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최고령인 서울 SK 가드 주희정(37·181㎝)이 환상적인 '6점 플레이'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SK가 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74-71로 이겼다. SK는 창원 LG와 공동 선두를 유지했다.
주희정은 60-64로 뒤진 4쿼터 5분42초에 순식간에 6점을 쓸어담는 활약을 펼쳤다. 일단 깔끔한 3점슛으로 1점 차까지 좁히더니, 삼성 가드 이정석이 공격을 시작하려고 하자 달려들어 공을 빼앗았다. 이어 골밑 2점슛을 넣으며 추가 자유투까지 얻어내 성공시켰다. SK가 60-64에서 66-64로 역전하기까지 딱 8초가 걸렸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결정적인 어시스트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72-70으로 앞선 경기 종료 40초 전. 김선형이 삼성의 공을 가로챈 걸 이어받아 정확한 어시스트로 김선형의 골밑슛을 도왔다. 주희정은 3점슛 4개를 포함해 17점·1어시스트·2가로채기를 기록했다. 양팀 통틀어 최다 득점이다. 주희정이 이날 뛴 시간은 22분 32초로 풀타임의 절반 정도다. 주희정이 17점 이상 기록한 건 2012년 1월 23일 고양 오리온스전(20점) 이후 약 2년 만이다.
주희정은 "오랜 만에 득점을 많이 해본 것 같다. 올 시즌 나의 역할을 식스맨이다. 김선형·변기훈이 지칠 때 들어가 내가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잘하는 것이다. 욕심을 버리고 희생을 해서 올 시즌 팀의 우승을 이끄는 게 목표다. 기회가 되면 식스맨상도 받아보고 싶다"고 했다.
주희정이 3쿼터부터 포인트가드 역할로 맹활약하자 경기 내내 부진했던 김선형(26·187㎝)도 덩달아 살아났다. 김선형은 4쿼터에만 결정적인 슈팅 두 방을 터뜨리며 승리를 도왔다. 69-70으로 뒤진 상황에서 3점슛→가로채기→2점슛을 연달아 기록했다. 김선형은 15점·5리바운드·6어시스트를 올렸다. 하지만 슛을 15차례나 던져 6번 성공에 그친 게 아쉬웠다.
문경은 SK 감독은 "주희정에게 늘 고맙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내주는 상황에서도 제 몫을 해주는 걸 보면 대단한 것 같다. 주희정 덕분에 김선형이 부담을 덜어 플레이가 더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한편 원주에서는 홈팀 동부가 LG에 69-82로 패하며 홈 경기 4연패에 빠졌다. 동부는 2쿼터까지 앞서나가다가 핵심 선수 김주성(35·205㎝)이 발목 부상을 당해 실려나가며 LG에 역전을 허용했다.
부산에서는 홈팀 KT가 원정팀 인천 전자랜드를 연장 접전 끝에 89-86으로 이기고 단독 4위로 올라섰다.
김환 기자 hwan2@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 yks0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