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플레잉코치 김한윤(37)의 제2의 인생은 골과 함께 시작했다.
김한윤은 20일 상주 전과 24일 대전 전에서 결승골을 뽑았다. 두 골 모두 프리킥 상황에서 연결된 골이었다. 대전 전에서는 수비수를 맞고 굴절된 공을 끝까지 쫓아가 오른발로 돌려놨다. 김한윤은 "골 장면은 운이 좋았다"고 웃어 넘겼지만, 예사로운 몸놀림이 아니었다. 원래부터 골감각이 좋았냐고 묻자 "문일고 시절에는 리베로로 뛰면서 득점상도 받았다. 고등학교 3학년으로 기억한다"며 쑥쓰럽게 웃었다. 자료를 찾아보니 정말 그는 1992년 서울시종별선수권대회에서 득점상을 받았다. 당시 언론에 그는 신진원(37) 대전 코치와 함께 문일고의 공격을 이끄는 '골잡이'로 소개됐다.
광운대를 졸업하고 1997년 부천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김한윤은 수비수로 자리를 굳혔다. 제주(당시 부천)과 포항·서울을 거치며 김한윤이 리그에서 넣은 골은 5골(컵대회 포함·340경기)뿐이었다. 2006년 서울로 이적한 이후에는 한 골도 없었다. 김한윤은 "서울에서는 무조건 수비를 하는 것을 원했다. 공격은 못나가게 했다. 그래서 득점이 줄었던 것 같다"며 "나 말고도 공격에 재능이 많은 공격수가 많았기 때문이다"고 기억했다.
서울 시절에도 김한윤의 골 감각은 위기 상황에서 빛났다. 연맹기록에는 없지만 김한윤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넣었다. 그는 2009년 5월 감바 오사카와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6차전에서 후반 46분 결승골을 넣었다. 탈락위기에 몰렸던 서울은 그의 득점으로 간신히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은퇴를 번복하고 다시 부산에 합류한 그는 물 만난 고기마냥 득점을 올리고 있다. 김한윤은 "안익수 감독님은 기회가 될 때마다 무조건 나가라고 했다. 특히 세트피스에서는 적극적인 공격가담을 주문했다"며 웃었다. 이제 그의 목표는 6골이다. 김한윤은 "프로 생활 동안 넣었던 골을 올 시즌에 몰아 넣는 것이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김한윤은 "3개월 간 푹쉬었다. FC서울 구단이 선수시절 당한 코 부상을 치료해줬다"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래도 그는 "지난해부터 몸상태가 좋았다. 아직 뛸 수 있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은퇴 당시 아쉬움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때 마침 안 감독이 김한윤이 필요하다며 부산으로 불렀다. 김한윤은 "욕심이 났다. 후배들에게 정신적으로 도움이 되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은퇴를 번복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부산에는 젊고 유능한 선수가 많다. 내가 경기장에서 함께 뛰면서 자신감을 심어주겠다"고 말했다.
대전=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