는 각 팀 최고 연봉자가 5~6억엔(46억~55억원) 정도를 받는다. 일본 선수 연봉도 높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지금 같은 연봉 시스템에서 KBO리그가 안정적으로 운영될지 의문"이라고 전했다.2023년 NPB 최고 연봉자는 야마모토다. 그는 FA와 비(非)FA를 통틀어 가장 많은 6억5000만엔(58억원)을 받는다. 게다가 KBO리그와 달리 NPB의 연봉 상승 곡선은 가파르지 않다. 20년 전 최고 연봉이 이미 7억2000만엔(2003년 요미우리 자이언츠 로베르토 페타지니)이었다. 2021년에는 스가노 도모유키(요미우리)가 8억엔을 돌파한 바 있다.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2007년 요미우리와 계약한 연봉도 6억5000만엔(4년 총액은 30억엔)이었다. 2023년 KBO리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4648만원(신인, 외국인 선수 제외)이다. 일본 선수들 평균 연봉 4468만엔(4억원, 외국인 선수)의 36% 수준이다. 리그의 연봉 격차는 큰 편이지만, 최상위 선수들 간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장훈은 KBO리그가 출범한 1982년부터 2005년까지 KBO 총재 특보를 맡았다. 각 구단을 돌며 타격 인스트럭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한국 프로야구 구조와 선수들 기술에 대해 잘 파악해온 인물이다.한국 야구의 개선점을 묻는 말에 장훈은 구체적인 답을 하길 꺼려했다. 최근에는 KBO리그 팀과 직접적인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조심스러워 한 것이다. 대신 그는 한국 야구의 기형적인 구조, 즉 96개 고교팀이 10개 프로팀의 근간이라는 문제점을 분명하게 지적했다. 뿌리가 약하면 자생력이 강할 리 없고, 고른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비단 대표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년째 KBO리그에서 지적되고 있는 선수 간 기량‧연봉 격차가 심화하는 이유도 결국 약한 기반에서 비롯됐다는 걸 장훈과의 인터뷰를 통해 환기했다. 도쿄(일본)=김식 기자 ◆장훈(張本勳, 1940년 6월 19일~)NPB 통산 최다 안타(3085개) 기록자. 일본 히로시마에서 태어나 최고의 스타가 됐지만, 아직까지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1959년 NPB 도에이 플라이어스 입단해 신인왕을 차지했고, 1976년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해 홈런왕 오 사다하루와 ‘O-H 타선’을 구축했다. 1981년 은퇴할 때까지 NPB 통산 출전 3위(2752경기, 통산 타율 3위(0.319) 통산 타점 4위(1676개), 통산 홈런 7위(504개)를 기록한 뒤 1990년 일본 프로야구 명예의 전당에 입회했다. 1982년 한국 프로야구 출범에 앞서 KBO 총재 특보를 맡았다.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체육훈장 맹호장(1980년)을 수훈했고, 국민훈장 무궁화장(2007년)을 받았다. 2023.09.25 11:00
야구

'팀 최초 100볼넷' 홍창기...테임즈 출루 기록까지 정조준

출루왕 홍창기(28·LG)가 시즌 막판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홍창기는 23일 잠실 두산전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3볼넷을 기록했다. 이날 전까지 99볼넷을 기록했던 홍창기는 1회 초 타석에서 바로 볼넷을 얻어나가며 시즌 100볼넷 고지에 올랐다. KBO리그 역대 18번째 기록. 한화 정은원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100볼넷 타자가 됐다. LG 역사상 첫 100볼넷이다. 전신 MBC를 포함해 LG 역사상 종전 최다기록은 2009년 로베르토 페타지니가 세운 97볼넷이었다. 국내 선수로는 류지현 감독이 1996년 96볼넷으로 팀 최다 기록을 보유했으나 홍창기에 의해 첫 100볼넷 LG 타자가 탄생했다. 시즌 108볼넷 페이스다. 시즌 마지막까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공동 6위인 2016년 김태균(당시 한화), 2015년 최준석(당시 롯데)과 나란히 선다. 올 시즌 출루율 타이틀 수상이 유력하다. 출루 2위 강백호(0.448)을 7리 차이(0.455)로 앞서고 있다. LG가 KT보다 두 경기를 덜 치렀고, 최근 페이스(10경기 25출루)도 강백호(10경기 13출루)를 앞선다. 역대 최다출루 10걸에도 올랐다. 지난 21일 잠실 키움전에서 3안타로 시즌 277출루를 달성하며 역대 최다출루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23일 두산전 3볼넷으로 280출루 고지까지 넘어섰다. 역대 3위가 가시권이다. 역대 공동 3위 기록은 2003년 심정수(당시 현대), 2016년 최형우(당시 삼성)가 기록했던 287출루다. 극심한 슬럼프만 빠지지 않는다면 충분히 경신이 가능하다. 2위인 에릭 테임즈(296출루)와도 견줄만하다. 홍창기는 경기 당 평균 2.06번을 출루 중이다. 8경기가 남아있어 산술적으로 296출루까지도 가능해 공동 2위도 기대해볼 수 있다. 최근 페이스가 좋은 점도 긍정적이다. 10경기 25출루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잔여경기에서 20출루를 더해 300출루 고지까지도 넘볼만하다. 역대 1위이자 유일한 2016년 김태균의 310출루 기록 경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역대 2번째 300출루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차승윤 기자 2021.10.24 10:23
야구

MLB 포기한 스가노, 페타지니 넘었다…NPB 연봉 기록 갈아치워

메이저리그(MLB) 도전 의사를 일시적으로 접은 투수 스가노 토모유키(32)가 금전적 보상을 확실하게 받았다. 일본 닛칸스포츠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14일 '스가노가 요미우리와 8억엔(84억원)에 단년 계약했다'고 밝혔다. 앞서 원소속구단인 요미우리로부터 4년, 4000만 달러(440억원) 조건을 제시받았다는 게 알려졌다. 실제 사인한 금액은 예상보다 적지만 일본 프로야구(NPB) 역사를 새롭게 쓰기 충분했다. 스가노의 지난해 연봉은 6억5000만엔(69억원)이었다. 2004년과 2005년 사사키 가즈히로(당시 요코하마)가 받은 역대 NPB 일본인 최고 연봉 기록과 타이. 이번 계약으로 사사키를 넘어섰고 2003년과 2004년 로베르토 페타지니(당시 요미우리)가 세운 NPB 역대 최고 연봉 7억2000만엔(76억원)까지 한 번에 경신했다. 사상 첫 연봉 8억엔 시대를 열었다. 2013년 NPB에 데뷔한 스가노는 명문 요미우리 에이스로 8년을 뛰었다. 통산 성적은 101승 49패 평균자책점 2.32. 지난 시즌에도 14승 2패 평균자책점 1.97로 맹활약했다.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에 위력적인 슬라이더를 조합한다. NPB 최고의 투수에게 수여되는 사와무라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 올겨울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MLB 문을 두드렸지만, 이적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일본 잔류를 선택했다. 단년 계약을 한 만큼 내년 시즌이 끝난 뒤 다시 MLB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1.1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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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브리핑] 라모스, 시즌 27호 HR…LG 외인 최다 홈런

LG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26)의 타격감이 뜨겁다. 라모스는 27일 고척 키움전에 6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2회 초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1-0으로 앞선 2회 초 선두타자로 나와 키움 선발 이승호의 5구째 커브를 받아쳐 시즌 27호 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 18일 잠실 KIA전부터 4경기 연속 홈런에 성공하며 구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27홈런은 역대 LG 외국인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에 해당한다. 종전 기록은 2008년 로베르토 페타지니, 2016년 루이스 히메네스가 기록한 26개였다. 한편 경기는 2회 현재 LG가 3-0으로 앞서 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8.2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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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왔다…괴력의 라모스, LG 최고 외국인 타자 역사 한 페이지 예약

로베르토 라모스(26)가 LG 외국인 타자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쓴다. LG 구단 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기록될 전망이다. 라모스는 20일까지 홈런 26개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홈런 1개만 추가하면 LG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의 주인공이 된다. 지난 2000년 찰스 스미스가 35홈런을 기록한 바가 있다. 그러나 삼성에서 20홈런을 때려낸 뒤 8월 LG로 옮겨 15홈런을 추가한 것이었다. 한 시즌 LG 유니폼을 입고 최다 홈런은 2008년 로베르토 페타지니, 2016년 루이스 히메네스가 때린 26개다. 라모스는 20일 고척 키움전 8회 5-4로 앞서는 시즌 26호 솔로 홈런으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LG 외국인 타자 최초로 30홈런을 때려낼 것이 유력하다. LG를 제외한 모든 팀들이 30홈런 외국인 타자를 배출했다. LG가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을 사용한 영향도 있지만, 외국인 타자 스카우트에서 성공한 사례가 별로 없었던 탓이다. 잭 한나한과 제임스 로니 등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 선수도 LG 유니폼을 입으면 크게 다치거나 부진했다. 라모스는 LG가 오랫동안 원했던 유형의 선수다. 장타력이 약하고, 붙박이 1루수가 없었던 LG에 꼭 맞는 타자다. LG는 지난 1월 말 라모스와 계약했다. 올 시즌 10개 구단 총 30명의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마지막에 계약한 선수가 라모스였다. 계약 총액도 50만 달러(6억원, 인센티브 15만 달러 포함)로 높지 않았다. 경력과 몸값이 눈에 띄지 않은 선수가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류중일 LG 감독은 5월 5일 개막을 앞두고 "라모스가 30홈런을 때렸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현재 페이스라면 더 기대할 만하다. 라모스는 시즌 초부터 강렬했다. 6월 11일까지 32경기에서 타율 4위(0.375), 홈런 1위(13개), 장타율 2위(0.777)였다. 그러나 허리 부상 후 페이스가 크게 꺾였다. 6월 18일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온 뒤 두 달 동안 타율이 0.230으로 뚝 떨어졌다. 이 기간에도 홈런 10개를 때려냈지만, 이전 같은 위압감은 없었다. 그는 결국 지난 7월 28일 시즌 처음으로 4번 타순에서 내려와 6번으로 옮겼다. 지난 11일 KIA전에서는 4타석 모두 삼진을 당했다. 류중일 감독은 "선구안이 나빠졌다. 라모스는 어퍼 스윙의 유형이다. 스트라이크존에서 1~2개 낮은 공을 퍼 올려 홈런으로 연결했다. 시즌 초반에는 높은 공에 배트를 휘두르지 않았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라며 아쉬워했다. 라모스는 조금씩 위용을 되찾고 있다. 13일 KIA전부터 20일 KIA전까지 7경기에서 홈런 5개를 몰아쳤다. 최근 3경기 연속 홈런. 20일까지 타율 0.293에 26홈런 5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장타율은 0.593. 극단적인 어퍼 스윙은 라모스는 괴력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다. 비거리 측정이 정확한 트랙맨 시스템에 따르면 19일까지 라모스 홈런의 평균 비거리는 124m(홈런 24개 기준, 광주-기아챔피언스 미설치로 1홈런 제외)로 상당하다. 홈런의 영양가도 아주 높다. 18일 KIA전 3-5로 뒤진 9회 선두타자 홈런으로 6-5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14일 NC전에선 5회 4-3으로 역전하는 투런 홈런을, 4-2로 승리한 14일 KIA전에서는 3-0으로 달아나는 솔로 홈런을 쳤다. 5월 25일 KT전 9회 말 끝내기 만루 홈런 등 결정적인 상황에서 결승·역전·동점 홈런을 터뜨렸다. 라모스의 맹활약은 LG의 상승세와 궤를 같이한다. 라모스가 펄펄 난 시즌 초반 LG는 2위를 달렸다. 라모스가 부진에 빠지자 5위까지 떨어졌다. 라모스가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리면서 지난 12일부터 19일 KIA전까지 7연승 상승세를 타고 있다. LG는 단숨에 선두 경쟁에 합류했다. 라모스는 KT 멜 로하스 주니어(29개)에게 내준 홈런 선두 자리를 다시 찾고 싶어 한다. 1위 로하스와 2위 라모스의 격차는 어느새 3개로 줄었다. 이형석 기자 2020.08.21 05:30
야구

끝내기·결승포…라모스 홈런의 영양가는 ‘찐’이다

LG 라모스의 홈런의 영양가는 '찐'이다. 라모스가 5월 한 달 동안 기록한 홈런 10개는 모두 팀에 소중하고, 의미 있는 대포였다. 이 가운데 결승 홈런이 4개, 동점 홈런이 2개, 선제 홈런이 1개다. 라모스에게 고대하던 시즌 첫 홈런은 5월 10일 창원 NC전에서 나왔다. 2회 선두타자 솔로 홈런을 친 그는 3-7로 뒤진 8회 선두타자로 나와 이번에도 솔로 홈런을 쳤다. 라모스의 홈런으로 기세를 탄 LG는 8회에만 7점을 뽑는 집중력 속에 10-8로 이겼다. LG는 이 경기 승리로 3연패를 탈출했고, 이 경기를 포함해 이후 15승4패의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초반 2위에 오르는 가장 큰 원동력으로 이날 승리를 꼽는다. 다음 경기(5월 12일)에서 라모스는 3회 SK 킹엄을 상대로 2-2에서 4-2로 앞서는 홈런(결승타)을 쳤다. 16일 키움과의 더블헤더 2차전 2-3에서 3-3을 만드는 동점 홈런으로 LG가 더블헤더를 싹쓸이하는 발판을 놓았다. 5월 19일 삼성전 1회 쐐기 3점 홈런을 기록한 다음날(20일)엔 6회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라모스가 홈런을 기록한 경기 가운데 유일하게 팀(1-3 패)이 졌지만, 그마저도 1-2로 상대로 압박하는 동시에 결국 팀의 영봉패를 막는 소중한 홈런이었다. 5월 24일 KT전에서 9회 말 끝내기 만루 홈런을 쳤다. KBO리그 역사상 8번째 기록이자, LG 선수로는 2009년 4월 10일 두산전(페타지니) 이후 두 번째 기록이다. 더군다나 이 경기에선 정근우(LG)의 태그업 관련 오심이 나온 터라 팀의 아쉬움을 날려버리는 통쾌한 홈런이었다. 라모스는 5월 26일 한화전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6회 솔로 홈런을 쳤고, LG가 3-0으로 이겨 결승포로 기록됐다. 다음날에는 2회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솔로 홈런, 29일 KIA전에선 선제 결승 2점 홈런을 뽑았다. 이형석 기자 2020.06.02 15:00
야구

평균 비거리 125m...’괴력’의 LG 4번타자 라모스

요즘 KBO리그에서 가장 '핫 플레이어'인 LG 로베르토 라모스(26)는 '괴력'을 자랑한다. 그의 홈런은 아주 시원시원하다. 라모스는 개막 후 5월까지 23경기에서 홈런 10개를 뽑아,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6호 홈런을 때려 부문 단독 1위에 오른 뒤에도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 이제는 부문 2위 나성범(NC·7개) 등 추격자 그룹에 꽤 앞서 있다. 향후 상대 분석과 견제가 심해지고, 라모스도 페이스가 떨어지겠지만 산술적으로는 이 페이스라면 올 시즌 홈런 63개를 칠 수 있다. 홈런 개수만큼이나 놀라운 건 그의 괴력이다. KBO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이번 시즌 1일까지 나온 총 227개 홈런의 평균 비거리는 116.6m다. KBO 기록에 따르면 라모스는 홈런 평균 비거리122.5m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이는 기록원이 낙구 지점을 파악해 구장별 홈런 비거리 산정표에 따라 5m 단위로 끊어 판단하는 만큼 정확하지 않다. 트랙맨 시스템(레이더 추적 기술)으로 측정한 라모스의 홈런 타구의 평균 비거리는 125m다. 트랙맨은 군사용 레이더를 이용한 측정 시스템으로 공의 속도, 공의 수직·수평 변화, 타격 발사각도 등을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고 타구의 비거리까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다만 KIA의 홈구장에는 트랙맨 관련 장비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라모스가 10호 홈런(5월 29일 광주 KIA전)은 제외했다. 125m의 비거리면 국내에 있는 모든 구장의 담장을 넘길 수 있다. 라모스가 홈으로 사용하는 잠실구장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인데, 홈 플레이트에서 가운데 펜스까지 거리가 125m다. 반면 대부분 구장의 좌우 펜스는 100m 내외다. 좌타자 라모스가 공을 잡아당겨 타구를 우측으로 날려 보낸다면 담장을 훌쩍 넘기는 셈이다. 평균 비거리가 125m가 되는 만큼 방망이에 걸리는 순간 '넘어갔다'를 직감할 수 있는 타구가 대부분이다. 비거리 130m가 넘는 홈런도 10개 중 3개나 된다. 지난 16일 잠실에서 열린 키움과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양현을 상대로 뽑은 개인 4호 홈런이 라모스의 올 시즌 최장 비거리인 133.8m를 기록했다. 그래서 류중일 LG 감독은 "잠실구장만 아니었으면 라모스의 타구 가운데 3개 정도는 더 홈런으로 연결됐을 것"이라고 아쉬워하는 이유다. 홈런 타구의 비거리가 높을 수록 기본적으로 힘이 뛰어나고, 임팩트 순간 타구에 힘을 제대로 싣는다는 의미다. 라모스의 홈런 타구 시 발사각은 28.7도다. 발사각이 높을수록 큰 포물선을 그리고, 낮을수록 라인 드라이브성에 가깝다. 홈런타자로 불리는 장타자의 발사각이 대개 30도 내외인 만큼 라모스의 홈런 타구 발사각은 이상적인 수준에 속한다. 홈런 타구 속도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평균 167.6㎞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타구 속도로 굉장히 주목을 받은 카를로스 페게로(전 LG)만큼은 아니지만, 리그 평균을 훨씬 뛰어넘는 굉장히 빠른 편이다. 비거리와 발사각, 타구 속도를 종합하면 어퍼 스윙을 가진 라모스는 빠르게, 멀리, 강하게 홈런 타구를 생산해내고 있다. LG의 데이터 전력분석팀은 "라모스의 평균 타구 속도는 140㎞ 정도다. 배트에 정확히 맞으면 대부분 160㎞ 이상의 타구 속도를 자랑한다. 이런 타구를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다"며 "홈런뿐만 아니라 라모스의 평균 타구 스피드와 발사각은 NC 나성범(154.7㎞, 18.1도) 등에 이어 리그 TOP 3 수준이다"고 평가했다. LG 구단이 주목하는 점은 플라이볼 비율이다. 인플레이 타구 가운데 플라이볼 비율은 51%. 리그에서 유일하게 50%를 넘긴다.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강타자도 40% 정도 수준이다. 노석기 LG 데이터 전력분석팀장은 "강한 타구를 치는 타자의 플라이볼 비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장타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며 "라모스는 본인이 가진 힘과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한 가지 추가된다. 노 팀장은 "미국에서 라모스의 콘택트 비율은 60% 정도였는데 KBO리그에선 70%를 조금 넘긴다"며 정확성 향상을 언급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시즌 초반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는 라모스의 장점 중 한 가지로 선구안을 꼽는다. 류 감독은 "라모스는 좋은 선구안이 최고 장점이다. 또한, 떨어지는 공을 잘 참고 낮은 궤적의 공을 잘 공략한다"고 했다. 덕분에 출루율도 리그 5위(0.451)로 돋보인다. 외국인 선수에게 기대하는 강타자이면서도 선구안과 정확성이 좋아 KBO 리그 첫해 성적과 적응력이 좋은 것이다. 역대 외국인 타자 중 LG 유니폼을 입고 30홈런을 때려낸 타자는 아직 없다. 홈구장의 규모가 국내에서 가장 큰 영향도 있지만, 영입 대박을 터뜨린 선수도 없다. LG는 2010년대 데려온 외국인 타자가 부진하거나 부상으로 팀에 녹아들지 못했다. 그래서 2009년 타율 0.332 26홈런 100타점을 올린 로베르토 페타지니가 구단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로 남아 있다. 오랫동안 페타지니를 향한 향수가 짙게 남아 있었다. 라모스는 아직 시즌이나 초반 타율 0.375(5위) 10홈런 21타점(공동 4위)을 기록하고 있다. 장타율은 0.813으로 압도적인 1위, 출루율도 5위. 공격 주요 부문에서 TOP 5위 안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LG는 라모스의 활약 덕에 김현수가 2번으로 옮겨 타순의 짜임새와 연결이 더욱 좋아져, 현재 단독 2위(16승 7패)에 올라 있다. 선두 NC(18승5패)를 2게임 차로 바짝 추격하는 중이다. 최근 6연속 우세 시리즈를 거두는 등 최근 10경기에서는 8승2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라모스는 LG 역대 외국인 최고 타자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LG는 라모스의 활약을 바라보며 활짝 웃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0.06.0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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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타자 잔혹사 끊은 라모스

LG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26)는 뛰어난 기량만큼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 역시 좋다. KBO리그의 선후배 문화를 습득,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들에게는 항상 존댓말을 사용한다. 대화 끝에 우리말로 "~다" 혹은 "~요"자를 꼭 붙인다. 선수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실생활에 필요한 한국어를 습득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팀 동료의 FA(프리에이전트) 계약 소식을 듣고선, 자신보다 연봉이 더 높자 "그럼 형님이다"고 말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할 때도 늘 마지막엔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고, 동료들에게는 '배꼽 인사'를 자주 한다. 수많은 외국인 선수와 세월을 보낸 프로 16년 차 정근우(38)는 "라모스는 지금껏 봤던 외국인 선수 중 단연 돋보이는 친화력을 지녔다. 팀 내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가 굉장히 예의 바르다. 아마 라모스도 윌슨과 켈리 덕에 인사 예절이 좋은 것 같다. 성격도 아주 좋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라모스의 통역은 "라모스가 우리말과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형, 동생에 대한 예의도 배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라모스는 LG가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던 건강한·4번 타자·1루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하마터면 줄무늬 유니폼을 못 입을뻔 했다. 영입 1~2순위는 아니었다. LG는 우타자 거포를 찾았다. 하지만 KBO 리그 출신 타자와 계약이 여의치 않았고, 다른 선수와 이적 협상도 성사되지 않았다. 그래서 LG는 라모스의 영입으로 이번 시즌 10개 구단 외국인 중 가장 마지막인 30번째 계약서(1월 23일)에 사인했다. 라모스의 영입 완료로 KBO의 2020년 외국인 시장은 문을 닫았다. 차명석 LG 단장은 라모스의 출루율에 주목했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콜로라도의 16라운드 지명을 받은 라모스는 지난해 콜로라도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앨버커키 소속으로 타율 0.309, 30홈런, 105타점을 기록했다. 2018년에도 싱글A와 더블A에서 타율 0.269, 32홈런 77타점을 기록하는 등 장타력이 높았다. 여기에 2018년 출루율 0.368, 지난해 0.400을 기록하는 등 타율보다 1할 가까이 높은 출루율도 돋보인다. 라모스는 1994년생, 꿈과 도전에 포부가 큰 스물여섯이다. 차 단장은 KBO리그 최초 40홈런-40도루 등 대기록을 쌓고 메이저리그로 나간 에릭 테임즈(밀워키)의 사례를 설명했다. KBO리그에서 좋은 커리어를 쌓은 뒤 얼마든지 역수출되는 경우도 있다는 의미였다. 계약금 5만 달러, 연봉은 30만 달러 여기에 인센티브 15만 달러. 총액이 50만 달러(약 6억2000만원)로 영입 금액이 많지 않은 데다 이적료로 높지 않았다. 그런 라모스가 LG의 해묵은 외국인 타자 악몽과 갈증을 날려주고 있다. 라모스는 25일 현재 타율 0.350(60타수 21안타) 7홈런 16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과 장타율(0.767)은 리그 1위다. 파워뿐만 아니라 정확성(타율 12위)과 선구안(출루율 0.443, 9위)도 좋다. LG는 2010년대 데려온 외국인 타자가 부진하거나 부상으로 팀에 녹아들지 못했다. 말썽을 일으켜 시즌 도중에 고국으로 떠난 선수도 있다. 모든 구단이 외국인 타자를 영입한 2014년 이후 조쉬 벨, 브래든 스나이더, 잭 한나한, 제임스 로니, 아도니스 가르시아, 토미 조셉 등이 실패했다. 세 시즌 동안 뛴 루이스 히메네스는 기복이 심했고, 막판에는 부상으로 오랫동안 결장했다. 지난해 교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된 카를로스 페게로는 재계약하기엔 아쉬움이 남았다. 라모스는 이런 얘기에 "야구는 팀 스포츠다. 팀이 이길 때나 패할 때나 한 팀으로 뭉치는 게 중요하다"며 "성과에 대한 만족보다 매 경기 팀 승리에 공헌하고 싶다"고 답했다. A 구단 투수 코치 출신의 관계자는 "라모스는 약점이 별로 없는 듯하고 힘이 좋다. 한국 무대에서 대단한 기록, 커리어를 쌓을 기량을 갖췄다"고 높게 평가했다. 투수 유형을 가리지 않고 타격한다. 라모스는 우투수(타율 0.289) 사이드암(0.667) 투수에게 강하다. 대개 '좌타자는 좌투수에 약하다'는 인식이 강하나, 라모스는 좌투수에게도 타율 0.308, 2홈런(장타율 0.923)으로 좋은 모습이다. 라모스는 타점 16개 중 절반이 훌쩍 넘는 13개를 홈런으로 뽑았다. 득점권에서의 타율도 0.375로 높은 편이지만, 1~3번 이천웅-김현수-채은성의 페이스가 워낙 좋아 라모스에게 찬스가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꽤 있어서다. 영양가도 만점이다. 라모스는 24일 잠실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5-7로 뒤진 9회말 1사 만루에서 끝내기 홈런을 쳤다. 이날 승리로 LG는 11승(6패)째를 거두며 공동 2위에서 단독 2위로 올라섰다. 4연속 우세 시리즈로 분위기를 이어가게 됐다. 특히 LG의 끝내기 만루 홈런 주인공은 구단 역사상 최고 외국인 타자로 남아 있는 로베르토 페타지니 이후 11년 만이다. LG와 라모스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0.05.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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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성·장타력 다 갖췄다…'스프레이 히터' 라모스, LG가 찾던 외국인 타자

류중일 LG 감독은 지난 5일 개막전 직전에 "로베르토 라모스가 30홈런을 때렸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라모스는 개막 직후부터 LG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역대 LG 외국인 야수 중 한 시즌에 30홈런을 달성한 선수는 없다. 2000년 찰스 스미스가 35홈런을 때려냈지만 삼성에서 7월 말에 방출돼, 8월부터 LG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누적된 것이다. 외국인 선수도 처음 방문한 뒤 규모에 놀랄 정도의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한 영향도 있지만, 외국인 선수의 부상과 부진의 영향이 크다. 라모스는 LG의 가장 취약 포지션인 1루수로 20일까지 팀이 치른 15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했다. LG는 최근 몇 년간 외국인 투수와 달리 타자 농사에는 실패했는데, 성적도 성적이지만 부상과 부진 등 여러 이유로 중도 이탈한 경우가 많다. 2008~2009년 로베르토 페타지니(타율 0.338 33홈런 135타점)를 제외하면 인상 깊은 활약을 남기고 떠난 외국인 선수가 거의 없다. 루이스 히메네스(타율 0.303 44홈런 178타점)가 세 시즌에 걸쳐 몸담았지만 기복이 심했고, 막판에는 부상으로 짐을 쌌다. 라모스는 LG의 이런 외국인 타자 아픔을 씻어주고 있다. 19일까지 타율 0.395로 부문 공동 4위, 홈런은 6개로 단독 1위에 올라 있다. 정확성과 장타력 모두 갖춘 셈이다. 타점은 11개. 장타율은 0.907로 1위에 포진해 있다. 류중일 감독이 칭찬한 선구안도 좋아 출루율은 0.500로 3위다. OPS는 1.407로 당당히 1위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파워가 상당하다. 19일 삼성전에서 상대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에게 뽑은 1회 3점 홈런의 비거리는 132m였다. 2경기 연속 홈런을 친 20일 경기에선 비거리 129m의 홈런을 기록했다. 류 감독은 라모스가 개막전에서 뽑은 2개의 2루타가 "다른 구장이었으면 담장을 넘어갔을 수도 있다"고 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좀 더 지켜봐야 하고, 상대 팀의 분석이 들어오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겠지만 기대를 걸 수 있는 부분도 많다. 투수 유형별 타격 지표에 큰 차이가 없다. 좌타자인 라모스는 우투수(0.333, 21타수 7안타)와 사이드암 계열 투수(0.667, 9타수 6안타)에게 성적이 좋다. '좌타자는 좌투수에 약하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라모스는 좌투수(0.308, 13타수 4안타)에게도 강한 모습이다. 좌투수에게 홈런 2개 뽑아냈고, 상대 장타율은 0.923으로 굉장히 높은 편이다. 지난해 교체로 영입된 카를로스 페게로는 굉장한 타구 스피드에 준수한 성적(52경기 타율 0.286 9홈런 44타점)을 올렸으나 좌투수 상대 타율이 0.224로 상대적 약점을 드러냈다. 타구의 방향도 부챗살이다. 외야 전반에 걸쳐 폭넓게 안타를 생산해내는 스프레이 히터에 가깝다. 19일까지 총 16개의 안타 가운데 우측으로 잡아당겨 친 안타가 8개다. 가운데 방면 안타가 5개, 밀어쳐 뽑아낸 안타도 4개다. 타구를 여러 방향으로 보낸다는 건 그만큼 약점이 적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상대 투수로선 타자 공략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류중일 LG 감독은 "라모스는 좋은 선구안이 최고 장점이다. 또한, 떨어지는 공을 잘 참고 낮은 궤적의 공을 잘 공략한다"라며 "앞으로 국내 투수들이 공략할 하이 패스트볼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봤다. 물론 라모스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류 감독은 늘 흐뭇한 표정이다. 대구=이형석 기자 2020.05.21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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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NO' LG 4번타자 고민 날린 가르시아

아도니스 가르시아(33)가 LG의 오랜 4번타자 고민을 날려주고 있다. 지금까지 모습만 보면 그렇다. 아도니스는 지금까지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9일까지 타율 0.404로 리그 5위에 올라있다. 외국인 선수 가운데선 가장 높다.'중장거리 타자'로 평가받는 그는 장타력에 관한 걱정도 떨쳐냈다. 3일 두산전에서 KBO 리그 데뷔 홈런을 쏘아올린 뒤 6일 롯데전서 멀티 홈런을 기록했다. 타점 생산 능력(14개)도 좋다. 타율·타점은 팀 내 1위, 홈런은 김현수·유강남과 팀 내 공동 1위다. LG의 4번타자로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그는 "적응하는 과정이다. 새로운 리그에 와서 수정, 반복을 거쳐가고 있다"고 말했다. 핫코너인 3루 수비를 맡아 실책(4개)은 다소 많지만 어깨가 강하다. 지난 6일 롯데전에서 KBO 리그 역대 70번째 삼중살을 만들었다. 류중일 LG 감독은 "가르시아의 스윙 궤적을 보면 (방망이와 공의) 맞는 면적이 많다. 라인 드라이브성 타구가 많은 이유다"며 "수비도 곧잘한다"고 칭찬했다. '쿠바 출신' 가르시아는 LG와 총액 80만 달러(약 8억 5000만원)에 입단 계약한 오른손 타자. 최근까지 빅리그에서 활약했다. 2015년 애틀란타에서 데뷔해 3시즌 동안 통산 244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7(896타수 239안타) 29홈런·110타점을 기록했다. 2016시즌에는 애틀랜타 주전 3루수로 뛰며 134경기에서 타율 0.273(532타수 145안타) 14홈런·65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LG 유니폼을 입고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외국인 선수는 2008~2009년 타율 0.338, 33홈런, 135타점을 올린 로베르토 페타지니다. 이후 선택한 외국인 타자들은 대부분 기대에 못미쳤다. 2014년 조쉬 벨과 브래드 스나이더는 한 시즌을 통째로 뛰지 못했다. 교체 용병으로 들어온 루이스 히메네스는 지난해 부상으로 고전한 끝에 중도 퇴출됐다. 특히 2016년 전반기엔 22홈런(80경기)을 쳤으나, 후반기 4홈런(55경기)에 그쳐 LG의 고민이 깊었다. 지난해 7월 히메네스를 퇴출하고 ML 통산 홈런 108개를 기록한 로니를 전격 영입했으나 로니는 2군행을 받아들이지 않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가르시아는 조용한 편이다. 그는 "나만의 조용한 공간이 좋다. 명상을 통해 좋은 기억만 가지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위치에서 묵묵히 노력하고 준비한다. 타격감 유지를 위해 자신만의 루틴을 지켜 훈련한다. 욕심을 가지기 보단 팀 승리를 위해 앞장선다. "내가 잘쳐도 팀이 패하면 슬프다. 반대로 내가 4타수 무안타를 쳐도 팀이 승리하면 기쁘다"는 게 그의 얘기다.그는 "주장 박용택을 비롯해 (2년 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김현수가 외국(한국)생활에 필요한 부분에 대해 섬세하게 도움을 준다. 최근에는 팀에 늦게 합류한 오지환과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시간이 지나면 내 응원가에 리듬을 타며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이형석 기자 2018.04.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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