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JYJ의 김재중(27)이 록을 앞세운 솔로음반 '마인(Mine)'을 발표했다. 타이틀곡 '마인'과 '원키스(One Kiss)'는 강렬한 사운드의 록음악이다. 아이돌 가수와 록음악의 조합은 뭔가 어색하지만, 김재중에게 관심이 있던 팬이라면 그의 솔로 장르가 록이 될 건 100% 예견가능했던 일이다. 공연장에서도, 일본 음반에서도 틈만 나면 록본능을 드러내왔다.
하지만 섣불리 도전했다가 욕먹기 딱 좋은 장르가 록. 용기를 내 록에 도전하기는 했지만, 김재중도 쓴맛을 볼까봐 마음을 꽤나 졸인 모양이다. "록을 즐기는 것과 진짜로 하는 건 정말 다른 문제더라고요. 태어나서 처음 녹음을 하는 사람처럼 지적도 많이 받고 긴장했어요. 다행히 좋은 평이 많아 실실 웃음이 나네요."
-왜 위험한 록을 택했나.
"제일 좋아하는 음악이니까 다른 답은 없었다. 아이돌이 록음악에 잘못 도전하면 마니아들한테 엄청 씹히지 않나. 걱정은 했지만, 어려서부터 즐겨듣고 부른 노래들이 록발라드다. 학창시절 500원짜리 동전 넣는 노래방 기계 반주에 맞춰 넥스트, 야다 형님들 노래를 정말 많이 불렀다."
-그룹에서 들려주던 미성과 전혀 다른 거친 음색이다.
"아이돌 그룹에 맞추기 위해 얇은 미성을 억지로 연습해 만들어 낸거다. 원래 목소리가 굵고 또 지르는 창법을 좋아했다. 작곡을 해준 시나위 출신 김바다 형님이 아주 섬세한 소리까지 록스타일에 맞게 디렉팅을 해주셨다. 생각보다 호평이 많은 건 다 김바다 형님 덕분이다."
-어떻게 김바다에게 도움을 요청했나.
"친하게 지내던 형님과 두 분이 아는 사이었다. 훌륭한 록뮤지션과 작업을 한다는 건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인다. 혹시 아이돌에 대한 편견 때문에 거절하실까 걱정이 많았는데 흔쾌히 응해주셨다. 창법과 목소리, 악기 사운드까지 모든게 형님의 가르침이다. "
-가사는 직접 썼는데.
"록은 내 전공이 아니니 작곡은 당연히 형님께 전체를 맡겼다. 하지만 노랫말에는 가수의 메시지가 들어가야 된다고 생각했다. 가사가 완성되면 형님께 보여드리고 조언을 구했다. 예전에 쓰던 가사들 보다 더 무게감 있는 걸 원하시더라. 심플하면서 함축적이고 센스있고 웅장한 느낌의 가사를 쓰라고 하셨는데 첨엔 무슨 소리인지 통 감이 잡히지 않았다. 한참을 헤매다 나온 가사가 '마인'이다."
-'마인'의 가사와 뮤직비디오가 화제다. 어떤 의미를 담은 건가.
"내 작은 영역의 자유마저 빼앗지 말아달라는 내용이다. 쇠사슬에 묶인 모습은 자유를 구속당하는 현실을, 가시나무 숲을 헤쳐나가는 장면은 고난을 극복해 가는 모습을 표현한 거다. 인생을 살다보면 다 고난이 있지 않나. 우리가 겪은 일쪽으로만 해석이 될까봐 좀 걱정이 된다. 상상은 자유니 각자의 해석에 맡긴다."
-절친한 김현중과 듀엣으로 록앨범을 낸다는 소문이 있었다.
"맞다. 워낙 둘 다 록을 좋아해서 언제가는 함께 스페셜 싱글이라도 내자는 얘기를 했다. 공연에서는 내가 노래를 맡고 현중이가 베이스를 치는 구상도 했다. 그런데 얼마 전 내 생일파티에 현중이가 오지 않았다. 이젠 다 끝이다.하하"
- 지난 해 김준수도 솔로앨범을 냈다. 솔로 활동의 의미는 뭔가.
"준수에게 마무리 작업 전에 노래를 들려줬는데 '형은 역시 록을 해야돼'라며 흥분을 하더라. 준수는 발라드, 댄스를 모두 잘하고 난 록을 좋아한다. 솔로는 최대한 각자의 장점을 살리는 작업인 것 같다. JYJ에서는 서로의 단점을 채워가며 팀의 음악을 한다. 사실 팀활동만 할 때는 서로 질투심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 각자 떨어져 활동하다 보니 멤버들에게 더 애착이 간다. 어딜가나 유천, 준수 얘기만 나오면 '걔네들이 내 멤버'라고 떠벌리고 자랑하고 싶다. 얼마 전엔 준수 솔로 콘서트에 가서 객석에서 공연을 보다가 경호원 몰래 사진을 찍었다."
-벌써 10년차 아이돌이 됐다. 돌아보면 어떤가.
"그 사이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좋은 추억들이 먼저 떠오른다. 사실 어젯밤에 한 시간 밖에 잠을 자지 못하고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할 일이 없길래 우리가 발표한 노래 130여곡을 모두 다시 들었다. 사랑을 받은 노래도 있고, 또 완전히 묻힌 노래도 있고, 기억이 새록새록 나더라. 참 벌써 세월이 그렇게 흘렀다니 신기하다."
-앞으로 10년을 그려본다면.
"신화 형들을 보면서 '나는 어떨까'란 생각을 가끔 한다.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멋진 모습으로 나이 들어가야 된다는 책임감이 있다. 지금까지 스스로 '팀에서 카리스마 담당하며 잘 버텼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요즘 어린 아이돌들을 보면 자괴감이 든다. 다들 피부에 광이 나더라. 데뷔 후에 피부과를 간 적이 거의 없었는데, 지난 달엔 무려 열 번이나 갔다. 작업하느라 얼굴이 많이 망가졌다. 예전엔 시간이 나면 혼자 곡쓰고 영화를 봤는데 요즘엔 피부과에 가서 관리받는다. 하하."
-일찍 결혼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계획은.
"아니 생각 바꿨다. 지금은 내 몸 하나 건사하는 것도 버겁다. 결혼은 꿈도 못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