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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식의 엔드게임] 키움증권은 왜 논란을 키우나

손혁 키움 감독의 사퇴로 인해 큰 피해를 보는 주체가 있다. 구단의 스폰서 키움증권이다. 손 감독이 경질(형식은 자진 사퇴)되는 과정을 본 야구인들과 팬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야구인들과 팬들이 화내고 욕하는 대상은 야구단이다. 비난이 향하는 지점은 실질적으로 야구단을 이끄는 허민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수감 중인 최대주주 이장석 전 대표다. 그러나 분노는 '키움'이라는 이름으로 표출된다. 키움증권은 히어로즈 야구단의 스폰서다. 이장석 전 대표가 2008년 야구단을 창단하면서 만든 수익모델이 바로 '네이밍 스폰서'다. 구단 이름을 팔아 돈을 받는 구조다. 우리담배(2008년), 넥센타이어(2010~2018년)에 이어 지난해부터 키움증권이 야구단에 돈을 대고 있다. 키움증권은 연 100억원을 5년 동안 지원하는 계약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폰서가 야구단에 총 500억원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 브랜드 이미지 제고다. KBO리그는 홍보 효과를 누리기에 아주 뛰어난 플랫폼이다. 국내 최고의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는 거의 매일 열리고, 전 경기가 중계된다. 지난해까지 매년 1000만 명 가까운 팬들이 야구장을 찾았다. 신문과 TV, 인터넷은 1년 내내 야구 뉴스로 넘쳐난다. 시총 2조원 규모의 키움증권이 한국을 대표하는 재벌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무대가 KBO리그다. 야구단을 소유하지 않으면서도 계약 기간에는 '키움'이라는 간판을 내걸 수 있다. 야구단 오너와 스폰서의 윈-윈 전략이다. 야구단이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면, 그래서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는다면 그렇다. 키움증권은 지난 2년 동안 충분히 유명해졌다.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SK·LG가 소유하고 운영하는 팀보다 성적이 좋았다. 박병호·이정후 등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들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의 활황과 맞물려서 이제 키움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업계에서의 위상과 500억원이라는 투자 규모를 보면 키움증권은 인지도만 높아졌다고 마케팅 목표를 이뤘다고 볼 수 없다. 키움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 비호감도를 낮추는 게 야구단을 지원하는 이유일 것이다. 키움 야구단이 연이어 사고를 치고 있는 가운데, 키움증권이 침묵하는 이유가 그래서 궁금하다. 업계 관행에 따라 키움증권과 히어로즈의 계약에는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막을 수 있는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키움은 끊임없이 사고를 쳤고, 논란을 키웠다. 그 과정에서 스폰서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는 것 같았다. 이장석의 '옥중 경영' 논란에 대해 당시 임은주 부사장의 내부자 고발이 있었을때도 키움증권은 조용히 있었다. 키움은 지난 6월 강정호의 복귀를 추진하다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소속이었던 2016년 12일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저지른 뒤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때 넥센 소속이었던 2009년과 2011년에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게 알려졌다. 그러나 키움은 그의 복귀에 나섰다. 기량과 상품성을 놓치기 싫었을 것이다. 결국 여론을 이기지 못한 강정호가 복귀를 스스로 포기했다. 그제야 김치현 키움 단장은 "선수가 (복귀 철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때도 키움증권은 침묵했다. 구단의 방침에 동조한 게 아니라면, 연 100억원을 쓰는 스폰서가 권리를 주장하지 못한 것이다. 손 감독의 사퇴 과정도 비슷하다. 정규시즌 종료(키움은 당시 3위)와 포스트시즌 개막을 앞둔 상황에서 사령탑을 해임했다. 손 감독은 구단과 갈등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걸 잘 아는 허민 의장이 손 감독을 선임했다. 그러나 키움 구단은 1년도 되지 않아 손 감독을 내쳤다. 구단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믿는다고 해도, 사퇴 이유는 '성적 부진'이다. 키움 논란의 핵심은 '황당한 의사결정'과 '불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이다. 야구단의 최대주주인 이장석 전 대표는 수년째 '옥중 경영' 의혹을 받고 있다. 그리고 그가 영입한 허민 의장은 사외이사 자격으로 실질적으로 구단주 역할을 하고 있다. 구단의 지분도, 법적 책임을 질 직책도 없는 허민 의장의 전횡을 다들 보고만 있다. 허민 의장 취임 후 키움의 지배구조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장면이 여럿 있었다. 지난해 2월 미국 애리조나 캠프. 허민 의장은 키움 유니폼을 입고 청백전 마운드에 올라 2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서건창을 땅볼로 잡고, 박병호에게는 강습 내야안타를 맞았으며, 이정후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다는 내용이 크게 보도됐다. 허민 의장은 느린 너클볼을 던진다. 그의 투구를 본 키움 선수들은 "공에 변화가 꽤 있었다"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선수가 아닌 사람이 마운드에 오르는 건 위험하며 무례한 행동이다. 그러나 키움 구단 직원은 "구단이 허민 의장에게 등판을 요청했다. 고사 끝에 마운드에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움 선수와 구단 직원의 말과 행동을 보면 현재 야구단의 주인이 누구인지 너무나 잘 아는 듯 했다. 구단의 요청을 받고 마운드에 올랐다는 허민 의장은 지난해 6월에도 퇴근하려는 2군 선수들을 붙잡고 라이브 피칭을 하기도 했다. 키움 프런트의 설명은 대개 또, 거짓으로 드러난다. 다른 구단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 키움에서는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키움 선수들은 툭 하면 바뀌는 감독을 믿고 따르지 않는다. '구단의 주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훗날 FA(자유계약선수) 계약에 유리하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더 많은 이들은 FA가 되면 팀을 떠나고 싶어한다. 야구팬들이 가장 혐오하는 코멘트가 "내 잘못을 야구로 갚겠다"는 말이다. 키움 구단도 그걸 모를 리 없지만, 모든 의사결정을 그런 방향으로 하고 있다. 성적 지상주의와 결과 만능주의에 지친 팬들은 윤리적인 문제에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하다. 이 리스크를 관리해야 브랜드의 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 악평이라도 좋다면 몰라도, 그게 아니라면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는 이해하기 어렵다. 허민 의장은 야구단의 '성적'을 '매출'로 이해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 인수합병 전문가 시각으로 보면 틀린 건 아니다. 키움증권도 그렇게 판단할지 모른다. 지난해 1월 키움 히어로즈 출범식에서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키움과 히어로즈는 유사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멋진 키스톤 플레이를 함께 보여주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박준상 대표이사(해임)는 "키움증권과 함께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들겠다. 더 강력한 '영웅군단'이 되겠다"고 화답했다. 그로부터 22개월이 지난 키움 히어로즈의 모습은 어떤가. 고객의 소중한 돈을 다루며 신뢰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아야 할 증권사는 과연 500억원 지원에 상응하는 효과를 봤을까. 오늘 고객으로부터 비난을 받아도, 내일 1승을 거둔다면 그걸로 만족할까. 그렇다고 해도 그게 키움증권의 미래 가치로 이어질 수 있을까. 안팎으로 곪아가는 키움 구단을 보면, 야구단의 '진짜 오너'가 도대체 누구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그리고 키움증권은 온갖 사고와 논란을 왜 지켜만 보는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키움증권은 500억원을 내고도 홍보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피해자일까. 그게 아니라면 혹시 야구단의 '진짜 오너'와 어떤 거래를 진행하는 계약자일까. 키움증권에 다른 목적이 있다면, 지금의 침묵을 이해 못할 것도 아니다. 김식 스포츠팀장 2020.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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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일 동안의 낯선 봄, 그 기억과 교훈

KBO 리그는 전례 없던 바이러스 정국 속에 낯선 봄을 보냈다. 현장은 경험하지 못한 변수들과 당면했고, 야구가 없는 3, 4월을 보낸 팬의 갈증은 커졌다. 그러나 방역 일선에서 희생한 의료진과 국민의 노력 덕분에 비로소 개막에 다가섰다. 구단과 사무국 그리고 야구팬이 지난 68일 동안 얻은 교훈도 적지 않다. 10구단이 한창 2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던 2월 넷째 주.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이 심화됐고 스포츠계도 긴장했다. KBO는 2월 27일, 3월 14일에 개막할 예정이던 시범경기 전 일정(50경기)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 시점부터 현장은 수차례나 초유(初有)의 상황을 받아들여야 했다. 처음에는 이동이 용이한 구단 사이에 연습경기가 추진됐다. 그러나 이내 무산됐다. 감염자가 발생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사무국이 금지했다. 호주, 미국에서 캠프를 진행하던 몇몇 구단은 연장을 선택했다. 그러나 국가 사이 출입국 제재가 시작되면서 귀국 일정을 당긴 구단도 있다. 대만에 있던 키움과 두산 2군은 전세기로 귀국했다. 외인 선수의 동행 문제도 불거졌다. 다섯(KT, 한화, 키움, LG, 삼성) 구단 소속 외인들은 각자의 고국으로 향했다. 이 시점까지는 국내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산 추세였다. 그러나 3월 중순을 기점으로 미국 등 해외 사정이 더 심각했고, 귀국 릴레이가 이어졌다. 정부 지침에 따라 이 선수들은 자가격리 기간(2주)을 보냈고,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장은 4월 20일까지 자체 청백전과 훈련만 소화했다. 선수들의 실전 감각 회복뿐 아니라 감염 예방까지 도모했다. 몇몇 구단은 소속 선수와 지도자 또는 협력 업체 인원이 발열 증세를 보이며 훈련을 중단하기도 했다. KBO는 감염자 추세,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대외 경기 시행과 정규리그 개막 날짜를 결정하려고 했다. 3월 말까지도 안갯속이었다. 그러나 4월 중순을 기점으로 확진자 수가 크게 줄어들었고, 정부도 '무관중' 진행을 전체로 야외 스포츠의 개막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4월 21일부터 대외 경기가 차질 없이 진행됐고, 같은 날 열린 제4차 KBO 이사회에서 개막 날짜(5일)가 확정됐다. 예정된 개막 날짜(3월 28일)보다 38일 미뤄진 본무대. 여전히 숙제는 많다.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이 권고되면서, 습관처럼 이뤄지던 현장의 행위들이 제약을 받는다. '무관중' 진행은 선수들의 집중력과 기운에 영향을 미친다.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감염자 수가 한 자릿수 이하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바이러스 정국의 종식 선언을 거론하기에는 시기상조다. KBO 리그도 긴장감을 유지할 때다. 이 정국을 과거처럼 바라볼 때는 아니다. 그러나 시범경기 취소가 발표된 2월 27일부터 정규리그 개막까지 야구계가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분명하다. 일단 현장은 자체 청백전 기간 동안 내부 인원의 기량을 더 세밀하게 살필 수 있었다. 1군 선수뿐 아니라 2군 선수도 확인했다. 올 시즌은 월요일 경기와 더블헤더까지 소화해야 한다. 백업층 확보는 필수다. 길어진 준비 기간 덕분에 해외 전지훈련에서는 추진하지 못했던 변화를 준 팀도 있다. KT 간판타자 강백호의 1루수 전향이 대표적이다. 각 구단은 바이러스라는 변수에 대처하는 매뉴얼을 추가할 수 있었다. 관중 감소가 전망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을 강구하는 움직임도 기민해졌다. 무관중 정국에서 야구팬의 관람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KBO는 144경기 체제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경기의 질을 염려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확인했다. 해외 언론의 시선이 모인 점도 호재다. 연일 KBO 리그 구단과 선수에 대한 소개가 나왔다. 개막 하루 전인 4일에는 미국 스포츠 매체 ESPN, 일본 SPOZONE과의 중계권 계약이 발표됐다. 리그와 선수의 경쟁력을 알릴 기회다. 리그 개막이 가능했던 한국의 시민정신도 자연스럽게 알려질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5.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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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카도, KBO 퓨처스리그 유무선 중계 '계약'

뉴미디어 스포츠 마케팅 기업 스포카도가 한국 야구의 미래가 만들어지는 현장을 전한다. KBO는 28일 "스포카도(대표이사 장원철)와 KBO 퓨처스리그 유무선 중계권 계약 및 업무 협약을 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 27일 야구회관에서 KBO 퓨처스리그 유무선 중계권 계약 체결 및 업무 협약식을 진행했다. KBO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향후 3년 동안 KBO 퓨처스리그의 유무선 중계 권리를 스포카도에게 부여한다. 퓨처스리그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스포카도는 올 시즌부터 KBO 퓨처스리그 경기를 연간 100경기 이상 제작하여 중계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 시즌에도 두산의 2군 자체 중계를 맡았다. 코로나19 정국으로 인해 야구팬의 갈증이 커지던 상황에서는 키움, 두산, LG의 자체 청백전을 중계하기도 했다. 중계의 질과 기술력은 이미 인정 받았다. 다가올 시즌도 5대 이상의 카메라를 설치해 퓨처스리그 선수들의 생생한 경기 장면을 전달할 예정이다. 후발 주자지만, 한국 야구 발전에 기여할 기회가 생긴 점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는 게 경영, 현장 실무진의 목소리다. 향후 네이버,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야구팬에게 퓨처스리그 관련 콘텐츠를 선사할 예정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4.2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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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극복 위해 준비한 의미있는 세리머니

프로야구 연습경기가 시작되자 선수들의 세리머니가 눈에 띈다. 그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리머니도 보인다.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싶었지만, 표현할 길이 없던 선수들은 이제야 세리머니로 그 마음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연습경기가 생중계되면서 야구팬들도 세리머니를 보고 힘을 내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올해 새로운 팀 세리머니를 만들었다. 치켜세운 엄지를 다른 쪽 손바닥이 받치는 동작으로 존경과 자부심을 뜻하는 수화 표현이다. 코로나19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국민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함께 이겨내자는 뜻이 담겨있다. 이 세리머니를 키움 선수들이 직접 만든 것은 아니다. '덕분에 챌린지 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방역 당국이 의료진들을 응원하고자 제안한 것이다. 현재 국민참여형 캠페인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키움 선수들도 이 캠페인에 동참한 것이다. LG 트윈스 선수들은 연습경기에 특별한 모자를 쓰고 나온다. 모자 정면에 '코로나19 OUT'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선수들이 자필로 작성했고, 지난 2일부터 팀 훈련을 할 때나 자체 청백전에서 이 모자를 착용했고, 연습경기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KBO 사무국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전 구단 통합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대부분의 스포츠가 멈춰 있는 지금, KBO리그는 5월 5일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그 의미 있는 발걸음에 야구 종주국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선수들이 선보이는 의미있는 세리머니와 캠페인은 더욱 진한 감동을 불러올 수 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04.2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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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야구' 화두는 뎁스, 강제 3차 캠프는 '유의미'

안갯속을 향하는 10구단에 가장 큰 화두는 뎁스 강화. 강제로 소화한 국내 3차 캠프는 무의미하지 않았다. KBO 이사회가 정규리그 개막 날짜(5월 5일)를 확정한 21일을 전후로 현장에서는 144경기 체제를 고수하려는 움직임을 향해 유감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나왔다. 염경엽 SK 감독은 지난 20일, 글로벌 스포츠 콘텐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흥행 배경을 사례로 전하며 경기의 질(質)이 한국 프로야구의 발전성을 좌우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의 생각도 비슷하다. 경기력 저하, 부상 빈도 증가를 우려했다. ◈'경기력 하락 우려하는 현장' 현장은 144경기 체제가 처음 도입된 2015시즌부터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아마 야구의 발전은 정체됐고, 프로 구단은 늘었다. 질적 향상이 동반될 수 없었다. 늘어난 경기 수 탓에 여력 안배가 필요했다. 매 경기 정예 자원을 투입할 수 없었다는 의미다. 승부가 기울면 1군에 어울리지 않는 선수들이 투입됐다.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고질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정 압박까지 받게 됐다. 코로나19 탓에 개막은 한 달 넘게 연기됐고, 우기(雨期)는 오지 않았다. 2020시즌은 더블헤더, 월요일 경기가 불가피하다. 체력 관리, 부상 예방이 어려워진다. 경기력으로 직결된다. 144경기 체제를 유지해야 스폰서십, 중계권 등 구단 수익에 타격을 받지 않는다. 현장도 안다. 그러나 좋은 경기를 선사해야 한다는 스포츠의 본질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는 감출 수 없었던 것. KBO는 여지를 남겼다. 내부 확진자 발생 등 추가 변수로 인해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경기 수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일단 144경기를 잡아둔 것. 이미 결정된 상황이기에 현장도 따르지 않을 수 없다. 김태형 감독도 "앞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며 이 상황 속에서 최선의 대응을 하려는 의지를 전했다. ◈'전화위복' 강제 청백전 시리즈 개막 한 달 만에 다가올 여름, 경험하지 못한 가을 정규시즌 경기. 전례 없는 변수가 많다. 2020시즌 최대 화두는 뎁스다. 매년 선수층이 두꺼운 팀이 좋은 성적을 내지만, 다가올 무대에서는 격차가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불펜진 활용과 관리가 매우 중요한 상황. 지도자들에게는 '내일' 과제가 아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정국 탓에 궁여지책으로 소화할 수밖에 없던 자체 청백전의 나날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리허설이 됐다. 각 팀 지도자들은 내부 전력을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해외 전지훈련에서는 주로 1군 선수들을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청백전을 통해 2군 선수들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준비할 수 있는 계기였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몇몇 젊은 선수들이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개막 초반에는 검증된 베테랑에게 기회가 먼저 가겠지만, 부진과 부상 등 이탈 변수가 생기면 쓰임새에 맞게 새 얼굴을 기용할 수 있다. 두산도 1군 전지훈련에 합류하지 못했던 1~3년 차 젊은 내야수들이 청백전을 통해 눈도장을 찍었다. 3년 차 권민석, 신인 박지훈 등 활력을 불어넣은 내야수가 많았다. 백업 순번도 3. 4순위까지 확보할 필요한 있는 시즌이다. 미래와 현재를 모두 대비할 수 있었다. KT는 염두에만 뒀던 변화를 추구하기도 했다. 주축 타자 강백호의 1루수 전환을 시도했다. 사령탑 심중에는 있었지만 미국(애리조나) 캠프에서는 꺼내 들지 못한 카드다. 이강철 감독도 "지난 시즌 많이 던진 투수들의 컨디션 조절, 강백호의 1루수 시범 기용은 청백전을 통해 얻은 수확이다"고 전했다. 악재는 많고, 부담은 늘었다. 그러나 각 구단 1군 사령탑들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직접 눈으로 백업 전력을 확인했다. 지난 한 달이 남긴 유일한 위안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4.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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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코멘트]유희관 "밸런스 좋았다, 만족스러운 투구"

두산 좌완 유희관(34)이 연습경기 투구 내용에 만족감을 전했다. 두산은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2020 KBO 리그 연습 경기에서 5-0으로 승리했다.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선발투수 유희관과 이용찬의 등판을 예고했다. 두 투수는 각각 5이닝과 4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선발 유희관은 2피안타·5탈삼진·무실점, 이용찬은 1피안타·무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은 2회 공격에서 집중력을 보여줬다. 1사 1루에서 박세혁이 중전 안타, 정수빈이 우전 2루타를 치며 선취점을 했다. 이어진 상황에서 국해성이 희생플라이, 박건우가 적시타를 쳤다. 6회 선두타자 대타로 나선 김재환은 좌월 솔로 홈런을 쳤다. 8회 공격에서 이흥련이 좌월 2루타를 치며 1점을 더 보탰다. 이용찬은 5-0으로 앞선 9회도 실점을 하지 않았다. 전날 열린 LG전에서 어수선한 수비 탓에 2-5로 패한 두산이 하루 만에 강팀다운 경기력을 되찾으며 승리를 거뒀다. 유희관은 이 경기에서 결과와 과정 모두 탁월했다. 느린 커브로 상대의 허를 찔렀고, 앞선 타석에서 변화구 승부를 한 타자에게는 낮고 정확한 코스로 속구를 뿌렸다. 배트조차 내지 못한 타자가 많았다.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유희관의 밸런스가 정말 좋다"고 했다. 사령탑의 말을 증명했다. 경기 뒤 유희관은 "결과가 좋아도 밸런스가 좋지 않으면 만족할 수 없다. 이 경기는 결과와 밸런스가 모두 좋았다"며 웃었다. 청백전 정국을 벗어나 다른 팀과의 경기에 등판한 점에 대해서도 "반가웠다"고 했다. 이어 "하루빨리 관중들이 가득 찬 잠실구장에서 등판하고 싶다. 중계를 통해서도 많은 관중을 부탁드린다"는 당부를 남겼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4.2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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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식의 야구노트] 야구의 새 법칙, 적자생존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33)는 등판 4시간 전부터 분(分) 단위로 움직인다. 오후 7시 5분 경기라면 정확히 3시 5분에 자신의 루틴을 시작한다. 지난해 류현진(33·토론토)의 트레이너로 다저스에서 생활한 김용일 LG 수석 트레이닝 코치는 “커쇼는 마사지 베드 높이를 ㎝ 단위로 정확히 맞춘다. 스파이크 끈을 맬 때도 시계를 본다. 왜 저러나 싶을 정도로 철저하다”고 말했다. 류현진도 루틴이 있다. 등판 전날 감자탕을 먹고, 경기 시작 4시간 전에 냉·온탕 찜질을 한다. 이승엽(44·은퇴)은 한때 야구장 가는 길의 차로까지 정해서 운전했다. ‘멘탈 스포츠’인 야구에서 선수들은 루틴을 통해 물리적 준비와 동시에 심리적 안정까지 얻으려 한다. 2020년 스포츠맨들의 루틴은 완전히 깨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겨울 종목 대부분이 조기 종료했다. 개막 직전 멈춘 야구는 일정 재개를 논의 중이다. 이달 초 한국과 미국 야구 일정이 모두 멈췄다. MLB는 한 달 넘게 ‘봉쇄’됐고, KBO리그는 자체 청백전을 했다. KBO 선수들은 “개막일을 모른 채 준비하는 게 가장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이례적 상황인 만큼, 야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 중이다. MLB는 5월 중순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30개 팀이 집결, 4~5개월간 단축 리그를 진행하는 ‘애리조나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홈 구장을 떠나서 무관중 경기를 치르기에 구단은 입장 수입을 올릴 수 없다. TV 중계권료 등 수입이라도 벌어 야구산업을 유지하자는 게 이 계획의 골자다. 커쇼가 이 계획에 강력히 반대했다. 그는 LA타임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야구를 하고 싶다. 하지만 가족과 몇 달간 떨어지는 건 동의할 수 없다. 무관중 리그는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걸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커쇼는 위대한 투수이면서 매우 가정적이다. 등판하지 않는 날에는 다저스타디움에서 아이들과 노는 게 그의 루틴이다. 한국이 방역에 성공하면서, KBO리그는 다음 달 초 관중 없이 개막할 전망이다. 그래도 전과는 다른 야구가 될 것이다. KBO의 ‘코로나19 대응 통합 매뉴얼’ 2판에 따르면,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침을 뱉지 못한다. 맨손 하이파이브도 금지됐다. 현장에서는 “낯설고 불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그들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세상은 바뀌었다. 코로나19 종식 전까지는 불편과 동행할 수밖에 없다. 김용일 코치는 “청백전을 치렀어도 선수들 집중력은 많이 떨어져 있다. 긴장감을 유지하고 철저히 준비한 선수들이 좋은 시즌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달라진 환경을 탓하기보다 효과적으로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 2020년 야구는 강자(强者)가 아니라 적자(適者)가 이기는 게임이 될 것이다. 김식 야구팀장 seek@joongang.co.kr 2020.04.21 08:23
야구

'NC 팬 모여라' NC, 청백전 네 경기 유튜브 생중계 예정

NC가 온라인 생중계를 이어간다. 9일 NC 구단은 '10일부터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자체 청백전 네 경기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한다'고 밝혔다. 중계가 잡힌 날짜는 10일, 14일, 17일, 10일 오후 1시다. 이규래 캐스터와 염종석 MBC경남 라디오 해설위원이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생중계를 시청하는 팬은 유튜브 댓글 창으로 진행하는 이닝 교대 간 퀴즈 이벤트, SNS 인증 이벤트에 참여해 NC의 2020 전지훈련 모자와 사인볼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이번 NC 청백전 생중계는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 카카오/Daum스포츠, LG U+프로야구, wavve(웨이브), kt Seezn, 아프리카TV 등으로 시청할 수 있다. 창원=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4.09 14:24
야구

프로 데뷔 6년 만에 두각 드러내는 LG 이상규

프로야구 LG 트윈스에 복덩이가 굴러들어왔다. 우완투수 이상규(24)가 인상적인 투구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상규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청팀 선발 투수로 등판, 3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했다. 투구수는 46개, 구속은 최고 147㎞를 기록했다. 이상규는 1회 1사 뒤 이형종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으나 김현수를 좌익수 뜬공, 채은성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이상규는 2, 3회도 큰 위기 없이 막아내면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상규는 최근 LG 마운드에서 가장 돋보이는 신예다. 스프링캠프와 국내 청백전을 포함해 6경기에서 9와 3분의 2이닝 동안 2실점(1자책)만 내줬다. 볼넷은 고작 1개. 이날 자체 중계 해설을 맡은 차명석 LG 단장도 "공에 힘이 있다. 최일언 투수코치가 공을 많이 들인 친구다. 눈여겨볼 선수"라고 호평했다. 2015년 청원고를 졸업하고 드래프트 7라운드 전체 70번으로 LG에 입단한 이상규는 데뷔 후 2군에서만 뛰었다. 우투좌타인 그는 고교 시절엔 주로 유격수를 맡으며 이따금 마운드에 올랐다. 주말리그에선 2,3학년 때 22이닝을 던진 게 전부다. 프로 입단 이후 투수로 전향한 이상규는 현역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 14경기(6선발)에서 2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했다. 시즌 막바지엔 1군 데뷔전(3분의 1이닝 2사사구 무실점)도 치렀다. 그리고 올해 전지훈련에 처음으로 참가하는 등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상규의 장점은 단연 구속이다. 지난 26일 청백전에서 등판한 이상규는 최고 150㎞ 강속구를 뿌렸다. 이날 경기에선 147㎞에 머물렀지만 3회에도 구속이 줄지 않은 모습이었다. 지난해보다 불펜 뎁스가 더 두터워진 LG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음을 보여줬다. 백팀 선발 송은범은 3이닝 2안타 3사사구 1실점(비자책)했다. 투구수는 60개, 최고 구속은 시속 145㎞. 송은범은 1, 2회를 잘 막았으나 3회 홍창기에게 볼넷을 준 뒤 패스트볼이 나오면서 2사 3루에서 전민수에게 적시타를 맞고 1실점했다. 그러나 추가점을 허용하지 않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03.30 15:02
야구

차명석 단장-임용수 캐스터 뭉친다…청백전 2회 생중계

일본 오키나와 평가전 중계 취소로 아쉬워한 차명석 단장과 임용수 캐스터가 다시 뭉친다. LG는 오는 26일과 30일 오후 1시 잠실구장에서 진행하는 자체 청백전을 생중계한다. LG 차명석 단장과 임용수 캐스터의 조합이 다시 이뤄졌다. LG는 오키나와 전지훈련지에서 연습경기를 중계할 예정이었다. 차명석 단장은 실행위원회에 참석한 뒤 임용수 캐스터와 함께 같은 항공편을 이용해 오키나와로 향했다. 하지만 일본의 한국인 입국 규제 강화 조처로 귀국을 앞당기는 바람에 중계가 성사되지 못했다. 이번 중계를 통해 입담이 좋은 두 사람이 처음으로 뭉쳐, 야구팬들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차명석 단장은 "시범경기 전 경기가 취소되고, 정규시즌 개막이 연기된 상황에서 팬들이 자체 청백전이나마 중계로 보며 야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26일 연습경기는 ‘LG U+프로야구’와 ‘U+모바일tv’ , 30일 연습경기는 LG트윈스 유튜브 채널과 ‘LG U+프로야구’, ‘네이버’, ‘카카오’, ‘wavve(웨이브)’, ‘kt Seezn’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연습경기 중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LG트윈스 공식 SNS계정(www.youtube.com/LGTwinsTV, www.Instagram.com/lgtwinsbaseballclub, www.facebook.com/lgtwinsseoul)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형석 기자 2020.03.2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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