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U-20 월드컵] ‘2년 연속’ 잘못 울린 우루과이 국가, 책임은 누구에게
우루과이가 또 한 번 '국가' 때문에 속을 끓였다.한국에서 치러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에서 터무니 없는 실수가 나왔다. 우루과이와 일본의 조별리그 D조 2차전 경기가 열린 지난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일이다.양팀 선수들은 킥오프를 앞두고 국가 제창을 위해 나란히 섰다. 먼저 우루과이의 국가가 울여 퍼졌다. 그러나 국가가 시작되자 우루과이 선수들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관중석의 우루과이 팬들은 웅성거렸고 선수들은 누구도 국가를 따라부르지 않았다. 우루과이 벤치 역시 마찬가지였다. 선수들 몇몇은 심각하게 얼굴을 굳혔고 중계용 카메라를 향해 얼굴을 찌푸려 보였다. 일부는 국가가 울려퍼지는 사이 제자리 뛰기를 하며 몸을 풀기도 했다.이유는 명확했다. 경기장에서 흘러나온 국가가 우루과이의 것이 아닌 칠레의 국가였기 때문이었다.칠레의 국가가 끝까지 흐른 뒤 뒤이어 일본 국가가 연주됐다. 하지만 일본의 국가 연주가 끝난 뒤에도 우루과이 선수들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다행히 우루과이 국가가 다시 울려 퍼졌고, 선수들은 큰 소리로 자국의 국가를 따라부르며 굳은 얼굴을 풀었다.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국가대항전인 U-20 월드컵에서 출전국의 국가를 잘못 내보낸 건 치명적인 실수다. 심지어 칠레는 이번 대회 출전국도 아니다.우루과이 국가가 잘못 연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루과이는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서도 국가가 잘못 나오는 '사고'를 겪은 경험이 있다.당시 우루과이는 조별리그 C조 1차전 멕시코와 경기를 앞두고 자국 경기에서 칠레 국가가 나오는 해프닝을 겪었다. 공교롭게도 이 경기서 우루과이는 자책골과 퇴장 악재가 겹치며 멕시코에 1-3으로 패했다.그때 대회 조직위는 "명백한 실수였고 부주의한 일이었다. 이번 실수에 대해 우루과이축구협회와 대표팀, 국민들과 팬들께 사과한다. 다시는 이런 실수가 없도록 하겠다"고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1년 뒤 이번에는 U-20 월드컵에서 똑같은 실수가 반복된 셈이다. 우루과이 언론 오바시온 인터넷판은 "경기 시작 전에 3개국의 국가가 연주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꼬집었고, 이날 경기 상대국이었던 일본의 축구 매체 풋볼존도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각 팀들에 대한 존경심이 결여된 모습이었다"고 비판했다.U-20 조직위 관계자는 "FIFA에서 경기조정운영관(GC)에게 해당 베뉴 국가들의 국가가 담긴 USB를 제공하는데 이 부분에서 실수가 있었는지 칠레 국가가 나갔다"며 "우루과이 측에서 경기 당일 이와 관련해 구두로 항의를 했고 FIFA가 사과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루과이는 아직 이번 문제와 관련한 공식 항의 공문을 접수하지 않은 상태다. 이 관계자는 "코파 아메리카 때처럼 향후 사과 공문을 발표할지 여부는 FIFA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FIFA와 대회 조직위는 이번과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앞으로는 각 베뉴별로 경기 일정에 맞춰 정확하게 음향 담당자에게 국가를 전달하기로 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
2017.05.26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