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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반복되는 3피트 논란, 신 규정 효과 볼 수 있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피트 규정'을 세분화하겠다고 지난 20일 발표했다. 올 시즌 후반기(7월 21일)부터 경기 중 타자 주자의 3피트 라인 안쪽 주루 행위가 명백히 포구 또는 송구 방해의 원인이 된다고 심판원이 판단하면 수비 방해로 판정한다는 내용이다. 기존에는 타자 주자의 안쪽 주루 행위에 의한 포구 방해만을 기준으로 했으나 보완 규정에는 송구 방해까지 포함한 것으로 수정됐다.프로야구에서 3피트 규정은 항상 뜨거운 감자였다. 3피트 라인은 홈플레이트와 1루 사이 베이스라인 후반부 바깥쪽으로 약 91.4㎝(3피트) 떨어져 있는 선이다. 타자 주자가 홈플레이트에서 1루로 달릴 때 허용되는 주루 범위를 나타낸다.문제는 실제 경기에서 타자 주자가 3피트 라인을 더 많이 벗어나게 된다는 거다. 지난 6월 23일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키움 타자 임지열이 3루 땅볼을 치고 1루로 뛰다 두산 포수 양의지의 송구에 등을 맞았다. 최초 판정은 수비 방해가 아니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결과 수비 방해 아웃으로 번복됐다. 당시 강력하게 항의한 홍원기 키움 감독은 "타자 주자는 규정에 맞게 1루까지 전력질주했다. 3피트 규정대로면 (라인 밖에서) 왼발로만 베이스를 밟아야 한다. 부상이 생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이어 지난 1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KIA 타이거즈전에서는 삼성 호세 피렐라가 투수 앞 땅볼을 친 후 주루 상황이 논란을 빚었다. 라인 안으로 달린 피렐라에 시야가 가려져 KIA 투수 양현종이 1루로 송구하기 어려웠고, 비디오 판독 결과로도 수비 방해 판정은 나오지 않았다. 이를 두고 허운 KBO 심판위원장이 "타자 주자를 맞히더라도 1루로 정확히 던졌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송구가 타자 주자를 맞히면 수비 방해 판정(타자 주자 아웃)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타자 주자를 피해 악송구를 하면 수비 실책으로 기록될 확률이 크다. 그러자 KIA 최형우는 "야구가 피구인가?"라며 이를 작심하고 비판했다.일단 규정 변경으로 13일 삼성-KIA전 상황의 반복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송구가 타자 주자를 맞히지 않아도 라인을 준수했는지, 악송구를 유발했는지를 두고 판단한다.새 규정이 적용된 23일 부산 키움-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3피트 관련 판정이 나왔다. 키움 이용규가 3회 무사 1루 때 번트를 대고 뛰다 송구에 맞았다. 첫 판정은 수비 방해였으나, 판독 결과 정상 주루라고 판정을 번복했다.홍원기 감독이 제기한 문제는 남아있다. 이용규가 레인을 정확히 준수했는지 여부다. 당시 그가 베이스를 밟기 직전 왼발이 파울 라인 안으로 들어왔고, 송구를 맞은 이유가 됐다. 이를 벗어났다고 판단하면 이용규가 악송구를 유발했다고 볼 수 있다. KBO는 "이용규는 주로 선상에 있었고, 이를 끝까지 준수했다는 게 명확했다"며 "그림상으로 이용규는 3피트 규정을 준수하면서 뛰었다고 판단된다. 마지막에 다리가 선 안쪽에 있어 보이지만, 베이스를 왼발로 밟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규칙을 잘 지켰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KBO는 앞서 규정 변경을 발표하면서 "타자 주자가 오른발로 베이스를 밟을 경우, 부득이하게 왼발이 3피트 라인 안쪽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3피트 라인 위반 예외로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검토했다. 하지만 해당 사항은 국제 규정 상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KBO 리그에서도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메이저리그(MLB) 공식 야구규칙(OBR)에 여지가 있긴 하다. 5.09(A)(11)에서 '타자 주자는 1루에 닿기 위한 발걸음, 도약, 도달 혹은 슬라이딩 목적으로만 1루 바로 직전에 3피트 레인을 벗어나는 것이 허용된다"고 정의한다. 실제로 미국 체육심판 잡지인 레프리는 "3피트 규정을 위반하려면 연속 두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고 해석한 바 있다.다만 KBO는 이 부분에 대해 MLB와 미팅을 통해 해석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미묘한 차이지만, 규정 상 '바로 직전'을 더 엄격하게 봤다. KBO 관계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MLB 심판위원회와 KBO 심판위원회 미팅이 있었다. 당시 3피트를 주제로 질의 응답을 진행했다"며 "두 발이 3피트 레인 바깥에(선 포함) 있어야 한다. 1루를 밟는 행위를 하는 과정에서의 스텝, 뻗는 행위 등을 할 때만 선을 벗어날 수 있다. 13일 이용규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오른발 터치를 위해 왼발이 선 밖으로 나가는 걸 허용한다고는 해석할 수 없다. MLB 심판 위원회도 같은 의견"이라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2023.07.2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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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S존 확대, 허울 좋은 '임시처방'에 불과했나

KBO리그는 2022시즌을 앞두고 스트라이크존(S존)에 손을 댔다. 개막 전 설명회에 참석한 허운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은 "(애매모호하게 걸치면) 볼로 판정하는 게 대다수였다. 심판의 책임이고 심판이 잘못한 것"이라며 "스트라이크로 판정해야 했는데 수년 동안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 위원장은 S존 확대를 두고 "시대에 따라 존은 변한다.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강조했다.틀린 말은 아니었다. 야구 규칙에서 S존은 '유니폼의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선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 베이스 상공을 말하며, 스트라이크존은 공을 치려는 타자의 스탠스에 따라 결정된다'고 정의한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선 S존이 규칙과 달리 적용돼 투수들이 애를 먹었다. 리그에 볼넷이 늘어난 배경 중 하나로 S존이 지목된 이유다.공교롭게도 2021년 KBO리그에선 볼넷 잔치가 벌어졌다. 9이닝당 볼넷(BB/9)이 경기당 4.19개였다. 4개 이상의 BB/9이 기록된 건 2009년 이후 12년 만이었다. 수치보다 주목해야 하는 건 추이. 2021년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7개 구단의 BB/9이 4개 이상이었다. 최하위 한화 이글스는 4.81개로 5개에 근접했다. 그해 7월에 열린 도쿄 올림픽 노메달 수모까지 겪으면서 '제구 난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KBO는 S존 확대가 리그 볼넷을 낮추면서 국제대회 경쟁력까지 강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KBO는 S존을 넓히면서 "향후 국제경기에 참가하는 투수와 타자 모두 보다 빠르게 국제대회 S존에 적응할 수 있는 등의 효과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S존 확대를 두고 현장에선 말이 많았다. 메이저리그 출신 외야수 추신수(SSG 랜더스)는 "갑자기 바뀐 S존에 나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와 심판들도 힘들어 할 것 같다"며 "미국에서는 중요한 규칙이 바뀔 경우 먼저 마이너리그에 도입해 문제가 없는지를 충분히 검토한 다음 제도를 바꾼다. 어렸을 때부터 익혀 온 S존을 하루아침에 너무 빨리 바꾸는 것 같다"고 작심 비판하기도 했다. 시즌 내내 S존 확대는 화두였다. 판정이 심판 재량인 탓에 이를 두고 각양각색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 외국인 투수는 "명확하게 정의된 S존이 없는 것 같다. 어떤 심판은 홈플레이트에서 벗어난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주고 어떤 심판은 그렇지 않다. 매 경기 다른 S존을 갖고 경기하는 느낌"이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투수보다 타자의 불만이 더 컸고 2022년 KBO리그 BB/9은 3.45개로 전년 대비 0.74개가 줄어들었다.이번에 열린 WBC 1라운드 첫 3경기에서 대표팀이 허용한 사사구는 15개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체코전(1개)을 제외하면 경기당 볼넷 수치는 크게 올라간다. 지난 10일 열린 숙적 일본전에선 사사구 9개로 자멸했다.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해 쩔쩔맨 투수가 한 두 명이 아니었다. S존 확대로 볼넷 수치를 떨어트렸지만,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던 셈이다. 허울 좋은 임시처방에 불과했다는 걸 선수들이 스스로 증명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3.14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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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들쭉날쭉 KBO리그 S존, 외국인 선수들도 뿔났다

올 시즌 KBO리그 스트라이크존(S존)은 '잠재적 뇌관'에 가깝다. 개막 이후 선수들의 불만이 누적돼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시한폭탄처럼 아슬아슬하다. 전반기도 마치기 전에 벌써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6명(감독 포함)이 퇴장당했다. 현장에선 투수와 타자를 가리지 않고 "심판의 권한은 인정하지만, 판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는 외국인 선수들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가장 큰 불만은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A 구단 외국인 투수는 "명확하게 정의된 S존이 없는 것 같다. 어떤 심판은 홈플레이트에서 벗어난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주고 어떤 심판은 그렇지 않다. 매 경기 다른 S존을 갖고 경기하는 느낌"이라며 "개막 전 들은 설명대로 S존이 운영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B 구단 외국인 타자는 "S존을 넓히는 건 좋다. 하지만 너무 불규칙하다. 일관성이 없으니까 2스트라이크 이후 생각이 많아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 S존에 변화를 줬다. 야구 규칙에 나오는 S존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고 공언하며 개막 전 설명회까지 열었다. 야구 규칙에서 S존은 '유니폼의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선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 베이스 상공을 말하며, S존은 공을 치려는 타자의 스탠스에 따라 결정된다'고 정의돼 있다. 그동안 심판들은 S존에 걸치는 애매한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주지 않으면서 야구 규칙에 명시된 것보다 S존이 좁게 운영됐다. S존이 넓어지면 타자보다 투수에게 유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판정이 일관성을 잃으면서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C 구단 외국인 투수는 "심판마다 고유한 S존을 갖는다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잡아주던 공을 안 잡아주면 투수는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심판들이 구단을 방문해 'S존의 정상화'라고 설명한 것과 비교하면 분명히 다르다"고 했다. D 구단 외국인 투수는 "심판에 따라 코스의 유불리가 다 다르다. 같은 코스에 공을 던졌는데도 판정이 달라진다는 게 문제다. 이런 게 쌓이다 보면 멘털이 흔들려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며 "영리한 선수는 주어진 환경에 맞춰 적응하고 공략한다. 하지만 그건 일관성 있는 규제(S존)가 있을 때나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주석(28·한화 이글스)은 지난 16일 경기 중 스트라이크 판정에 거세게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배트를 바닥에 강하게 내리쳤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헬멧까지 집어 던졌다. KBO 상벌위원회는 하주석에게 출전 정지 10경기, 벌금 300만원,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40시간 중징계를 내렸다. 선수의 과격한 행동이 도마 위에 올랐지만, 현장에선 "그 정도로 판정에 불만이 쌓였다"고 옹호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C 구단 외국인 타자는 "스트라이크도, 볼도 잘못된 콜이 많다. 심판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S존을 넓힌다고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더 좁아진 느낌이다. 타자 입장에선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추신수(40·SSG 랜더스)를 예로 들며 "선수마다 S존이 다른 것 같다"고도 지적했다. 선구안이 좋기로 소문난 추신수 타석에선 심판들의 S존이 좁게 적용된다는 의미였다. A 구단 외국인 투수는 "만약 S존을 넓힐 거였으면 홈플레이트 크기도 함께 변화를 줘서 선수들이 달라진 부분을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했다"고 조언했다. E 구단 외국인 투수는 "심판도 사람이고,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것도 경기의 일부"라고 말했지만 "매 경기 조금씩 S존의 차이가 있다"고 인정했다. 허운 KBO 심판위원장은 지난 3월 S존 설명회에서 "결정적인 순간 공 하나에 (판정이) 걸리면 이슈가 많이 될 거"라고 우려한 바 있다. 프로야구 한 경기에선 200번 이상의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이 이뤄진다. 결정적인 순간이 아니더라도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6.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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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 불판 퇴장' 하주석, 17일 1군 제외…20일 KBO 상벌위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하주석(28·한화 이글스)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하주석은 1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 원정 경기를 앞두고 2군으로 내려갔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하주석을 대신해 외야수 유로결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유로결은 2019년 신인 2차 2라운드 13순위로 한화에 입단했고 올 시즌 2군에서 27경기 타율 0.323(93타수 30안타)를 기록했다. 하주석은 전날 열린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롯데 불펜 구승민에게 헛스윙 삼진 아웃된 뒤 배트를 홈플레이트에 강하게 내리쳤고 심판을 향해 거친 언사를 내뱉었다. 퇴장 직후에는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헬멧을 집어 던지기도 했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하주석의 상벌위원회를 오는 20일 개최할 계획이다. 허운 KBO 심판위원장은 지난 3월 스트라이크존 설명회에서 판정 불만에 대해 엄격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6.1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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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하주석 상벌위 검토 중, (열릴) 가능성 크다"

심판 판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낸 하주석(28·한화 이글스)이 상벌위원회에 회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17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하주석의 상벌위원회를 검토하고 있는데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주석은 전날 열린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롯데 불펜 구승민에게 헛스윙 삼진 아웃된 뒤 배트를 홈플레이트에 강하게 내리쳤고 심판을 향해 거친 언사를 내뱉었다. 퇴장 직후에는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헬멧을 집어 던지기도 했다. 상벌위원회를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KBO는 지난달 30일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한 전병우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열어 벌금 50만원을 부과했다. 불만의 강도를 고려하면 하주석의 징계가 더 클 수 있다. 허운 KBO 심판위원장은 지난 3월 스트라이크존 설명회에서 판정 불만에 대해 엄격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6.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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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S존에 뿔난 타자들 "일관성 떨어진다"

프로야구 타자들이 "스트라이크 판정에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KBO리그 스트라이크존(S존)은 예년과 다르다. '타고투저' 기조를 바로잡고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S존을 확대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운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은 시즌 개막에 앞서 열린 설명회에서 "(S존에 애매모호하게 걸치면) 볼로 판정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그건 심판이 잘못한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타자와 투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S존 확대 영향으로 투수들의 9이닝당 볼넷 허용이 지난해 4.19개에서 올 시즌 3.30개(16일 기준)로 급감했다. 평균자책점도 4.44에 3.65로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타자들의 상황은 다르다. 달라진 S존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을 비롯한 대부분의 공격 지표가 하락세. 시즌을 치를수록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이 계속 쌓이고 있다. 타자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건 '일관성'이다. A 타자는 "S존이 넓다는 것보다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어렵다. 심판도 S존을 익히는 단계라는 걸 알지만 일관적이지 않다는 게 중요하다. 매 경기 S존이 너무 다르다"고 강조했다. B 타자는 "S존 확대가 경기 스피드 촉진이나 야구 재미를 위한 올바른 방향"이라고 전제한 뒤 "S존이 심판마다 다르고 선수 유형(체형)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익숙해질 만하면 일관성 없는 스트라이크 판정 때문에 혼란스럽다. 현장에서의 가장 큰 불만은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C 타자도 "심판 개인 성향에 따라 S존의 변화가 크다. 그 부분에서 일관성을 찾기 힘들다. 완전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시행되는 것 같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타격 성적 하락을 피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D 타자는 "S존 안에 들어오는 공만 (스트라이크로) 잡아줘야 하는데 하나 이상 빠지는 공까지 잡아주니 투수에게 너무 유리하다"며 "S존을 벗어난 공까지 스트라이크로 판정돼 (볼을 골라내지 않고) 막 휘두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 타자는 "S존 기준이 어렵다는 걸 정말 많이 체감한다. 경기가 타이트하게 진행되면 막판에는 S존이 더 좁아지는 느낌"이라며 "수비를 나가 (공격하는 팀을) 보더라도 판정이 들쭉날쭉하더라. S존이 넓어지더라도 일관성이 있으면 되는데 그렇지 않으니 타자 입장에선 착오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야구 규칙에는 S존에 대해 '유니폼의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선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 베이스 상공을 말한다. 스트라이크존은 공을 치려는 타자의 스탠스에 따라 결정된다'고 정의돼 있다. 이를 적용하면 S존의 상하 폭이 넓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F 타자는 "높은 쪽 코스 변화구는 (과장해서 말하면) 점프해서 쳐야 할 정도인데 스트라이크 콜을 할 때가 있다. (시즌 전 설명회에서) 상하를 넓힌다고 하더니 좌우도 너무 넓어졌다"고 지적했다. G 타자는 "S존이 정상화되면 상단 쪽이 넓어진다고 들었는데 좌우가 왜 넓어진 건지 모르겠다. (넓어진다고 했던) S존 상단마저 점점 내려오는 느낌"이라고 했다. H 타자도 "직구는 높은 쪽 코스를 잡아주더라도 어느 정도 이해를 한다. 그런데 포크볼이나 커브는 타석에서 보면 하늘에서 떨어지는 느낌인데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며 "S존 상하가 넓어지고 좌우는 걸치는 공만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고 들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넓어진 것 같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허운 심판위원장은 설명회에서 "결정적인 순간 공 하나에 (판정이) 걸리면 이슈가 많이 될 거다. 심판도 여기에 중점을 두고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여러 복합적인 문제로 인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개막 두 달이 되기도 전에 이용규(키움 히어로즈) 김현수(LG 트윈스가)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가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조처됐다. 이용규와 김현수는 각각 7000타석 이상 소화한 베테랑. 피렐라는 KBO리그 2년 차 외국인 선수다. 한 구단 관계자는 "현장에서 느끼는 타자들의 불만은 더 크다. S존에 변화를 주면서 발생하는 과도기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5.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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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프로야구, 타자들 골치 아파졌다

더 높고, 더 넓어진다. 4월 2일 개막하는 프로야구 KBO리그가 스트라이크 존을 확대한다. 투수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타자는 좀 더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두를 것으로 보인다.야구 용어 스트라이크(strike)는 ‘타자 중심적’ 단어다. 치기 좋은 공이니 ‘때리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초창기인 19세기엔 볼을 골라 출루하는 ‘베이스 온 볼스(base on balls)’가 없었다. 타자는 투수가 원하는 공을 던져줄 때까지 한없이 기다렸고, 헛스윙 만이 스트라이크로 인정됐다. 하지만 1871년 스트라이크 존이 만들어졌고, 이 공을 치지 않으면 스트라이크가 됐다. 처음엔 볼 9개를 고르면 출루할 수 있었고,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점차 줄어 ‘볼넷’이 됐다.2022년 한국 프로야구는 ‘스트라이크’를 늘리기로 했다. 스트라이크 존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허운 심판위원장은 ‘정상화’란 표현을 썼다. 허 위원장은 “기존 스트라이크 존은 야구 규칙보다 좁게 적용됐다”고 설명했다.야구 규칙이 정의하는 스트라이크 존은 ‘유니폼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선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 베이스 상공’이다. 허 위원장은 “야구 규칙대로 스트라이크 존을 스치기만 해도 스트라이크로 적용한다. 다만 낮은 공이 원바운드 성으로 들어갈 경우엔 타자가 치기 힘들기 때문에 볼로 판정할 것”이라고 했다.스트라이크 존을 확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국제 대회와 차이, 그리고 볼넷이다. 특히 볼넷을 줄이려는 의도가 강하다. 2019년 KBO리그에서 나온 볼넷은 4749개였다. 2020년엔 5314개, 지난해엔 5892개로 증가했다. 경기 시간도 길어지고, 경기의 역동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시범경기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넓히자 볼넷이 줄었다. 시범경기 기준 지난해 경기당 8개에서 5.7개로 크게 줄었다. 평균자책점은 4.53에서 3.80으로 낮아졌다. 경기 시간도 2시간 57분에서 2시간 50분으로 빨라졌다.스트라이크 존은 어느 정도 넓어진 것일까. 시범경기를 치른 선수들은 높은 코스는 공 한 개 정도 존이 넓어졌고, 낮은 공은 큰 변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타자 바깥쪽은 공 반 개~한 개 정도 만큼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석장현 한화 데이터팀장은 “시범경기 기준으로는 확실히 높은 공과 바깥쪽 공에 대해서 스트라이크 판정이 후해졌다. 몸쪽은 큰 변화가 없었다”고 했다.야구공 지름은 약 7.3㎝다. 오각형인 홈플레이트 중 투수가 바라보는 변의 길이는 17인치(43.2㎝)다. 스트라이크로 선언되는 높이는 40~50㎝ 정도다. 이를 고려하면 대략 10~15% 가까이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진다고 볼 수 있다.허운 위원장은 야구 규칙에 따라 타자별로 달라지는 차이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높이의 경우 타자가 스윙 동작에 들어가는 순간 팔꿈치 위치가 기준이 된다. 삼성 구자욱처럼 키가 크면서 허리를 펴고 스윙하는 선수는 불리할 수 있다. KIA 김선빈, 삼성 김지찬처럼 키가 작은 선수들은 유리하다. 다만 현장에선 “선수 키 차이까지 완벽하게 적용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지면서 ‘투고타저’ 가능성도 점쳐진다. 장성호 해설위원은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지면 당연히 투수가 유리하다. 높은 스트라이크 존을 활용하는 건 강속구 투수가 아닐 경우 장타 위험이 있다. 하지만 좌우가 넓어지는 건 모든 투수가 활용할 수 있다. 타자들이 예전보다 빠른 볼카운트에 공격적인 스윙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장성호 위원은 또 “타자 입장에서도 높은 공은 좀 더 적극적인 타격으로 대처할 수 있지만, 좌우가 넓어지는 건 타석 내에서 이동만으로도 한계가 있다. 특히 최근엔 투심패스트볼처럼 움직임이 많은 공을 구사하는 투수가 늘어났다. 바깥쪽이 넓어지면 타자가 대응하기 힘들다. 투수들에게 매우 유리한 시즌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스트라이크 존에 변화를 준 게 처음은 아니다. 2017시즌을 앞두고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스트라이크 존을 넓히기로 결정했다. 실제로 볼넷이 15.7%나 감소했다. 그러나 시즌 후반부엔 거의 이전 상태로 돌아갔다. 결정적인 순간 스트라이크가 선언될 때 선수와 코치들의 반발이 심했기 때문이다. 중계 화면에선 ‘볼’로 표기되는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되는 것에 대한 비난도 컸다. 허운 위원장은 “중계 화면에 나오는 그림이 100% 정확한 스트라이크 존은 아니다. 선수 키에 따른 차이도 있다.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이라는 걸 팬들이 이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KBO는 이번에야말로 강도 높은 변화를 밀어붙이기로 했다. 허구연 신임 KBO 총재도 시범경기가 끝난 29일 허운 위원장 및 심판팀장, 김용희 경기운영위원장 등과 회의를 열고 스트라이크 존 확장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볼 판정에 대한 항의에도 엄격히 대처할 계획이다.변화에 따른 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장성호 위원은 “메이저리그에선 공인구 변경처럼 큰 변화를 줄 때 마이너리그에서 먼저 1년 정도 시험을 한다. KBO리그는 그러지 못해 아쉽다. 시즌 초반은 스트라이크 판정을 놓고 매우 시끄러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2.03.31 07:50
야구

S존 향한 급진적 드라이브와 추신수의 쓴소리

"비정상의 정상화다." 허운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이 밝힌 스트라이크존 변화에 대한 생각이다. KBO리그는 2022시즌부터 스트라이크존(S존)이 확대된다. 허운 심판위원장은 23일 설명회에서 야구 규칙에 나온 S존을 엄격하게 지키겠다고 밝혔다. 야구 규칙에서 S존은 '유니폼의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선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하는 홈 베이스 상공을 말하며, 스트라이크존은 공을 치려는 타자의 스탠스에 따라 결정된다'고 정의한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S존이 규칙과 달리 적용돼 투수들이 애를 먹었다. 특히 S존에 걸치는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되지 않으면서 매년 "S존이 좁다"는 지적이 따랐다. 허운 심판위원장은 "(애매모호하게 걸치면) 볼로 판정하는 게 대다수였다. 심판의 책임이고 심판이 잘못한 것"이라며 "스트라이크로 판정해야 했는데 수년 동안 못했다. 홈플레이트에 걸치는 걸 심판이 놓친 게 많았다. (시범경기 기간 각 구단에 달라진 S존을 설명하며) 적극적으로 놓치지 않고 (스트라이크로) 콜하겠노라 설명했다"고 밝혔다. 작년까지 적용했던 S존을 "비정상"이라고 규정할 정도로 S존 변화에 의욕적인 모습이었다. 올 시즌에는 야구 규칙에 따라 타자 신장에 따른 개인별 S존이 최대한 적용된다. 키가 1m63㎝인 김지찬(삼성 라이온즈)과 2m2㎝인 피터스(롯데 자이언츠)의 S존이 달라지는 셈이다. 허운 심판위원장은 "(설명회를 다녀보면) 감독과 코칭스태프 쪽에서는 정상화하는 게 맞다. 그동안 S존이 타이트했다고 하더라"며 "시범경기를 몇 경기하지 않았지만, 데이터로는 긍정적인 게 보인다.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타격하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현장에선 미묘한 온도 차가 느껴진다. 달라진 S존을 환영하는 부류도 있지만 "너무 급진적인 변화"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꽤 크다. 메이저리그 출신 외야수 추신수(SSG 랜더스)는 "룰이 바뀌었으니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전제하에 "갑자기 바뀐 S존에 나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와 심판들도 힘들어 할 것 같다"며 "미국에서는 중요한 규칙이 바뀔 경우 먼저 마이너리그에 도입해 문제가 없는지를 충분히 검토한 다음 제도를 바꾼다. 어렸을 때부터 익혀 온 S존을 하루아침에 너무 빨리 바꾸는 것 같다"고 작심 비판하기도 했다. 야구는 공 하나에 희비가 엇갈린다. S존 변화는 투수와 타자 모두 민감한 사안이다. 시간적 여유를 두고 "2군부터 서서히 바꾸는 게 낫지 않냐"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허운 심판위원장은 "원론적으로는 맞는 얘기“라고 했다. 하지만 "프로야구 현실상 유예를 두고 하는 게 불가능하다.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르지 않나. 심판부에서 갑자기 결정한 게 아니라 수년 전쯤부터 S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유예를 두고 하는 건 맞지 않는다. 빨리해야 했는데 못 한 것이다. 유예한다고 해서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KBO는 S존 확대로 여러 효과를 예상한다. 프로야구는 2017년 9이닝당 3.18개였던 볼넷이 지난해 4.19개까지 치솟았다. 많은 볼넷은 경기의 박진감을 떨어트리는 주된 원인이었다. S존이 넓어지면 공격적인 투구가 가능해 그만큼 경기 시간이 단축될 전망이다. 투수력이 향상되면 그만큼 국제대회 경쟁력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S존 변경의 성패는 결국 일관성과 정확성이다. 로봇이 아닌 이상 심판마다 판정이 다를 수 있다. 이미 시범경기에서도 "코스별 스트라이크 콜이 일관적이지 않다" "시즌에 들어가면 더 민감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면 ”S존 확대, 적용이 너무 급진적이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허운 심판위원장은 "결정적인 순간 공 하나에 (판정이) 걸리면 이슈가 많이 될 거다. 심판도 여기에 중점을 두고 대비하고 있다. 정상적인 S존에 적응하지 못하면 심판은 제재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투수가 강하면 S존이 확대되고 타격이 강하면 투수 쪽으로 유리하게 존이 형성된다. 시대에 따라 존은 변한다"고 강조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3.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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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감독위원들 “우천 연기됐다고 너무 원망하지 마세요”

"우리가 노는 것 같다고요? 경기감독위원들도 정말 경기하고 싶답니다." 지난 4일 대전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화-두산전은 우천 연기됐다. 이번 시즌 비로 미뤄진 경기는 4일 기준 총 65경기(노게임 6개 포함)다. 지난주 태풍 볼라벤에 이어 덴빈까지 상륙하면서 연기된 경기 숫자가 부쩍 늘었다. 비가 올 때마다 근심 섞인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우천 연기 여부를 결정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감독위원이다. KBO는 유남호(전 KIA 감독)·김재박(전 현대·LG 감독)·서정환(전 삼성·KIA 감독)·김호인·허운(전 심판위원) 등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경기감독분과를 운영 중이다. 감독위원들은 오후 6시30분 경기의 경우 오후 2시30분이면 구장에 나와 일기예보와 실시간 위성사진을 확인한다.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기상청과 비행장, 공항에 연락해 날씨를 꼼꼼하게 체크한다. 비구름 떼가 몰려오면 감독관들의 마음은 새까맣게 탄다. 유남호(61) 경기감독분과 위원장은 "우리는 팬들이 야구를 즐겁게 관전할 수 있는 환경을 판단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팬들에게 종종 '쉬려고 경기를 취소한다'는 오해를 산다. 순위싸움 중인 구단의 눈치도 봐야한다"며 한숨을 삼켰다. 프로야구는 이번 시즌 700만 관중을 바라보고 있다. 인기가 높은 만큼 비 때문에 울고 웃는 사연들이 많다. 김재박(58) 감독위원은 장마철만 되면 감독들의 '애간장 녹이는' 눈빛을 받아내느라 진땀을 뺀다. 그는 "7~8월은 선수들이 지치고 피곤한 시기다. 빗방울이 조금만 비치면 '쉬었으면 한다'는 눈망울로 바라보는 감독들이 있다"며 웃었다. 김 감독위원은 1996년 현대를 시작으로 2007~2009년까지 LG의 수장을 맡았다. 그만큼 각 구단의 딱한 사정을 잘 안다. 그는 "감독이나 코치들은 모두 야구계 선·후배들이다.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다 보니 더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나 감독위원들의 본령은 어느 편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데 있다. 김 감독위원은 "장맛비가 세차게 쏟아지다가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 햇빛이 날 때가 있다. 그라운드가 마르면 경기를 열 수밖에 없다. 눈치가 보여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 팬들에게 '항의 전화'를 받는 것은 다반사다. 유남호 위원장은 "일 년에 서너 번씩 팬들의 전화를 받는다. '원정 경기를 보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왔는데 경기가 취소됐다. 허망하다. 나를 위해 경기를 열어달라'는 하소연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어떻게 내 휴대전화 번호를 아셨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그분만을 위해 경기를 다시 할 수는 없다. KBO에 걸려오는 전화는 훨씬 더 많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김재박 감독관은 야구팬들 사이에 얼굴이 잘 알려져 있다. 경기를 연기하고 구장을 나서면 기다리고 있던 팬들의 '습격'을 받기도 한다. 그는 "팬들이 '이 정도 비는 맞으면서 응원할 수 있다. 경기를 해달라'고 호소하실 때 제일 난감하다"고 말했다. 허운(53) 감독위원은 도망(?)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이번 정규시즌은 2~5위간 순위싸움이 유독 치열하다. 허 감독위원은 "어떤 팀이든 상대투수가 약하면 잡고 싶고, 강하면 피하고 싶다. 비가 좀 온다 싶으면 오전부터 괜히 전화를 걸어와 날씨를 전해주는 구단 관계자들도 있다"며 웃었다. 그는 "나도 사람인데 원망 섞인 눈빛을 느끼지 않겠는가"면서도 "흔들릴 수 없다. 아예 구장에 나가면 휴대전화 전원을 끄거나 줄행랑을 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말 많고 사연도 많지만 뿌듯할 때도 자주 있다. 우천 연기나 강행 판단이 딱 들어맞을 때다. 김재박 감독위원은 "빗줄기가 오락가락해 경기 시작 직전까지 고민할 때가 많다. 연기 즉시 비가 '콱' 쏟아지면 '오늘도 내가 옳은 결정을 했구나' 싶어 흐뭇하다"고 전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안전이다. 유 위원장은 "우리는 날씨 말고도, 그라운드 사정을 판단한다. 선수들의 안전이 달렸다.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 팬들께서도 경기가 우천 연기됐다고 너무 원망들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 2012.09.0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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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넥센 오재일, 1군 엔트리 말소 外

○…선동열 KIA 감독이 3일 선수들에게 방망이 12자루를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선 감독은 "일본의 지인이 방망이를 보내왔다. 경기에 뛰는 선수 중 연봉이 적은 선수들 위주로 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선 감독의 방망이 선물은 올 시즌 들어 이번이 세 번째다. 김상훈과 나지완, 안치홍 등 주전 선수들이 방망이를 받았고, 이범호는 자신의 쓰는 스타일과 맞지 않는다며 후배들을 위해 양보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삼성 박석민(27)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선정한 '2012프로야구 R&B 6월 MVP'에 뽑혔다. 박석민은 3일 기자단 투표에서 총 22표 가운데 15표를 받아 팀 동료인 장원삼(6표)을 제치고 영광을 안았다. 박석민은 6월 한 달 동안 타율 0.388(80타수 31안타)에 8홈런, 23타점의 맹타를 휘둘러 세 부문에서 월간 1위에 올랐다. 박석민은 상금 500만원의 절반에 상당하는 야구용품을 모교인 율하초등학교의 야구 유망주에게 준다. ○…롯데 이용훈이 왼쪽 등배 근육 경직으로 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이용훈이 지난 등판(6월30일 잠실 두산전)에서 통증을 느꼈다. 5~6일 정도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래서 엔트리에서 빼고, 다음 등판을 준비하라고 했다. 김수완 혹은 진명호가 한 차례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사이드암 박동욱이 1군으로 올라왔다. ○…3일 잠실 LG-삼성전은 경기 직전 내린 비 때문에 예정보다 35분 늦은 오후 7시5분께 시작했다. 이날 오후 5시30분쯤 잠실구장엔 게릴라성 폭우가 쏟아졌다. 허운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감독관은 경기 강행을 결정했고, 구장 직원들이 내야에 고인 물을 빼야 해 경기 시작이 늦어졌다. ○…KIA 타자들이 3일 광주 두산전을 앞두고 올 시즌 처음으로 샌드백을 이용한 타격 훈련을 했다. 이날 1루 더그아웃 앞에는 새로 제작된 대형 샌드백이 등장했다. KIA 관계자는 "이순철 수석코치의 지시로 샌드백을 새로 만들었다. 타자들은 프리 배팅을 하기 전에 방망이로 샌드백을 두들기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전했다. 샌드백을 이용한 훈련은 타자들의 타격시 임팩트를 키우기 위한 조치로, 손목 힘 강화에 효과가 있다. ○…두산 이종욱이 3일 광주 KIA전에서 39일 만에 1번타자로 복귀했다. 5월부터 시작된 타격 부진으로 하위 타순으로 밀려난 이종욱이 1번으로 나선 건 5월26일 잠실 롯데전 이후 처음이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아직 이종욱의 타격감이 완전하지는 않다"면서도 "그러나 이제는 자신의 몫을 해주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롯데전 때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종욱은 6월 한 달간 타율 0.143으로 부진했으나 지난달 29일부터 열린 롯데와의 3연전에서 8타수3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다.○…롯데 홍성흔이 6일 만에 4번타자로 복귀했다. 그는 6월27일 사직 한화전에서 오른쪽 늑골을 다쳐 지난 주말 잠실 두산과의 3경기에 결장했다. 홍성흔은 "지금 몸상태는 80%다. 100%였을 때 안 좋았으니, 80% 때는 뭔가 나오지 않겠나"라며 특유의 입담을 뽐냈다. 그러나 홍성흔은 이날 2타수 1안타를 기록한 뒤 허리쪽에 뻐근함을 느껴 5회말 공격 때 김문호로 교체됐다.○…SK가 3일 포수 박경완과 투수 신정익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사이드암 이영욱과 포수 정상호가 1군에 합류했다. ○…SK 왼손 정우람이 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라이브 피칭을 소화했다. 27개의 공을 던졌고 SK 코칭스태프는 "1군 합류가 가능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정우람은 4일 부산으로 내려와 1군 엔트리에 등록될 예정이다. 이만수 SK 감독은 "정우람을 시작으로 부상 선수들이 돌아온다. 올스타전을 전후로 윤길현·마리오·박희수 등이 1군에 복귀할 것이다"라고 밝혔다.○…한화 선수단이 3일 목동 넥센전에 앞서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오후 4시 반부터 목동구장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약 15분간 내려 한화 선수단은 더그아웃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오후 5시부터 잦아든 비는 30분 뒤 완전히 그쳤으나 그라운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오후 6시가 가까워져서야 경기 강행 결정이 났고 한화 선수들은 급히 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나 투수들의 러닝 훈련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타자들도 간단한 토스 배팅만을 소화했다. ○…넥센 오재일이 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김시진 넥센 감독은 "오재일에게 많은 기회를 줬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군에서 타격감을 조금 더 가다듬고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재일은 올 시즌 1군 54경기에 나섰으나 타율 0.170(135타수23안타) 4홈런 17타점에 그쳤다. ○…넥센 내야수 강정호가 3일 목동 한화전에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강정호는 지난달 23일 봉와직염으로 병원에 입원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시진 넥센 감독은 "당장 타자로는 뛸 수 있지만 아직 수술 부위에 실밥을 풀지 않아 수비는 어렵다"고 밝혔다. ○…넥센 구단이 3일 목동 한화전을 앞두고 팀 자체 현대해상 6월 MVP 시상식을 했다. 우수투수상은 나이트, 우수타자상은 서건창이 수상했다. 수훈선수로는 투수 한현희가 뽑혔다. 나이트는 6월 동안 5경기에 등판해 2승1패 평균자책점 1.22를 기록했다. 서건창은 86타수 30안타 13타점을 올리며 타율 0.349로 활약했다. 한현희는 8경기에 등판해 21이닝 3실점으로 평균자책점 1.29를 기록했다.○…햄스트링 파열 부상을 입었던 LG 외야수 이진영이 3일 경찰야구단과 벽제구장 경기에 3번·지명타자로 나와 1타수 무안타를 기록하고 2볼넷을 얻었다. 이진영이 실전에 나선 것은 지난달 3일 부상 후 처음이다. 김기태 LG 감독은 "수비와 주루는 아직 무리이지만 방망이는 칠 수 있다"고 말했다. ○…LG 내야수 정성훈이 허리 통증으로 3일 잠실 삼성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김기태 LG 감독은 “며칠 전부터 허리가 좋지 않았다. 본인은 경기를 뛰고 싶어 하는데 보호 차원에서 뺐다. 상황에 따라 대타로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정성훈을 대신해 김용의가 선발 3루수로 출전했다. 2012.07.0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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