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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매니저-단장-사장 출신' 민경삼 대표이사 SSG 떠난다, 김재섭 이마트 상무보 선임

민경삼(61) SSG 랜더스 대표이사가 구단과 작별했다.신세계그룹은 30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상무보였던 김재선 이마트 기획관리 담당을 신세계야구단(SSG 랜더스) 대표로 임명했다. 이로써 민경삼 대표이사는 SSG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게 됐다. 민경삼 전 대표이사는 1986년 MBC 청룡에서 프로에 데뷔, 1990년 LG 트윈스 선수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1군 56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7 6홈런 94타점을 올린 뒤 1992년 시즌 종료 후 은퇴했다. 이후 LG 매니저로 1994년 LG의 우승을 지원했고, 2002년 SK 와이번스(현 SSG) 프런트로 옮겼다. 민 전 대표이사는 운영팀장, 경영지원팀장, 운영본부장을 거치며 초창기 SK 전력의 토대를 닦았고,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간 단장으로 재임했다. 2016시즌 종료 후 SK를 떠난 민경삼 전 대표이사는 2020년 대표이사로 팀에 복귀했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으로는 처음이자 야구인 출신으로는 김응용 전 삼성 사장에 이어 두 번째로 프로야구단 사장 선임이었다. 이어 SK를 인수한 SSG의 2022년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민 전 대표이사는 현역 선수-1군 선수단 매니저-단장-사장으로 한국시리즈(KS) 우승을 경험한 최초의 야구인이다.김재섭 신임 대표이사는 2000년 신세계 이마트부문에 입사해 TA추진사무국 팀장과 지원본부 관리담당, 기획개발본부 기획관리담당 상무보 등을 역임했다.이형석 기자 2024.10.30 11:20
연예

[인터뷰]박은빈 "날 보고 여성 운영팀장 원하는 사람 많아"

부진은 아니었지만 조금의 모자람을 이번에 완벽히 채웠다. 극의 특성상 남자배우들이 많이 출연한 '스토브리그'에서 박은빈(28)은 주체적인 캐릭터이자 운영팀장 이세영으로 갈증을 해소했다. 실제 프로야구단에 운영팀장이 여자인 적이 없었기에 박은빈은 누구를 참고할 인물도 없었지만 대본을 보고 머릿속에 그린 이세영을 자신의 색을 입혀 주체적인 여성으로 그렸다. 결과는 만족이었다. 박은빈의 연기를 보고 프로야구단 운영팀장이 되고 싶다는 사람도 메시지도 많이 전달되고 있다. 아역부터 '엄친딸'이란 수식어를 달고 다녔듯 인터뷰도 똑부러지고 야무지게 잘한다. -종영 소감이 남다를텐데. "준비 기간부터 6개월이다. 뜨거운 여름을 함께 겪고 가을엔 하와이 로케이션을 다녀왔다. 겨울에 방송이 됐으니 3계절을 함께 한 작품이다. 촬영했던 기억 때문에 유독 그 계절이 짧게 느껴졌다. 아직도 좋았던 추억 덕분에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스포츠 드라마를 택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야구에 대해 깊숙이 알지 못 했지만 대본을 보고 묘하게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어떤 타이밍에서 작품을 만나냐도 중요한데 제안받았을 때 좋은 시기였다. 생소함이 누군가에겐 흥미로움으로 다가갈 수도 있겠다 싶었다." -끌어당기는 힘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대본이 술술 읽혔다. 다른 작품도 많은 권수의 대본을 받고 읽는데 유독 그 기간이 짧았다. 1회를 보고 2·3·4회 연달아 쭉쭉 읽혔다."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나. "여성 최연소 운영팀장이 갖고 있는 에너지가 좋았다. 일단 이 캐릭터가 남녀를 떠나 유능하게 일을 해내는 사람이었다. 민폐를 끼치지 않고 자립할 수 있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실제 여성 운영팀장이 있었나. "역대 구단을 통틀어 없었다고 들었다. 그래서 SK와이번스의 협조를 많이 받았다. 찾아가 프론트에서 하는 일을 확인했고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일을 한다고 느꼈다. 그러면서 그들의 고민도 들었다." -선수들 재계약 관련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실제 연봉 협상이나 계약건을 운영팀에서 진행한다고 한다. 얼굴을 보고 만나 진행하고 그럴 때마다 선수들은 긴장한다더라." -성공을 예감했나. "친숙한 스포츠지만 드라마에선 낯선 소재다보니 시청자를 이끌어야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친밀감을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해주고 싶었다. 나 조차 야구에 대해 잘 몰랐는데 쉽게 생각하려고 했다." -이세영과 싱크로율이 높나. "원래 침착하고 말이 많은 편은 아니다. 말을 아끼는 스타일인데 연기를 하면서 할 얘기가 있으면 하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할 말 다하는 캐릭터의 영향을 받아 덜 미안해하고 주저하지 않는 힘을 얻게 됐다." -조병규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더라. "살면서 '너를 위해 하는 말이야'라는 것도 자신의 생각일 뿐 상대방을 위한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조언을 하지 않는 편이다. 딱히 크게 도움을 준 것도 아닌데 그렇게 받아들였다면 오히려 고맙다. 혼자서도 정말 잘하는 친구다. 나이에 비해 어른스럽다." -여성 운영팀장에 대한 관심이 많더라. "SNS로 메시지가 오는데 '이세영을 보고 구단 운영팀장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어요'라는 내용이었다. '억압했던 새로운 꿈을 꾸게 됐다'고도 말해주더라. 이세영을 롤모델로 삼고 노력해보겠다는 등 다양한 메시지를 받고 감동했고 감사했다." -팬들은 시즌2에 대한 염원이 크다. "극중 담아야할 내용이 많았다. 시즌2가 나온다면 효울적으로 서사를 전달할 수 있을지 궁금하고 나 포함 캐릭터가 더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다음 작품에 부담감을 느낄텐데. "기분 좋은 긴장감이라 여기고 싶다.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견뎌야할 무게라고 본다." -실제론 어떤 '덕후'인가. "토끼를 좋아한다. 어렸을 때 여섯마리 정도 키웠다. 한 마리씩 떠나 보내고 다시 들이고 반복했다. 유년 시절 토끼와 함께 보내고 영감을 많이 얻었다. 글짓기나 그림 그릴 때도 토끼를 소재로 해 상을 많이 받았다. 그러다 떠나 보낼 때 너무 상실감이 크고 겁도 났다." -딕션이 참 좋다. "배우로서 기본이라 당연히 해야하는데 좋게 봐줘 감사하다. 반대로 너무 또박또박한 것도 안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부자연스럽다는 전제도 두고 있어 어떤게 맞는 길이고 캐릭터로 어울리는 작업일지 더 고민을 많이 해봐야한다." -촬영없을 때는 어떻게 지내나. "집에서 가만히 있는다. '집순이'도 두 부류로 나뉘는데 집안에서 무언가를 하는 사람과 가만히 있는 사람. 나는 후자다. 촬영때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니 평소에는 축적하는 편이다." -어린 시절 데뷔부터 돌아본다면. "열심히 살았구나 싶다. 앞으로도 자유 의지를 부각시켜 내가 원하는 삶을 가공시키는 방향으로 살아보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 더 많이 생각하고 주변을 살피겠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나무액터스 제공 2020.02.27 08:00
스포츠일반

드라마 '스토브리그' 처럼 병역기피 '한국계 미국인 용병' 가능할까?

프로야구가 가을 축제를 마치고 긴 겨울잠에 들면 팬들은 “인생에 낙이 없다”고 한탄한다. 올겨울은 좀 다르다. 야구 소재 TV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팬들의 공허한 마음을 달래주고 있다. 스토브리그는 프로야구에서 한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이 시작할 때까지, 계약 갱신이나 트레이드가 이루어지는 기간을 가리키는 용어다. 드라마는 최하위 팀 드림즈에 부임한 백승수 단장이 새 시즌을 야심 차게 준비하는 내용이다. 과연 국내에서 스포츠 드라마가 통할까 했는데, 시청자 반응이 폭발적이다. 27일 방송분(5회) 평균 시청률이 12.4%(이하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였다. 지상파·케이블을 통틀어 동시간대 1위다. 그나저나 드라마에 그려진 모습은 프로야구의 현실을 얼마나 담아냈을까. 프로야구단 프런트에게 물어봤다. ━ ‘야알못’(야구 알지 못하는 사람)도 프로야구 단장을 할 수 있나 주인공 백 단장은 씨름단, 하키팀, 핸드볼팀 단장을 거쳤다. 야구단은 처음이다. 야구 관련 서적을 통해 전문 지식을 쌓는다. 실제로 프로야구 구단에는 야구와 무관한 단장이 많았다. KBO리그 10개 팀 중 9개 팀이 모기업 지원을 받는다. 모기업 임원이 단장으로 부임하곤 했다. 야구는 잘 몰라도 기업에서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구단을 이끌었다. 키움 히어로즈 김치현 단장은 “백 단장이 다른 종목 단장을 거쳐 구단 돌아가는 방식은 잘 알고 있다. 야구단을 운영하는 데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 30대 여성 운영팀장이 현실에서도 가능한가 이세영 운영팀장은 프로야구 첫 여성, 그것도 최연소 운영팀장이다. 정확한 나이는 나오지 않지만, ‘드림즈 신입사원이 된 지 어언 10년’이라는 소개를 보면 30대 중반으로 추정된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래 38년간 여성 운영팀장은 한 번도 없었다. 운영팀장은 선수 트레이드, 외국인 선수 계약, 스프링캠프 섭외 등 구단 살림살이 대부분에 관여하기 때문에 대개 경험 많은 고연차가 맡는다. 한화 이글스 석장현 운영팀장은 “야구가 남성 스포츠로 여겨졌고, 전문가도 남성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최근 메이저리그(MLB) 운영팀에 여성 직원이 늘고 있다. KBO리그에서도 여성 운영팀장이 곧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 다 정했던 신인 지명, 갑자기 바뀔 수가 있나 3회 차 방송분 중 2차 신인 드래프트 이야기를 보면 드림즈 스카우트 팀에서 불협화음이 나온다. 드림즈는 매년 꼴찌를 해 드래프트에서 우선권을 갖는다. 드라마에선 스카우트팀이 ‘타임’을 요청하는 등 우왕좌왕한다. 그리고는 지명 예정 선수 대신 다른 선수를 호명한다.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팀이 현장에서 지명 선수를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명 선수가 변경되는 사례는 해당 선수가 갑자기 해외 진출을 선언할 때 정도다. 스카우트로 활동했던 SK 와이번스 송태일 육성팀장은 “2017년 배지환(피츠버그 산하 마이너팀)이 미국 행을 드래프트가 임박해 통보하면서 현장이 급박하게 돌아갔다”고 전했다. ━ 현지에서 몸값 높아진 외인, 계약 불발되나 4회에서 백승수 단장과 이세영 운영팀장은 50만 달러에 영입할 수 있는 강속구 투수를 발견하고 계약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그러나 현지에서 만난 에이전트는 100만 달러를 요구하고, 최대 90만 달러를 줄 수 있는 드림즈는 영입에 실패한다. 현실 프로야구에서도 이런 일은 종종 일어난다. 많은 팀이 달려들수록 외국인 선수 몸값은 올라가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 영입을 담당했던 김치현 키움 단장은 "2013~14년 삼성 라이온즈 투수 릭 밴덴헐크의 경우, 삼성 외에 여러 구단이 영입 의사를 보이면서 몸값이 훌쩍 올랐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장에 직접 찾아가서 계약을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한국에서 선수 에이전트와 의견 조율을 충분히 거치기 때문이다. ━ 한국계 미국인이 외국인 선수로 올 수 있나 결국 백 단장은 MLB에서 활약한 한국계 미국인 로버트 길(한국명 길창주)을 외국인 선수로 데려온다. KBO리그에는 그런 사례가 없지만, 가능하다. SK 손차훈 단장은 “실력이 뛰어나다면 영입을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정도로 뛰어난 선수를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로버트 길에게는 ‘병역 기피 선수’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다. 미국 국적을 얻으면서 병역 의무를 지지 않았다. 손 단장은 “아무리 몸값이 저렴해도 귀화를 통해 군 복무를 하지 않은 선수를 영입하는 건 우리 정서상 쉽지 않다. 차라리 미국 독립리그에서 육성형 외국인 선수를 찾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01.03 15:50
야구

[IS 포커스] 허민 의장의 라이브피칭? 키움은 과연 '프로' 구단인가

키움 히어로즈는 여전히 바람 잘 날이 없다. 허민(43)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이 부적절한 처신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상황은 이렇다. 허 의장은 지난 2일 고양 히어로즈(키움 2군)가 둥지를 틀고 있는 고양국가대표야구훈련장을 방문했다. 퓨처스리그 경기가 열리지 않은 날이라 선수들은 일정상 오전 훈련을 마친 뒤 퇴근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내야수 김은성(26)과 외야수 예진원(20)은 숙소로 돌아가지 않고 야구장에 남았다. '투수'로 나선 허 의장의 공을 타석에서 쳐 보기 위해서였다. 허 의장은 유니폼까지 입고 마운드에 올라 포수를 앉혀 놓고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일과 외 시간에 구단 운영자가 팀 훈련장에서 소속 선수들을 불러 놓고 함께 야구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다른 어느 프로 구단에서도 볼 수 없는 촌극이다. 구단 소속 선수들을 개인 훈련 상대로 이용한 셈이다. 강태화 키움 홍보·마케팅 상무는 이와 관련해 "야구를 하기 위한 방문은 아니었다. 허 의장이 2군 운영 현황을 보고 싶다고 하셔서 지난달 중순부터 2군 감독·운영팀장과 방문 일정을 조율했다. 실제로 당일 감독과 일부 선수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고충도 들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허 의장이 국내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너클볼을 던지시지 않나. 2군 타자들이 한 번 경험해 보면 어떨까 해서 타자들에게 의사를 물었고, 김은성과 예진원이 '한번 해 보고 싶다'고 자발적으로 나서서 자리를 마련했다"며 "다른 선수들의 훈련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훈련 스케줄이 모두 끝난 뒤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 후 외야수 박정음도 추가로 참여 의사를 밝혔고, 김태완 퓨처스 코치 역시 '나도 너클볼을 경험해 보고 싶다'고 해서 코치와 선수를 포함한 네 명이 참여했다"며 "약 20~25분 야구를 하고 마무리했다.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는 허 의장이 키움 선수들과 함께 야구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허 의장은 성공한 벤처 사업가지만, 오랜 기간 야구선수를 꿈꿔 온 야구광이기도 하다. 전설적인 너클볼 투수 필 니크로를 찾아가 너클볼을 직접 배운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2012년 미국 프로야구 시애틀 입단 테스트를 받았고, 2013년부터 3년간 미국 독립리그 록랜드 볼더스에서 선수로 뛰었다. 2011년 한국 최초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를 창단해 4년간 운영한 경력도 있다.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영구 실격 이후 야구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만한 인물을 찾던 키움은 지난해 말 허 의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해 팀을 꾸려 갈 새 동력을 마련했다. 하지만 허 의장이 키움 구단 운영에 관여하게 된 것과 키움 타자들을 상대로 공을 던지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허 의장은 평범한 사람들보다 야구를 잘하고 좋아하는 '아마추어'일 뿐이다. 허 의장의 너클볼을 쳐 보는 것이 야구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프로' 선수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무엇보다 허 의장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도 비슷한 월권을 행사해 빈축을 샀다. 키움 선수들이 두 팀으로 나눠 치른 자체 평가전에서 원정팀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이닝 3피안타 2볼넷 무실점'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아마추어인 허 의장이 박병호·서건창·김하성·이정후처럼 내로라하는 리그 정상급 타자들을 상대로 공을 던졌다. 키움 구단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구단이 요청했고, 허 의장이 몇 번이나 고사하다가 마지못해 받아들였다"고 거듭 해명했다. "선수단 사기 진작을 위해 캠프지 방문을 부탁드렸다가 이벤트성으로 한번 경기해 보면 재밌겠다고 판단했다"며 "허 의장 본인도 독립 구단을 운영해 봤기에 구단 제안을 거절했지만, 팀에서 재차 부탁해 어렵게 수락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하는 수 없이' 마운드에 올랐다는 허 의장은 "한 달간 몸을 만들어 등판을 준비"했고, "서건창을 삼진으로 잡으려 한 게 내 잘못"이라며 경기 내용을 복기했다. KBO 리그는 철저한 '프로'의 세계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한 해에 수백억원을 투자해 가며 야구단을 운영하고, 각 팀의 간판선수들은 수십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아 가며 그라운드에 나선다. 현장과 프런트는 서로의 영역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존중하면서 각자 전문 분야 역량을 키우기 위해 애쓴다. 과거 한 구단 단장이 선수들 훈련에 앞서 1군 선수들과 캐치볼을 하다가 비난을 한 몸에 받은 이유기도 하다.하지만 히어로즈가 이런 '프로'야구의 무게를 제대로 느끼고 있는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전임 대표이사가 구단 재산을 남몰래 쥐락펴락하다가 퇴출된 뒤, 키움이 "팀을 혁신하겠다"며 영입한 인물은 임은주 전 프로축구 FC 안양 단장이다. 축구인 출신이라는 점은 오히려 중요하지 않았다. K-리그에서 각종 비리 연루 의혹을 받았던 인물이라는 게 진짜 문제였다. 결국 임 전 단장은 축구 단장 시절 받았던 의혹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일주일 만에 키움 단장직에서 물러났다. 단, 키움에서 퇴사한 것은 아니다. 현재 구단에서 '부사장' 직함을 달고 있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여기에 키움의 주요 안건을 결정하고 집행해야 할 허민 의장은 '과한 야구 사랑' 탓에 물의를 일으켰다. 야구 규약을 어기거나 법에 저촉된 행위를 한 것은 아니지만, 구단의 얼굴이자 의사 결정권자인 자신의 위치를 너무 안일하게 활용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구단주의 야구 사랑은 지나친 것보다 모자란 게 낫다'는 속설은 과거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됐다. 수십 명의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구단을 무사히 꾸려 나가려면, 그들도 그 분야에서 '프로'가 돼야 한다. 키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면서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프런트는 현장에서 쌓아 올린 명예를 스스로 깎아내리느라 바쁘다. 허 의장의 라이브피칭이 잘못인지 아닌지는 이미 핵심이 아니다. '프로야구단'이 프로와 아마추어의 가치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배영은 기자 2019.06.21 06:00
야구

[이장석 사태①] 온갖 편법으로 얼룩진 '빌리장석' 신화

2007년 겨울.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라는 투자 및 M&A 전문기업이 KBO로부터 뜻밖의 제안서를 건네받았다.경영난에 허덕이던 프로야구단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해 운영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 만 41세였던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이장석은 "최초로 네이밍 스폰서를 도입해 구단 운영 자금을 마련하고, 기존 7개 구단과는 다른 방식으로 꼭 성공해 보이겠다"며 제안을 받아 들였다.2008년 1월 현대 유니콘스는 결국 공식 해체됐다. 동시에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는 '히어로즈'라는 이름의 야구단을 설립했다.출발과 동시에 부딪친 현실은 예상보다 더 혹독했다. 매년 수백억 원에 달하는 대기업들의 후원으로 유지돼온 프로야구에서 히어로즈의 등장을 반기는 이는 별로 없었다. "8개 구단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임시방편일 뿐, 곧 매각될 것"이라는 추측과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선례가 없으니 경제적 자립도 쉽지 않았다. 첫 네이밍 스폰서였던 우리 담배는 1년도 되지 않아 계약을 해지했다. 가족스포츠를 표방하는 프로야구에 담배회사의 네이밍스폰서는 과연 적절하냐는 논란은, '8개구단 체제를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에 묻혔다. 이숭용· 송지만 ·전준호 등 노장들은 절반 이상씩 삭감된 연봉에 계액해야 했다. 장원삼· 황재균· 이택근· 이현승 등 간판 선수들은 차례로 다른 팀에 보냈다. 현금 포함 트레이드였다. 여러 구단이 히어로즈에서 선수를 사오기 위해 수시로 기웃거렸다. KBO가 한 차례 트레이드 승인을 거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선수를 파는 시대착오적 방식으로 구단을 운영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연이은 시행착오가 끝나자 히어로즈에도 '봄날'이 왔다. 2010년 넥센타이어라는 새로운 네이밍 스폰서를 찾았다. 간판선수들과 맞바꿔온 자원들이 하나둘씩 제 몫을 해내기 시작했다. 넥센타이어와 재계약에 성공한 2011시즌 중반에는 트레이드를 통해 LG에서 박병호를 데려왔다. 도약을 위한 기반이 다져졌다. 좋은 선수들도 서서히 모였다. 2011년 말 프리에이전트(FA)가 된 이택근을 다시 영입했다. 박병호는 2012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우뚝 섰고, 신고선수로 입단한 서건창은 신인왕에 올랐다. 현대 시절부터 함께한 강정호는 리그 최정상급 유격수로 성장했다. 2013년엔 고단했던 6년의 결실을 맺었다. 정규시즌 3위에 올라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늘어난 스타 선수들과 높아진 팀 순위만큼 구단 살림살이가 좋아졌다. 어느덧 가을잔치 단골손님이 됐고, '잘 키운' 박병호와 강정호를 메이저리그로 보냈다. 매년 신인왕 후보를 배출할 만큼 신인드래프트와 트레이드 성과도 좋았다. 히어로즈는 그렇게 비인기 구단의 설움을 딛고 당초 목표였던 '저비용 고효율'을 실현해 나갔다. 이 대표는 '머니볼'의 주인공인 빌리 빈 오클랜드 부사장의 이름을 따 '빌리장석'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비옥해지는 줄 알았던 넥센의 토양은 사실 뿌리부터 썩어가고 있었다. 이장석 대표이사가 남몰래 구단 돈 수십 억원을 빼돌리고 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간 쌓아올린 탑도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구단 창단 당시 생긴 채무도 팀을 위기에 빠트렸다. 현대 인수 과정에서 KBO 가입금 120억원이 필요했던 이 대표는 재미교포 사업가인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에게 구단 지분 40%를 양도하는 조건으로 20억원을 투자 받았다. 하지만 "단순 대여금이며 주식 양도 계약은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돈으로 갚겠다고 나섰다.결국 대한상사중재원은 2012년 12월 "히어로즈는 홍 회장에게 지분 40%에 해당하는 주식 16만4천 주를 양도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개인 주는 있어도 히어로즈 구단은 주식이 하나도 없다'며 버텼고, 사기 혐의로 고소됐다. 이장석은 지난 1월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2월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KBO도 곧바로 이 대표를 프로야구 관련 업무에 한해 직무 정지 처분을 내렸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구단 관계자가 KBO로부터 직무 정지를 당한 건 이 대표가 처음이다. 히어로즈는 2월 19일 박준상 신임 대표이사를 임명하면서 '이장석 그림자 지우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 대표가 실질적으로 구단 운영 전반을 '수렴 청정'하고 있다"는 소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편법 행위들이 그 증거이기도 하다. 지난 4월에는 장정석 감독과 이 모 전력분석팀장이 구단 사외이사를 겸직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사외이사 제도는 회사와 무관한 외부인사를 이사회에 참가시켜 독단적인 경영을 감시하고 투명성을 제고하는 게 목적이다. 장 감독과 이 팀장은 현재 구단의 정규직 직원은 아니다. 하지만 감독은 야구단의 '간판'이다. 팀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심지어 장 감독은 2016년 10월까지 구단 운영팀장으로 일하다 감독으로 취임했다. '직전 2년 동안 해당 회사에 근무하지 않은 자'라는 조건도 충족시키지 못한다. 애초에 구단이 감독으로 임명한 인사가 이사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경제적인 위기도 겪었다. 메인 스폰서인 넥센타이어가 3월과 4월분 스폰서비 합계 24억원을 지급 유예했다. "히어로즈 구단이 납득할 만한 경영 개선 방안을 낼 때까지 약속된 비용을 지급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결국 지난 2일 스폰서비 지급 재개를 결정했지만, "구단이 내세운 개선안이 팬들의 생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전제했다. 다만 "프로야구 10구단 체제가 흔들리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2018시즌까지 후원금 지급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넥센은 지금 사면초가다. 구단 창립자가 옥살이를 하는 동안 일부 주축 선수는 원정 숙소에 외부 여성을 끌어 들여 성폭행 혐의에 휘말리기까지 했다. 자립형 야구 기업의 성공 사례로 뿌리를 내리는 듯했던 '빌리 장석' 신화는 그렇게 각종 편법과 악몽으로 얼룩졌다. 이제는 오히려 리그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배영은 기자 [이장석 사태②] 아파트 임대료도 회삿돈으로 낸,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이장석 사태③] 10억원의 성격, 리베이트인가 인센티브인가 2018.05.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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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챌린저스로 본 독립구단의 현실과 절실함

새 독립야구단이 문을 열었다. 양승호 전 롯데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파주 챌린저스다.챌린저스는 지난 10일 오전 11시 경기도 파주시 익사이팅챌린저스파크에서 창단식을 열었다. 이미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수 38명이 모여 들었고, 이성근 전 삼성 운영팀장이 단장을 맡았다. 현존하는 독립야구단들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 단장은 "인원이 많은 덕분에 두 팀을 꾸려 자체 청백전이 가능하다"며 "다양한 선수들이 모여 있다. 전체적인 수준은 프로야구 잔류군 정도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독립리그가 활성화된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한국의 독립야구단들의 환경은 열악하기만 하다. 최초의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는 2011년 9월 닻을 올렸지만, 3년이 지난 2014년 9월 끝내 해체를 선언했다. 이어 2015년 2월에는 경기도 연천군을 연고로 하는 연천 미라클이 출범했다. MBC 청룡에서 내야수로 뛰었던 김인식 전 LG 2군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초빙했고, 경기도 고대산에 있는 연천베이스볼파크에서 훈련을 시작했다.그러나 청년 자산가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훈련했던 원더스와는 출발 지점부터 달랐다. 연고지인 연천군과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맺고 2억원을 지원받았지만, 운영 자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1년에 30억원 이상을 썼던 원더스와 달리 미라클은 3억원이 조금 넘는 운영비를 지출하는 게 고작이다. 선수들이 한 달에 70만원씩 참가비를 내고, 다양한 방식으로 후원금을 조성해 구단을 운영해 나가고 있다. 야구로 돈은 벌지 못하고 오히려 회비를 내야 한다. 그래서 생계를 위해 평일에는 직장 생활을 하고 밤이나 주말에만 야구를 하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그 가운데서도 구단 이름처럼 '기적'을 써내려갔다. 올 시즌 초반 화제를 모았던 한화 김원석이 바로 미라클을 통해 프로에 재진입한 선수다. NC 내야수 이강혁과 윤국영, 삼성 포수 조용성도 미라클에서 뛰다 프로에 복귀하거나 진출했다. 2016년 삼성에 입단한 재미교포 우완 투수 이케빈도 미라클 창단 멤버로 합류해 3개월간 함께 훈련하다 프로 지명을 받았다. 미라클에서는 이들을 '기적의 사나이'라 부른다. 실제로 이 선수들이 프로와 계약한 뒤 미라클 선수들의 사기가 한껏 올라갔다는 후문이다. 챌린저스의 궁극적인 목표 역시 원더스나 미라클과 다르지 않다. 출범 취지로 "매년 프로야구단에서 방출되거나 지명받지 못한 수많은 야구 인재가 길을 잃고 있다. 파주 챌린저스가 이들에게 다시 한번 프로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와 기틀을 마련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프로야구단에서 잔뼈가 굵은 단장과 감독이 합류한 덕분에 다양한 선수들이 희망을 품고 야구단으로 모여 들었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다 한국에서 새 길을 찾기 위해 찾아온 선수도 있고, 청각장애를 딛고 오직 야구를 향한 사랑만으로 구단의 문을 두드린 선수도 있다. 이 단장은 "프로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한 선수가 몇몇 보인다. 특히 투수 쪽에 좋은 선수가 몇 명 있다"고 귀띔했다. 이 모든 선수가 챌린저스에게는 소중한 새 출발의 씨앗이다.그러나 챌린저스의 현실 역시 녹록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출범 전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파주시에서 3억원을 지원 받기로 구두 합의하고 창단 준비를 시작했지만, 도중에 전임 파주시장이 구속되는 사건이 벌어져 백지화됐다. 김진철 구단 대표가 이미 10억원을 들여 야구장을 지어 놓았고, 선수들도 다 선발해 놓은 상황이라 더 난감했다. 구단과 양 감독은 고심 끝에 선수들의 꿈을 응원하기로 결정했다. 어렵게 닻을 올렸다. 당연히 후원이 절실하다. 챌린저스 관계자는 "당초 감독님의 뜻은 '일본처럼 선수들에게 월급은 주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돈을 내게는 하지 말자'는 쪽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면서 부득이하게 회비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며 "기본 운영비는 구단이 부담하지만, 코칭스태프 월급과 식비조로 80만원 정도 회비를 받고 있다"고 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선수들의 의지와 의욕은 하늘을 찌른다. 이들은 대부분 주중에 야구장에 나와 훈련을 한 뒤 주말에 다른 일로 돈을 번다. 프로 경력이 있는 선수들은 사회인 야구나 유소년 야구클리닉 등에서 야구 레슨을 하면서 용돈과 회비를 벌고,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각자 생업을 찾아 구슬땀을 흘린다. 양 감독도 그런 선수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양 감독은 연봉을 한 푼도 받지 않는 조건으로 챌린저스 사령탑을 맡았다. 파주까지 출퇴근해야 하는 양 감독을 배려해 구단에서 "기름값이라도 주겠다"고 나섰지만, 오히려 "그 돈으로 선수들 소고기라도 한 번 사주는 게 낫다"고 손사래를 쳤다. 이 일만 하는 것도 아니다. 현재 한국종합물류주식회사 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회사일과 관련된 각종 업무와 미팅으로 무척 바쁘다. 게다가 이미 수 년 간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한인 학교에서 남몰래 명예 교사로도 활동해왔다. 매년 3월부터 12월까지 한 달에 일주일 정도 하노이를 방문해 야구 동아리와 소프트볼 수업을 지도한다. 현지 야구 활성화에 앞장서기 위해서다. 야구계에 봉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하게 된 일이다.챌린저스 감독 역시 그 일환이다. 양 감독은 "사연 많은 선수들이 모여 있는 팀이다. 다들 열의가 대단하다"며 "코치들도 그들의 열정을 보고 최소한의 월급만 받고 팀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제 시작일 뿐이지만,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선수들이 다시 프로에 가서 꿈을 펼치는 게 목표다"라며 "독립야구단의 새 도전을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챌린저스의 출범과 함께 독립야구계도 조금씩 자리를 넓혀가는 모양새다. 올해는 최초로 독립야구리그도 출범한다. 미라클과 저니맨 외인구단까지 일단 두 팀이 참여한다. 저니맨 외인구단은 올해 초 창단을 선포한 팀. 프로 선수 시절 총 6개 구단을 거치면서 '저니맨'으로 이름을 날렸던 최익성 저니맨스포츠 대표가 구단주다. 4월 24일 목동구장에서 개막전이 열린다. 이 리그에 챌린저스는 참여하지 않는다. 대신 대학팀들과 활발하게 연습경기를 할 계획이다. 챌린저스 관계자는 "이미 대학 최강팀인 연세대를 한 차례 꺾었고, 연세대의 요청에 따라 곧 한 번 더 맞붙을 예정"이라고 했다. 여기에 부산 지역을 기반으로 한 네 번째 독립야구단도 창단을 준비하고 있다. 배영은 기자 2017.04.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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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챌린저스, 양승호 감독과 손잡고 10일 창단식

또 하나의 독립야구단이 희망차게 닻을 올린다.양승호 전 롯데 감독이 이끄는 독립구단 파주 챌린저스가 10일 오전 11시 경기도 파주시 야당동에 있는 익사이팅 챌린저스파크에서 창단식 및 창립식을 열고 출범을 공식화한다.파주 챌린저스는 이성근 전 삼성 운영팀장이 초대 단장을 맡고, 양 전 감독이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팀이다. 지난 2월 홈구장이 완공돼 소속 선수들이 훈련에 매진해왔다. 대학팀들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기량도 쌓았다. 이미 일부 프로야구단 스카우트들도 찾아와 파주 챌린저스의 경기를 유심히 지켜봤다.파주 챌린저스 측은 "야구는 명실상부한 한국 대중스포츠이자 인기스포츠지만 프로 선수의 길은 높고 멀기만 하다. 매년 프로야구단에서 방출되거나 지명받지 못한 수많은 야구 인재가 길을 잃고 있다"며 "파주 챌린저스가 이들에게 다시 한번 프로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와 기틀을 마련해주고 싶다"는 취지를 밝혔다. 배영은 기자 2017.04.0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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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은의 질문 있습니다] 김태룡 두산 단장, "화수분 야구는 내 공이 아니다"

"저 친구는 분명히 크게 될 거야."지난 2일 일본 미야자키 소켄구장. 김태룡(58) 두산 단장은 한화와의 연습 경기를 지켜보면서 비어져 나오는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새 선수가 등장할 때마다 칭찬과 감탄사를 쏟아내느라 입에 침이 말랐다. 주위에서 "어찌 나오는 선수마다 다 '물건'이라고 하느냐"고 핀잔을 줘도 굴하지 않았다. "저 친구는 미래의 4번타자 감이다", "저 선수는 애초에 차세대 주전 유격수로 뽑았다", "마운드에서 저렇게 여유 넘치는 신인 선수는 찾아 보기 힘들다"고 거듭 강조를 하고 또 했다. KBO리그 최강팀의 단장다운 자부심이 듬뿍 묻어났다.김 단장은 야구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대학 시절 부상으로 꿈을 접었던 비운의 야구 선수 출신. 그러나 은퇴 후 프런트 말단부터 시작해 프로야구 단장 자리까지 올랐다. 지난해에는 전무이사로 승진했고, 두산이 한국시리즈를 2연패하면서 성과가 더 빛났다. 김 단장의 성공 신화는 올해 프로야구에 과반이 넘는 선수 출신 단장들이 등장하는 밑바탕이 됐다.김 단장은 인터뷰 요청에 "앞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묵묵히 일하고 싶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그냥 물러서기에는 김 단장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결국 두산 선수단의 미야자키 숙소 로비에서 김 단장과 마주 앉았다. 사복 재킷 차림이던 김 단장은 사진을 찍겠다는 말에 급히 두산 구단 점퍼를 찾았다. "야구단 단장으로서 구단 옷을 입고 있는 게 맞다"고 했다. '김태룡'이라는 사람보다 '두산'이라는 팀 이름이 앞서야 한다는 의미였다. - 한국시리즈 2연패 후 첫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기대 반, 걱정 반이다. 지난해 통합 우승까지 해서 모두 3연패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다행히 지난 겨울 외국인 선수 재계약과 FA 선수 계약을 순조롭게 잘 마무리했다. 통합 우승 멤버를 그대로 잘 지켜주는 게 프런트의 일이다. 다만 아무래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선수를 8명이나 보낸 부분이 마음에 걸린다. 국가대표 선수들과 남아 있는 선수들이 호흡을 맞출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한국시리즈를 2연패하면서 많이 성장했고, 자신감도 많이 붙었다. 현장에서 잘 극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공한 선수 출신 단장의 표본이 됐다."여기까지 올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난 프로도 아닌 아마 선수 출신이다. '내가 프런트로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늘 있었다. 그때마다 그냥 내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다짐만 했다. 직접 야구를 해봤으니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팀, 강한 팀이 될까' 하는 고민을 꾸준히 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주위에서 조금씩 인정도 해주고, 도움도 많이 주기 시작했다."- 고비도 있었을 것이다."1994년 OB(두산의 전신) 선수단 집단 이탈 사건 때였다. 당시 내가 1군 매니저였다. 전주에서 쌍방울전이 끝나고 선수들이 다같이 항명에 나섰다. 설득하려고 많이 노력했지만, 상황을 수습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매니저로서 사태에 책임을 져야겠다는 마음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구단이 반려했다. 또 운영부장까지 올라오고 몇 년이 지났을 때도 '이제 내가 후배들을 위해 물러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고민이 생겼다. 2009년 쯤이었다. 그 시기에 구단에서 이사라는 직함을 주면서 팀을 계속 관리하게 해줬다. 그리고 2년 뒤 단장이 됐다. 지금까지도 그 부분에 감사하고 있다." - 그동안 팬들에게 입에 담기 어려운 비난도 많이 받았다."속이 상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잘못을 하면 욕은 당연히 먹어야 한다. 야구단 단장이 받아들여야 할 숙명이다. 전임 감독들을 교체하면서 '성적이 안 좋으면 단장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던 것도, 우리 팀을 더 잘 만들어 나가겠다는 자신감과 확신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내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쭉 현장에서만 있었고, 누구보다 우리 선수들 구성이나 팀 내부 상황을 잘 안다. 언젠가는 이 멤버로 우승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은 계속 갖고 있었다."- 그 기대를 확신으로 바꾼 결정적 계기가 있다면."베테랑 FA 선수들을 여러 명 다른 팀으로 떠나 보내면서 김승영 사장님과 얘기를 했다. '아프지만, 이 시간을 계기로 팀 세대 교체를 제대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 사장님과 일치했다. 그 결심을 하고 1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다. 팀을 재편성한 책임자로서 사장님도, 나도 뿌듯함을 많이 느꼈다. 1990년 7월 두산에 입사해 여러 가지 사건들이 많았지만, 한 팀을 최고의 전력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팀이 우승을 하니 소원을 성취한 기분이었다."- 매니저, 운영팀장, 그리고 단장으로서 네 번의 우승을 했다. 어떤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나."아무래도 2015년에 경험한 21년 만의 우승이다. 앞선 우승들도 무척 기뻤지만, 그때는 내가 그 기쁨을 만끽할 경황이 없었다. 2015년은 1년 간격으로 감독을 교체하는 아픔을 이겨내야 했고, 장원준이라는 거물 FA 투수를 보강하면서 확실한 목표를 향해 달려갔던 시즌이다. 단장은 팀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라서 그런 과정 끝에 나온 결과에 더 큰 보람을 느낀 것 같다." 김 단장은 학창 시절 촉망 받던 야구선수였다. 부산 동성중 시절 김경문 NC 감독, 양상문 LG 감독과 함께 야구를 했다. 부산고 3학년 때인 1978년에는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타격왕에도 올랐다. 그러나 동아대 2학년 때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다 어깨를 크게 다쳐 야구를 그만뒀다. 1983년부터 7년간 롯데 스카우트로 일했고, 1991년부터 두산의 전신 OB에서 선수단 매니저 일을 시작했다. 운영팀에서 차근차근 일을 배우고 역량을 쌓았다. 지금 김 단장의 직위는 전무이사. 2011년 8월 단장 선임 이후 현장 경험과 소통 능력을 앞세워 성공적으로 팀 운영을 지휘했다. 지난해 말 사퇴한 민경삼 전 SK 단장과 함께 장수하면서 선수 출신 단장의 모범 사례를 보여줬다. 김 단장의 재임 기간 동안 두산 야구의 '화수분'은 마르지 않고 열렸다.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과 2016년 통합 우승은 그간의 노력을 총망라한 성과였다. 그래도 김 단장은 거듭 "내 공이 아니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 올해 선수 출신 단장 수가 6명으로 늘었다. 김 단장과 민 전 단장의 공이 크다는 게 야구계 평가다."우리보다 야구 역사가 깊은 일본에선 그동안 감독 출신 인사를 단장으로 올린 팀이 종종 나왔다. 성공 사례도 있고 실패 사례도 있었지만, 나는 늘 '한국도 프로야구 감독 출신이 단장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민 전 단장과도 초기에 '다른 야구인도 앞으로 단장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우리가 좋은 밑거름이 되어 보자'는 얘기도 해봤다. 선수를 했다고 꼭 야구만 하라는 법은 없다. 선수 출신 단장도 충분히 팀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런 분위기는 현장에서도 환영할 것이다."- 후발 주자들에게 조언할 부분이 있나."나라고 해서 많은 일이 하루 아침에 잘 된 게 아니다. 숱한 실패나 시행 착오를 겪으면서 여기까지 왔다. 그래서 '조언'보다는 '응원'을 하고 싶다. 야구인들은 그야말로 '야구 기술자'들 아닌가. 아무래도 선수를 보는 눈이 더 나을 것이고, 선수단의 전체적인 맥도 빨리 짚을 수 있는 것 같다. 이런 부분이 장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재임 기간 동안 '화수분 야구'의 기틀이 잡혔다."그건 내 공이 아니다. 2군 전용 훈련장인 경기도 이천 베어스파크가 화수분의 원천이다. 처음으로 2군 전용 훈련장을 만든 게 바로 우리였다. 박정원 구단주께서 (이전 2군 훈련장인) 베어스필드를 보러 오셨다가 '선수들이 더 편안하게 운동할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 주자'며 베어스파크를 짓게 하셨다. 2014년 7월에 문을 연 뒤 2015년과 2016년에 2년 연속 우승을 했다. 그만큼 '환경'이 중요하다. 베어스파크는 일본 구단에서도 견학을 올 정도로 시설이 잘 돼 있다. 지난해만 해도 한신, 요코하마, 소프트뱅크에서 다녀갔다. '화수분'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니다. 선수들이 편안하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게 먼저다. 그 위에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의 노력이 뒷받침됐다."- 8월이면 단장이 된지 만 6년이 된다."한 팀에서 25년을 보냈다. 팀의 역사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항상 머리에 넣고 살아온 것 같다. 사람이니까 100% 성공은 하지 못했다. 실수도 하게 된다. 대신 실패하는 과정에서 무언가를 배우고 싶었다. '다음에는 이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지' 하는 깨달음을 얻으면서 가고 싶었다. 1년 간격으로 감독이 바뀌는 아픈 시기를 지나 지금 김태형이라는 감독을 모시게 됐다. 이것도 하나의 과정이자 경험이라고 여기고 싶다."-앞으로의 포부가 있나."매니저로 일할 때부터 늘 '어떻게 하면 우리 선수들이 큰 사고 없이, 물의를 일으키지 않고 야구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다. 대한민국 서울을 연고로 하는 팀으로서, 정말 '명문'이 됐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했다. 앞으로는 그동안 나왔던 불미스러운 사건이나 사고가 다시는 없길 바라고 있다. 구단도 선수들에게 철저하게 교육을 시킬 것이고, 선수들도 점점 높아지는 몸값에 걸맞게 진짜 프로가 됐으면 좋겠다. 야구 잘하는 구단을 넘어 모든 면에서 명문 구단으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은퇴 후에는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아마추어야구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밑바닥부터 위로 올라간 경험을 비롯해 프로야구단에 수십 년 몸 담은 이야기들을 들려주면서 조언도 해주고 싶다."- 올해는 두산에게 어떤 시즌이 될까."한 마디로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나머지 9개 구단의 도전을 받는 챔피언 팀의 입장에서 지금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다. 단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도움을 주고 싶다. 무엇보다 팬들에게도 꼭 최고의 팀이 됐으면 좋겠다. 2연패를 하면서 우리 팬들의 열정과 가치를 다시 한 번 깊이 느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선수단 지원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고 싶다." 배영은 기자 2017.03.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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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일, 제2의 류제국을 향해..“직구 146km, 변화구 제구 만족”

'못다 핀 투수' 정영일(25)이 한국프로야구 2차 신인드래프트에 도전한다. 정영일은 4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지난 1일 일본 독립리그 카가와 올리브 가이너즈 측에 퇴단의사를 밝혔다. 내일(5일) 귀국할 예정이다. 신인드래프트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진흥고를 졸업한 정영일은 2006년 7월 계약금 110만 달러(약 12억 원)를 받고 미국 LA 에인절스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 그는 최고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지며 동기생인 이용찬·임태훈(이상 두산)·김광현(SK)과 함께 최대어로 평가받았다. 2006년 4월 대통령배 경기고와의 경기에서는 13⅔이닝 동안 당시 국내 고교야구 최다 탈삼진(23개)을 기록하기도 했다. '제2의 박찬호'가 되겠다던 꿈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고교 시절 혹사로 인해 오른 팔꿈치 통증에 시달린 그는 2008년 토미존 수술을 받고 재활에 몰두했으나 결국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채 2011년 5월 팀에서 방출됐다. 마운드에 오르고 싶어 한국에 돌아왔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한국 프로구단 소속 선수로 등록한 사실이 없이 외국 프로야구단에서 활동한 선수는 한국 구단과 선수로서 2년간, 지도자로서 7년 간 입단 계약을 체결할 수 없으며, 이후 한국 프로야구단에 선수로 입단하고자 할 때는 지명을 거쳐야 한다'는 규약에 발이 묶였다. 주저앉을 수 없었다. 한국 최초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에서 몸을 만들던 그는 지난 3월 카가와에 입단했다. 정영일은 "카가와 입단 초반만 해도 직구 구속이 시속 140㎞도 나오지 않았다. 지금도 146㎞에 그친다. 아직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았다. 앞으로 더 끌어올릴 생각이다"며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 등 변화구 제구력은 만족하는 편이다. 한국 팀에 소속돼 체계적으로 지도를 받는다면 예전의 강속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 그러나 구위만 된다면 정영일에게 손을 내밀 구단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LG로 돌아온 류제국 선배가 호투하시는 모습을 봤다. 나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주말부터는 고향 광주에 내려가 훈련에 들어간다. 기회를 주신다면, 고교시절 이상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영일은 삼성 외야수 정형식(22)의 형이기도 하다.문정균 KBO 운영팀장은 "올해 2차 신인드래프트는 8월 26일에 열린다. 신청자는 한 달 전인 7월26일까지 최종 등록을 마쳐야 한다"며 "미국·일본·대만 등에서 활동한 선수는 최종 구단에서 방출되고 2년 뒤 한국에서 뛸 수 있다. 카가와는 독립리그에 속한 구단이라 예외이다. 2011년 5월 에인절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방출된 뒤 2년이 지났기 때문에 신인드래프트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 2013.07.0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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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순길 LG 단장 “운영팀장 겸임? 반성의 의미와 각오”

26일 오전. 서울 기온은 영하 11도였다. 한파경보가 내렸지만 LG팬들은 오늘도 피켓을 들고 잠실구장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이 요구하는 건 '팬들과의 소통' 그리고 '프런트의 각성'이다. 백순길(53) LG단장 겸 운영팀장은 "면목이 없다. 묵묵히 매를 맞겠다"고 했다. 그는 이슈가 됐던 인사이동·FA협상·신연봉제·팬들과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27년 동안 직장 생활을 했는데 요즘처럼 고개 들기 힘든 때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야구단 단장이 운영팀장을 겸하고 있다.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이번 인사이동이 이슈가 될 거란 생각을 못했다. LG단장으로 오기 전에도 임원이었지만 필요에 따라 종종 팀장을 겸임했다. LG뿐 아니라 대부분의 기업이 그렇게 한다. 지금이 LG의 위기라고 생각해서 내가 운영팀장을 겸임하겠다고 자원했다. 낮은 자세로 일하겠다는 반성의 의미와 현장에서 뛰겠다는 각오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다."- 자원했다고 하지만 FA 세 명을 모두 놓친데 대해 (전임 팀장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말이 있다."연말 정기 인사다. 문책 의도는 없다. 전임 운영팀장이 운영과 육성파트를 겸하고 있어서 육성팀장으로 분리해 업무를 맡겼다. 남은 운영팀장 자리는 아까 말한 대로 내가 자원했다."- 어쨌든 프런트가 내부 FA를 모두 놓친 문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내부 FA는 모두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내가 미숙했다. 그래서 실패했다. 그 중에서도 조인성을 놓친 건 내 잘못이 크다. 원 소속 구단 우선협상기간을 넘겼지만 우리에게 돌아올 거라고 믿었다. 협상 마지막 날 조인성에게 '타 구단 협상 기간 동안 놀지 말고 운동해라. 20일 뒤에 보자'고 인사했다. 조인성의 마음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송신영에게도 조금 더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었는데 내 잘못이다. 다만 이택근과의 협상은 우리가 양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넥센이 50억 원을 지급했지만,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금액이었다."- 김기태 감독이 힘들게 됐다. 취임하면서 '4강'을 목표로 내걸었는데 전력이 약화됐다."미안할 뿐이다. 내부 FA 세 명을 보내고 난 뒤 김 감독에게 '외부 FA 중 필요한 선수가 있다면 말 하라'고 했다. 그런데 거절하더라. 김 감독은 '외부 FA 영입 불가' 원칙을 지키고 싶다고 했다. 지금 선수들 키워서 잘 해 보겠다고 하는데, 믿음직스러운 한편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전임 박종훈 감독이 계약기간 절반도 못 채우고 물러났다. 지난 10년 동안 6명의 감독이 LG 지휘봉을 잡았고 그 중 계약기간을 채운 건 김재박 감독 한 명뿐이다. 대부분 성적이 문제였다. 김 감독이 어려운 상황에서 사령탑에 올랐는데 그의 계약기간 3년은 보장되나."솔직히 말하겠다.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어떻게 3년 뒤를 장담하겠나. 하지만 내가 이 자리에 있는 한은 계약기간 전에 김 감독이 물러날 일은 없을 것이다."- 신연봉제도가 여전히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보다 완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는데."지난해 그대로다. 내부고과 50%에 외부고과 50%다. 여기에 내부평가 ±10%가 적용됐다. 여기서 외부고과는 승리 공헌도, 즉 윈셰어(WS·Win Share)를 갖고 산정했다. 박현준의 예를 들겠다. 박현준의 WS는 5월까지만 해도 전체 1위를 다퉜다. 그 페이스가 유지됐다면 올해 연봉이 3억 원 가까이 됐을 거다. 하지만 6월 이후 페이스가 떨어지며 승리공헌도 순위가 전체 15위 밖으로 밀려났다. 이는 야구기록 산정 업체(스포츠투아이)에서 제공하는 자료이기 때문에 움직일 수 없다. WS만 보면 박현준의 연봉은 1억 원이 채 안 됐다. 하지만 내부고과에서 1억7000만 원 이상이 나왔기 때문에 1억3000만 원의 연봉이 책정됐다."- 올 시즌 4경기 밖에 출전하지 않은 봉중근의 연봉은 어떻게 되나."신연봉제 자체를 수정하진 않지만 부상·재활 선수들에 대한 예외를 만드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28일 사이판으로 직원을 보내 봉중근과 협상하도록 할 예정인데, 그 전에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오늘도 피켓을 들고 '프런트 각성하라'고 외치는 팬들이 있다. 지난달에는 팬들이 자체적으로 '소통하자'며 페스티벌을 열었다. 앞으로 팬들과 어떻게 소통할 계획인가."팬 페스티벌이 끝난 뒤 십여 명의 팬들과 한 시간 반 동안 이야기를 했다. 많은 걸 느꼈고, 반성했다. 김 감독은 상식과 예의를 중시하기 때문에 앞으로 선수단에서 '상식을 벗어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나도 운영팀장을 겸임하면서 프런트가 '상식' 안에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1~2년도 아니고 9년을 기다린 팬들에게 어떤 말씀을 드릴 수 있겠나. 묵묵히 채찍을 맞고, 내년을 확실하게 준비하겠다."유선의 기자 sunnyyu@joongang.co.kr 2011.12.2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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