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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이적' 박병호 "KT행은 마지막 도전"

박병호(36·KT 위즈)가 명예 회복을 선언했다. 그는 "야구 인생 마지막 도전"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올겨울 스토브리그 가장 큰 특징은 각 팀 간판타자들의 연쇄 이동이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해민, 박건우, 나성범, 손아섭이 차례로 입단했던 팀을 떠났다. 키움 히어로즈를 대표하던 박병호도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지난달 29일 KT와 기간 3년 총액 30억원에 계약했다. 2021년 통합 우승을 차지한 KT는 2연패를 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받는 장타력을 보강했다. 홈런왕만 5차례 차지한 박병호는 최근 2년(2020~2021) 동안 2할대 초반 타율에 그치며 기량이 저하될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KT는 그가 2022시즌도 20홈런 이상 때려줄 것으로 판단했다. 박병호의 원소속팀인 키움에 지급해야 할 보상금(2021년 선수 연봉의 150%) 22억 5000만원까지 감수했다. 이적을 발판 삼아 기량을 꽃피운 선수가 많다. 다름 아닌 박병호가 그랬다. 2005년 1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에 지명받으며 특급 유망주로 평가받은 박병호는 LG 소속으로 뛴 6년(2005~2010) 동안 24홈런에 그쳤다. 하지만 트레이드로 넥센(현재 키움) 유니폼을 입은 후 리그 대표 홈런 타자로 거듭났다. 박병호도 "처음 넥센으로 이적할 때 나이는 25살로 어렸다. 지난 일이기 때문에 당시 심경에 대해 자세히 말하긴 어렵지만, 프로야구 선수로서 새로운 길이 열렸다고 생각했다"라고 돌아봤다. 박병호는 2015년 12월, 메이저리그(MLB)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기간 4+1년·총액 1800만 달러)했다. 프로 데뷔 두 번째 이적이었다. 빅리그 도전은 명백한 실패였다. 2016시즌은 MLB에서 타율 0.191 12홈런에 그쳤고, 2017시즌은 마이너리그를 전전했다. 박병호는 실패한 경험도 자양분으로 삼았다. 그는 "미국 무대에서 비록 부진했지만, 모든 야구 선수가 밟아보길 바라는 무대를 밟았다. 새 환경에서 뛰어난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어서 설렘이 컸다. 배움도 많았다"라고 돌아봤다. 실제로 KBO리그로 복귀한 박병호는 2018시즌 43홈런을 때려내며 녹슬지 않은 장타력을 보여줬다. 공인구 반발 계수가 낮아지며 '투고타저' 현상이 두드러진 2019시즌도 홈런왕(33개)에 올랐다. 박병호는 올해 만 서른 여섯살이다.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이 하락하는 현상)에 대한 우려가 크다. 최근 2시즌(2020~21) 부상과 부진을 겪으며 성적이 떨어지기도 했다. KT 이적은 이런 상황에서 이뤄졌다. 박병호는 "이전 2년 동안 남긴 성적은 분명히 실망스러웠다. 변명할 수 없다"라며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을 인정했다. 그래서 더 독기를 품었다. 개인 세 번째 이적에 대해 "이렇게 안 좋은 모습으로 끝낼 순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잘해야 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새로운 팀, 새로운 환경에서 야구를 한다. 이제 선수 생활도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데, 그 길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마지막 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병호는 지난해까지 KT의 주전 지명타자이자 팀 리더 역할을 맡았던 유한준의 은퇴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박병호는 "KT에는 유한준 선배뿐 아니라 경험 많은 고참급 선수들이 많다. '내가 반드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한다'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생긴 좋은 분위기가 올해도 이어질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말보다는 행동과 결과로 보여주는 선배가 될 생각이다. 박병호는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건 당연하다. 훈련과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KT 젊은 선수들에게 보여주겠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좋은 메시지가 전달될 것"이라고도 전했다. 이적할 때마다 터닝 포인트를 만든 박병호가 2022년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선다. 안희수 기자 2022.01.0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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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로하스, 우즈·테임즈와 어깨 나란히

멜 로하스 주니어(30·KT)가 2020년 KBO리그 최고의 선수로 인정 받았다. 로하스는 30일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2020 KBO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 각 지역 언론사 취재기자 112명이 행사한 투표(만점 896점)에서 로하스는 653점을 획득, 2위 양의지(NC·374점)를 제쳤다. 이로써 로하스는 투수를 포함해 역대 6번째, 타자로는 3번째로 MVP를 차지한 외국인 선수가 됐다. KT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시즌 MVP를 배출했다. 미국으로 떠나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로하스는 "이강철 감독님과 코치, 동료, 프런트의 지원 덕분에 타격 4관왕과 MVP를 수상할 수 있었다"는 영상 메시지를 전했다. 로하스는 2020 정규시즌 출전한 142경기에서 타율 0.349·47홈런·135타점·116득점·출루율 0.417·장타율 0.680을 기록했다. 홈런·타점·득점·장타율 등 4관왕을 차지했다. 최다 안타 2위, 타율과 출루율은 3위에 올랐다. 양의지가 NC의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공로를 앞세워 MVP에 도전했지만, 로하스가 이겼다. 로하스는 2017년 6월, 조니 모넬의 대체 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없었고, 마이너리그 기록(837경기 타율 0.258)도 저조했다.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그는 KBO리그 데뷔 첫 10경기 타율도 0.167에 그쳤다. 미국으로 날아가 로하스 영입을 주도한 이충무 KT 운영 차장은 "로하스의 빠른 공 대처는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수준으로 봤다. 하체를 잘 활용하는 타격도 인상적이었다. 변화구 대처 능력도 좋은 타자였다"고 돌아봤다. 로하스는 7월 이후 출전한 68경기에서 타율 0.305·17홈런·장타율 0.596를 기록했다. 2018 정규시즌에서는 43홈런을 치며 이 부분 공동 2위에 올랐다. 로하스는 야구 집안에서 태어났다. 부친 멜 로하스 시니어는 MLB 통산 525경기에 등판, 126세이브를 기록한 투수였다. 사촌 모이세스 알루는 현역 시절, 올스타만 6번 선정된 스타 플레이어다. 로하스의 시선도 항상 MLB를 향했다. 2018시즌 종료 뒤 KT가 재계약 제안을 했을 때도 고민했다. 그러나 MLB 구단의 계약 조건은 성에 차지 않았다. KBO리그에서 기량을 더 갈고닦기로 결심했다. 2019시즌 대비 애리조나(미국)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그는 "KBO리그에서 최고 선수가 된다면 더 좋은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KBO리그에서 더 성장했다. 스위치 히터인 로하스는 우타석에 들어서면 위압감이 떨어졌다. KBO리그 데뷔 직전, 귀넷 브레이브스(애틀란타 산하 트리플A) 소속으로 뛴 마이너리그에서도 우타석 타율이 0.248에 그쳤다. KBO리그에서 뛴 2017~18시즌에도 좌타석(타율 0.308)보다 우타석(타율 0.276) 기록이 저조했다. 그는 타격 자세와 메커니즘에 변화를 주며 좌투수 상대 변화구 대응력을 키워갔다. 올해는 우타석에서 타율 0.379·13홈런을 기록했다. 벌크업 여파로 움직임이 둔해지자, 올 시즌을 앞두고 체질 개선에 힘을 썼다. 유연성을 키운 덕분에 더 좋은 타구를 생산할 수 있었고, 더 민첩한 외야 수비도 보여줬다. 지금까지 MVP를 수상한 외국인 타자는 타이론 우즈(1998년·OB 소속)와 에릭 테임즈(2015년·NC 소속)뿐이었다. 우즈는 외국인 선수 제도 원년(1998년) 42홈런을 터뜨렸다. '국민 타자' 이승엽과 홈런왕 경쟁을 펼치며 리그를 달궜다. 테임즈는 2016년에는 역대 최초로 40홈런-40도루를 달성했다. 로하스가 두 타자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인정받으며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 계보를 이었다. 이제 관심은 로하스의 거취에 쏠린다. MLB와 일본 구단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연일 나온다. 지난해 두산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MVP를 수상한 조쉬 린드블럼도 KBO리그에서 향상된 기량을 인정받고 밀워키와 계약했다. 테임즈도 마찬가지였다. 로하스는 MVP 수상 뒤 "내년에도 KT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며 잔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최우수신인선수(신인상)는 KT 소형준(19)이 차지했다. 560점 만점에 511점을 획득했다. 소형준은 2020 정규시즌에서 13승6패·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류현진 이후 14년 만에 10승 이상 올린 고졸 신인 투수가 됐다. KT는 2018년 야수 강백호에 이어 두 번째로 신인왕을 배출했다. 소형준은 "단 한 번뿐인 상을 받아서 영광이다. 이강철 감독님과 선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는 소감을 남겼다. 안희수 기자 2020.11.3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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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역사' 견인한 로하스·양의지, 역대급 MVP 경쟁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 경쟁은 양의지(33·NC)와 멜 로하스 주니어(30·KT) 2파전으로 좁혀질 전망이다. 정규시즌 성적을 바탕으로 지난 1일 야구기자협회 회원들이 투표를 마쳤고,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 시상식이 열린다. 2020 KBO리그 정규시즌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박용택(LG), 김태균(한화), 권오준(삼성) 등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야구를 이끌어온 스타 플레이어들이 마지막 발자취를 남겼다. 젊은 선수들은 '폭풍 성장'했다. 데뷔 6년 차 구창모(NC)는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 떠올랐고, 2017년 신인왕 이정후(키움)와 2018년 신인왕 강백호(KT)도 정상급 타자로 거듭났다. KT 신인 투수 소형준은 13승을 거두며 국내 선발투수 다승 1위에 올랐다. 팀 성적도 마찬가지다. 막내 두 팀이 리그 2강을 구축했다. '9구단' NC는 83승 6무 55패를 기록하며 창단 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꾸준히 데이터 야구를 심화하고, 과감한 투자로 전력을 강화한 결과였다. '10구단' KT도 후반기 승률 1위를 기록하며 창단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내친김에 리그 2위까지 올라섰다. 현장과 프런트의 긴밀한 협업과 소통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 반면 원년 구단 삼성, 롯데, KIA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8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 SK도 9위에 그쳤다. 제 9·10구단의 반란은 향후 KBO리그 판도 변화를 예고하는 사건이다. 혁신을 향해 도전하고, 최적화된 운영 시스템 구축하지 못하면 한순간에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게 증명됐다. NC와 KT는 시즌 MVP를 놓고 경쟁할 전망이다. 도약을 이끈 일등공신인 양의지와 로하스가 유력 후보다. 양의지는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8(10위)·33홈런(4위)·124타점(2위)·OPS(출루율+장타율) 1.003을 기록했다. 역대 포수 최초로 시즌 30홈런·100타점을 넘어섰다. 홈런 기록은 커리어 하이. 득점권 타율(0.425)도 빼어났다. LG 김현수에 이어 리그 2위다. 심적 부담이 큰 4번 타자로 나서면서도 임무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양의지의 성적이 더 빛나는 이유는 그가 KBO리그 최고의 포수이기 때문이다. 빼어난 투수 리드로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었다.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평균 대비 수비 기여도(WAA)는 1.001이다. 리그 주전 포수 중 가장 높다. 도루 저지율(42.9%)도 1위다. 주장 역할도 잘해냈다. 지난 2월 애리조나(미국)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그는 "LG 김현수도 이적생이지만, 주장이 됐고 팀을 바꿨다. 나도 '팀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그는 두산 주장이었던 오재원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양의지가 묵묵히 잘해나가더라. 개인 성적을 떠나서 가장 고생했다"며 격려했다. 사령탑의 평가가 양의지의 팀 기여도를 대변한다. 소속팀을 1위에 올려놓은 올 시즌은 데뷔 첫 MVP 수상 적기라는 평가다. 로하스도 개인 성적과 팀 기여도 모두 빼어나다. 그는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9(2위)·47홈런·135타점·116득점·장타율 0.680·출루율 0.417를 기록했다. 타점·득점·홈런·장타율 부문 1위다. 타율과 최다안타 그리고 출루율 부문도 모두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7.93이다. 리그 야수 중 1위 기록이다. 시즌 초반, 4번 타자 강백호의 득점권 타율이 저조한 상황에서도 로하스가 클러치 능력을 발휘했다. 덕분에 KT가 후반기에 도약할 수 있었다. 로하스는 KBO리그에서 뛰며 성장한 외국인 타자다. 장타력은 2018년 43홈런을 기록할 만큼 원래 뛰어났다. 4할대 출루율을 처음 달성했다. 타격 지향점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볼카운트가 유리할 때는 공격적이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콘택트에 집중한다"며 로하스의 변화를 짚었다. 타격 기술도 향상됐다. 스위치 히터인 그는 우타석(좌투수 상대)에서 상대적으로 약했다. 그러나 꾸준히 자신에 맞는 스윙을 연구했고, 기존 클로즈드 스탠스(closed stance·앞발을 닫는 자세)에서 스퀘어 스탠스(square stance·두 발이 평행을 이루는 자세)로 수정하며 변화구 대처 능력을 향상했다. 상대 투수에겐 악몽 같은 타자로 진화했다. NC는 꼴찌로 추락한 2018시즌 종료 뒤 4년 총액 125억원을 투자해 FA(자유계약선수) 양의지를 영입했다. KT는 미국 현지 코디네이터 데이브 디프레이타스와 이충무 운영팀 차장의 안목과 노력이 더해져 '흙속의 진주' 로하스를 영입할 수 있었다. 팀 역사가 가장 짧은 신생팀이 이상적인 전력 보강을 해낸 것이다. 둘의 MVP 경쟁은 NC와 KT 노력과 의지가 만든 결과물이기도 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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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감독이 본 로하스의 변화, 2스트라이크 이후 승부

2019시즌을 앞둔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열린 KT의 스프링캠프. KBO 리그 세 번째 시즌을 앞둔 멜 로하스 주니어(30·KT)의 시즌 목표는 명확했다. 메이저리그(MLB) 재도전. 로하스는 2018년 겨울부터 미국 무대 진출을 시도했다. 실제로 계약 제안도 받았다. 그러나 40인 로스터 진입이 보장되지 않은 '스플릿 계약'이었다. MLB 계약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분리하자는 내용이었다. 선수에게 불리한 조건을 거부하고 로하스는 KT와 재계약했다. 당시 그는 "2019시즌도 43홈런을 기록한 2018시즌만큼 좋은 성적을 낸다면 MLB에서 더 좋은 오퍼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2019시즌 로하스는 타율 0.322·24홈런을 기록하며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 기록을 더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지난겨울에도 MLB 구단과 계약하지 못했다. 2020년 로하스는 달라졌다. 전보다 팀 배팅에 집중하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2스트라이크 이후 로하스의 타격을 보면 그걸 알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25일 수원 NC전을 6회말 상황을 복기했다. 1-1 동점 상황에서 황재균이 2루타를 치며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후속 타자 로하스는 볼카운트 1볼-0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NC 선발투수 마이크 라이트의 몸쪽 컷 패스트볼을 공략했지만 파울에 그쳤다. 이어진 3구째 커터에도 배트를 헛돌렸다. 로하스는 이후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 3개를 모두 골라냈다. 컷 패스트볼, 커브, 포심 패스트볼 조합이었다. 아래로 떨어지는 공 다음에 몸쪽으로 빠른 공이 들어왔다. 배트가 쉽게 나갈 수 있는 상황에서 인내심을 발휘했다. 이강철 감독은 "이 승부를 보면서 로하스가 달라졌다고 느꼈다. 지난해까지는 1사 3루에서도 (팀 배팅이 아닌) 자기 스윙을 하던 선수다. 그러나 올 시즌은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한다. 이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로하스의 공격성이 줄어든 건 아니다. 이강철 감독은 "주자가 없거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는 원 바운드 투구에도 스윙할 때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주자가 있을 때, 상대 투수가 유인구나 변화구로 덤빌 때는 신중하게 바뀐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볼넷을 골라내고 있다. 이 감독은 "예전 같으면 스윙해야 할 공을 로하스가 참아내고 있다. 투수 입장에서는 상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하스가 달라진 점은 기록도 뒷받침한다. 로하스는 28일 기준으로 풀카운트 승부를 42번 기록했다. 규정 타석을 채운 KT 타자 가운데 세 번째로 많다. KBO리그 볼넷 1위 김재환(두산)도 풀카운트 승부는 49번이다. 로하스가 타석당 끌어낸 투구 수는 4.00개. 지난해(3.77개)보다 더 신중한 타격을 하는 것이다. 이강철 감독은 "나도 로하스에게 이런 변화의 이유를 물어보고 싶다"며 웃었다. 로하스는 이미 답했는지도 모른다. 올 시즌 그는 "KT에서 오래 뛰고 싶다"고 말했다. 개인 기록보다 팀 공헌도로 평가받겠다는 뜻이다. MLB가 아닌 KT에서 말이다. 광주=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7.3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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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 금액 '감소' 로하스, 오히려 동기 부여 기대

2020시즌에는 기량과 멘탈이 한 단계 성숙해진 로하스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외인 타자 로하스 멜 주니어(30)는 2019년 마지막 날 KT 잔류 소식을 전했다. 계약금 5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합의했다. 총액은 150만 달러. 이로써 KT는 외인 타자 교체로 생기는 변수를 지웠고, 타선의 무게감도 유지할 수 있었다. 주목되는 지점이 있다. 계약 규모다. 그는 2019시즌은 연봉 100만 달러, 계약금 50만 달러를 받았다. 인센티브는 20만 달러. 총액과 보장 금액 모두 삭감이다. 구단은 재계약 의사를 전했고, 선수는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가 있었다. 지난해도 협상에서 유리한 쪽은 선수였다. 예상과 다른 결과. KT 구단은 끌려가지 않고 고과 기준대로 선수를 평가하고, 연봉을 적용했다. 로하스가 리그 정상급 외야수로 인정받긴 했다.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2·24홈런·104타점을 기록했다. 5번 타자 역할을 준수하게 해냈고, 시즌 종료 뒤 외야수 부분 골든글러브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그러나 주전 중견수로는 낙제점을 받았다. 외야수임에도 수비율이 0.971에 불과했다. 700이닝 이상 소화한 리그 중견수 가운데 최저 기록이다. 수비 범위를 평가할 수 있는 RNG(수비 범위 관련 득점 기여)도 -1.39에 불과했다. 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는 마이너스였다. 대체 선수로 영입된 로하스는 한국 무대에서 변화구 대처 능력을 키웠고, KBO 리그 대표 역수출 선수 에릭 테임즈의 행보를 확인한 뒤 자신도 같은 길을 걷기 위해 벌크업으로 공격력 강화를 노렸다. 2018시즌에 43홈런을 치며 성과를 거뒀다. 반발력이 저하된 공인구로 치른 2019시즌도 홈런 부문 5걸에 포함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기동력이 떨어졌고, 주전 중견수로는 아쉬운 수비력을 보여줬다. 타석 내실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지난 시즌 득점권에서 0.297에 불과했다. 세 자릿수 타점 덕분에 가렸지만, 클러치 능력은 개선이 필요했다. 구단은 인센티브로 선수에게 동기 부여를 했다. 선수도 구단이 바라는 점을 이해했다. 로하스는 "차기 시즌, KT의 센터 라인이 강화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재계약 소감을 전했다. 전반적으로 경기 집중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선상 파울 타구를 쳐다보고 있다가 장타를 단타로 만드는 본헤드 플레이를 하기도 했다. 실력은 인정받지만 프로 의식이 더 필요했던 선수다. 차기 시즌에는 달라진 자세로 임하는 로하스가 기대된다. 현시점에서 메이저리그 진출이 여의치 않다는 점도 선수의 마음가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총액이 감소한 계약을 했지만, 개선된 모습으로 시즌을 치른 뒤에는 더 후한 대우를 받을 수도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1.0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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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크리스 데이비스, 13일 경기에서도 희비 쌍곡선

한글로는 같은 음절인 두 크리스 데이비스의 희비가 다시 한 번 다른 곡선을 그렸다. 볼티모어의 데이비스(33)는 오늘도 못 쳤다. 13일(한국시간)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원정에서 대타로 출전했지만 2루수 정면으로 향하는 직선타로 아웃됐다. 팀이 4-6로 뒤진 상황. 9회 2사 뒤 나섰다.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지만 오늘도 결과가 안 좋았다.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선수다. 지난해 9월 1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부터 62타석 연속 무안타, 54타수 연속 무안타를 기록했다. 이미 1984년 토니 베르나저드의 57타석 연속 무안타 기록, 2011년 에우제니오 벨레스가 갖고 있던 46타수 연속 무안타를 훌쩍 넘어섰다. 2013, 2015시즌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인 그는 2016시즌부터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타율은 2할 초반에서 1할 대로 내려갔고, 홈런은 38개에서 26개 그리고 16개까지 줄었다. 그는 2016시즌, 볼티모어와 7년 총액 1억6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2022년까지 92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이 남아 있다. 대타로도 쓰기 어려운 타자. 볼티모어의 근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반면 오클랜드의 데이비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먼저 두 자릿수 홈런 고지에 선착했다. 글로브 라이프 볼파크에서 열린 텍사스 원정에서 소속팀이 1-6, 5점 차이를 추격하며 동점을 만든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날 경기 승부를 가른 중월 솔로 홈런을 쳤다. 메이저리그 전체 선수 가운데 가장 홈런이 많다. 2016시즌 42홈런을 치며, 존재감을 알린 데이비스는 2017, 2018시즌도 각각 43홈런과 48홈런을 기록하며 리그 대표 거포로 인정받았다. 올 시즌도 7할이 넘는 장타율을 기록하며 오클랜드 타선의 중심으로 인정받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2019.04.1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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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스 반등, KT 타순 변화 핵심

40홈런 타자가 침묵하고 있다. 시즌 초반 승 수 확보가 필요한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29)의 반등이 절실하다. kt는 개막 첫째 주 여덟 경기에서 2승6패를 기록했다. 순위는 10위. 팀 타율 2위(0.282) 평균자책점 5위(4.65)에 오를 만큼 전반적인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조화가 부족했다. 그나마 5연패 이후 맞은 KIA와 홈 개막 시리즈에서는 타순 변화가 통했고, 외인 투수들이 호투하며 연승을 거뒀다. 3차전에서는 다시 타선이 침묵하며 연승을 이어 가지 못했다. 4번 타순 무게감이 크게 떨어졌다. 로하스가 부진하다. 팀이 치른 전 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은 0.200(30타수 6안타)에 그쳤다. 타점도 1개뿐이다. 그는 지난해 43홈런을 기록하며 이 부문 2위에 오른 거포다. 그러나 올 시즌은 아직 홈런이 없다. 삼진(11개)도 kt 타자 가운데 가장 많다. 리드오프 박경수, 2번 유한준 그리고 3번 강백호의 타율은 모두 3할2푼이 넘는다. 기록뿐 아니라 타격 메커니즘도 좋다. 특히 강백호는 개막 첫째 주 리그 타자 가운데 가장 많은 안타(15개)를 기록하며 로하스 앞에 많은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로하스는 득점권에서는 더 약하다. 16번 타석에 들어섰지만 안타는 1개뿐이다. 타율은 0.071. 10번 이상 득점권에 나선 리그 전체 타자 가운데 타율이 가장 낮다. 박경수와 강백호의 출루율은 4할이 넘지만 4번 타순에서 해결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5번 타자로 나서는 윤석민도 타격감이 좋지 않다. 상대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4번 타자와 승부에서 신중하고, 아직 감을 잡지 못한 후속 타자와 상대하려고 한다. 그러나 현재 kt를 상대하는 팀은 오히려 4번 타자와 승부를 보려고 한다. 지난달 31일 열린 KIA와 3차전도 그랬다. 1-2로 뒤진 5회말 2사 2·3루에서 강백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KIA 벤치는 고의4구를 지시했다. 만루 위기를 감수하고 로하스와 승부했다. 결과도 좋았다. 바뀐 투수 이준영이 2루수 뜬공으로 로하스를 잡았다. 이강철 감독은 로하스의 타격감에 대해 말을 아꼈다. "선수가 신경 쓸 수도 있다"며 말이다.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숫자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KBO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선수다. 기량은 검증됐다. 그러나 빠른 반등이 필요하다. 4번 타순에서 거듭 득점 기회가 끊기고 있다. 이 감독도 고민이 생길 만하다. 강백호에게 아직 '4번' 부담은 주고 싶지 않다. 잘 치고 있는 현재 타격감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황재균도 지난해 그 자리에서 부침을 보였다. 윤석민도 컨디션이 안 좋다. 대체 선수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kt는 2016~2018시즌도 4월까지는 승률 5할 언저리를 지켰다. 화력은 뒤지지 않았다. 시즌 최종 성적은 9위 또는 10위였다. 중·후반으로 갈수록 투수진이 부침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예년보다 낮은 승률을 기록하면 목표는 걷잡을 수 없이 멀어진다. 로하스의 침묵이 길어진다면 벤치도 변화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개막 2주 차, 로하스의 타격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2019.04.02 06:00
야구

도약 절실한 하위권 5팀, '새 얼굴' 효과 볼까

지난해 가장 큰 이변은 한화의 상위권 도약이다. 한용덕 감독 부임으로 바뀐 팀 분위기, 외인 타자 한 명의 영향력, 젊은 선수들의 선전 등이 전력 상승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시켰다. 시즌 개막 전 평가되는 객관적 전력이나 순위 전망도 비웃었다. 야구는 리그 최하위 팀도 4할 승률은 확보할 수 있는 종목이다. 가장 많은 선수가 그라운드를 나서 상호 작용한다. 그리고 변수가 쏟아진다. 최근 두 시즌 동안 절대 강팀도 사라졌다. 모두 반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다섯 팀도 마찬가지다. 쇄신을 노리고 큰 변화를 단행하거나 공격적 투자를 했다. 기대감을 높이는 외인도 영입했고, 신인왕을 노리는 유망주를 얻은 호재도 있다. 새 얼굴이 주는 활력이 변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삼성은 외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했다. 팀 아델만과 리살베르토 보니야가 모두 규정 이닝을 소화했지만 세부 기록은 아쉬웠다. 오프 시즌에 덱 맥과이어와 저스틴 헤일리에게 각각 90만 달러를 투자했다. 헤일리는 마이너리그 154경기에서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안정감을 보여 준 투수고, 맥과이어는 메이저리그 구단 토론토가 1라운드에 지명한 유망주 출신이다. 지난해는 5위 KIA에 승률이 뒤져 6위에 그쳤다. 불펜진은 탄탄해졌지만 선발진 승 수와 평균자책점은 하위권이었다. 특히 외인 투수의 1승이 아쉬웠다. 최근 3년(2016~2018시즌)간 10승 이상 기록한 선수도 없다. 삼성은 새 외인 듀오가 평균 이상의 기량만 보여 줘도 재도약을 기대할 수 있다. 7위 롯데는 신인 투수가 주목받고 있다. 바로 경남초 출신 1차 지명 투수 서준원이다. 유형은 우완 사이드암, 최고 구속은 시속 153km다. 그는 지난해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우승의 주역이다. 공만 빠른 게 아니라 투구 유형 특유의 강점인 공끝도 좋다는 평가다. "다른 팀이었다면 이대호 선배를 상대해 보고 싶다"며 배포 있는 모습을 보여 줬다. 지난해 신인왕 강백호(KT)가 증명했듯, 자신감은 신인 선수에게 꼭 필요하다. 3선발이던 박세웅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아 상반기 복귀도 불투명하다. 당장 5선발 로테이션 확보가 숙제다. 조정훈이 떠나고 박진형의 부상 재활이 변수인 불펜도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 서준원은 "꼭 1군에 머물고 싶다. 어떤 보직이든 맡을 수 있다"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8위 LG도 외인 새 얼굴에 기량이 중요하다. 수 년째 덕을 보지 못했다. 기량이 저하되거나 부상에 시달렸다. 지난해도 팀 타율 대비 득점 생산이 아쉬웠다. 홈런 등 장타력도 낮은 편이다. 새 외인 토미 조셉은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선수로 기대받고 있다. 필라델피아 소속으로 나선 빅리그 두 시즌(2016~2017년) 동안 43홈런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591경기에서도 90홈런을 쏘아올렸다. 미국 언론도 그의 한국행에 놀라움을 드러낼 정도로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다. 1991년생, 아직 어린 나이도 그의 매력이다. LG는 김현수가 뒷받침할 장타자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NC는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를 영입했다. 공격력 강화, 젊은 투수 성장이 기대된다. 그의 합류 효과는 이미 2019시즌 기대치에 포함돼 있다. 변수는 진짜 새 얼굴인 이동욱 감독이다. 그는 프로 무대 감독이 처음이다. 당연히 경험 부족이 예상된다. 그러나 선수, 지도자 사이에 신뢰가 두텁다는 평가가 있다. 한 야구인은 "코치 시절 선수단 지도를 위해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공부하는 열정을 가졌다"고 전했다. NC는 지난해 최하위다. 그러나 양의지 영입, 신축 구장 입성, 스타 출신의 코치진 합류로 기대치가 높아졌다. 김경문 감독의 후임이라는 부담도 있다. 이 감독이 뒷모습이 아쉬웠던 몇몇 파격 인사의 전철을 밟을지, 새로운 리더십으로 NC의 재도약을 이끌지 관심이 모인다. 마지막으로 kt의 경우, 역시 투수 이대은에게 시선이 모인다. 그를 영입하기 위해 최하위 경쟁을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kt의 약점인 토종 선발진 전력을 보완하고, 인정받는 스타성으로 관중 동원 증가에도 가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2019.01.02 10:19
야구

다시 만난 김현수와 조셉, LG가 기대하는 시너지 효과

LG는 다시 만난 김현수(30)와 새 외국인 타자 토미 조셉(27)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김현수와 조셉은 2017년 미국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고 짧게나마 함께 뛰었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두 번째 시즌이던 2017년 7월 말 볼티모어에서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됐을 당시 조셉은 필라델피아의 중심타자를 맡던 중이었다. 김현수는 2017년 종료 이후 LG와 115억원에 FA 계약, KBO 리그에 복귀했다. 조셉은 이듬해 3월 텍사스로 옮긴 뒤 다시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하자 지난 11월 말 한국 무대 도전을 선택했다.새 외국인 타자가 KBO 리그에서 성공하려면 적응력은 필수다. 그런 점에서 LG는 김현수가 조셉의 적응력을 도울 것으로 기대한다. 더군다나 김현수는 2019년 LG의 신임 주장으로 선임됐다. 이미 새 외국인 선수의 낯선 한국 무대의 적응을 도운 적이 있다. KBO 리그 첫 시즌인 올해 9승4패 평균자책점 3.07을 기록한 타일러 윌슨은 "김현수는 특별한 친구자 좋은 선수다. 내가 한국에서 생활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고 했다. 김현수는 2017년부터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윌슨과 볼티모어에서 함께 활약했다. 윌슨은 "언젠가 김현수와 '한국 무대의 같은 팀에서 뛰어 보자'고 장난스럽게 얘기를 나누곤 했는데, 현실로 이뤄져 놀랍다"며 "김현수는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언제나 열심히, 100% 최선을 다해 훈련하는 좋은 친구다"고 귀띔했다. LG 구단의 관계자는 "김현수가 윌슨의 한국 무대 적응을 도왔던 것처럼, 이번에는 조셉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다. 김현수와 조셉은 중심타선을 형성한다. 3~4번이든, 4~5번이든 타선이 붙어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앞타자의 활약은 후속타자의 부담감을 줄여 줄 수 있고, 찬스를 만들어 연결할 수 있다. 김현수는 올 시즌 타격왕(0.362)을 차지했고, 20홈런 101타점을 기록했다. 그가 9월 초 부상으로 이탈한 뒤 LG는 팀 성적이 더욱 고꾸라지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조셉은 빅리그 통산 249경기에서 타율 0.247 43홈런 116타점을 올렸다. LG는 최근 몇 년간 외국인 타자 활약도가 크게 떨어졌던 만큼 조셉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결국 타선에서 해 줘야 할 두 선수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수비에서도 마찬가지다. 김현수는 2018시즌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장기 부상 이탈로 인한 포지션 연쇄 이동으로, 주 포지션인 좌익수는 물론이고 1루수로도 많이 나섰다. 좌익수로 518⅔이닝을, 1루수로 452⅓이닝을 뛰었다. 주포지션이 1루수인 조셉이 KBO 리그에 일찍 녹아들면 김현수는 주 포지션인 좌익수로 나서며 컨디션 조절에서 훨씬 용이할 수 있다. 팀과 개인 모두, 여러모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18.12.24 06:00
야구

신입 외인 100만 달러 시대, 애매해진 재계약 대상자들

대부분의 신입 외인 몸값이 100만 달러로 산정되면서 재계약 대상의 외인 협상이 애매해졌다.17일까지 계약이 발표된 KBO 리그 '신입' 외국인 선수는 총 17명이다. 이 중 옵션을 포함한 연봉 총액이 100만 달러(11억2000만원)인 선수는 8명. 90만 달러 이상을 받는 선수도 3명(헤일리·맥과이어·톰슨)이나 된다.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교체한 NC는 신규 영입한 외인에게 모두 100만 달러 계약을 안겼다. 투수와 타자를 1명씩 새롭게 영입한 LG도 마찬가지다.지난 9월 열린 KBO 제5차 이사회가 만든 진풍경 중 하나다. 당시 이사회는 '신규 영입 외인의 총액 100만 달러 제한'이라는 규정을 신설했다. KBO 리그에서 새롭게 뛰게 될 외국인 선수의 계약 금액을 연봉·계약금·이적료를 포함해 총액 100만 달러로 제한한 것이다. 터무니없는 이적료를 제시하는 미국 내 구단의 횡포를 막고 외국인 선수 영입에 들어가는 과다 지출을 막아 보겠다는 결단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았다.A구단의 외국인 스카우트는 "60만~70만 달러면 영입할 수 있는 선수들도 100만 달러에 영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100만 달러 제한을 역이용해 '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달라'는 풀 베팅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었다. 1년 전 영입된 키버스 샘슨(전 한화) 리살베르토 보니야(전 삼성·이상 당시 70만 달러) 같은 선수들도 올해 계약할 경우 100만 달러를 받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2018년 KBO 리그의 경우 대부분의 신입 외인들 몸값은 70만~80만 달러 안팎에서 형성됐다. 심지어 대체 선수로 시즌 중 영입돼 재계약한 제이크 브리검(넥센)과 제이미 로맥(SK)의 총액이 각각 65만 달러, 85만 달러에 불과했다. 올해 쏟아지는 100만 달러 계약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이유다.문제는 계약의 역풍이다. 재계약하는 외인 입장에선 신규 외인이 받는 총액 이상을 원할 수밖에 없다. 100만 달러(연봉 80만 달러)를 받고 2018시즌을 뛴 멜 로하스 주니어가 대표적이다. 로하스는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05 43홈런 114타점 114득점의 성적을 남겼다. KBO 리그에서 기량이 검증되지 않은 선수들이 하나같이 100만 달러를 받으니 '차별화'를 원하는 것은 당연한 순리다. '최소 동결(150만 달러)'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협상 중인 삼성과 러프가 합의점을 아직 찾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지난 14일 재계약을 완료한 로맥처럼 선수 쪽에서 확실히 양보하지 않으면 협상이 빨리 끝나기 힘들다.선수의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 부담을 느끼는 것은 결국 구단이다. '신규 영입 외인 총액 100만 달러 제한'이라는 규정이 만든 새로운 계약 분위기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2018.12.1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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