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 미드필더 안진범(22)은 프로에 데뷔한 지 3개월 된 신인이다. 아직 프로 생활이 낯설지만 올 시즌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대학 졸업장과 'K리그 영플레이어상'이다.
고려대 체육교육학과 2011학번 안진범은 대학 4학년에 재학중이다. 3학년을 마치고 프로에 진출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보통 대학 재학 도중 프로에 데뷔하면 자퇴하는 경우가 많다. 프로의 많은 훈련량과 주전으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으로 학업에 소홀해지면서 중도 포기하게 된다. 그래서 대학 축구부에는 4학년이 다른 학년에 비해 현저하게 적다.
하지만 안진범은 대학 졸업장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그는 "3년 동안 대학을 열심히 다녔다. 이제 1년이 남았는데 프로 생활이 힘들다고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까웠다"고 했다.
울산에서 숙소 생활을 하는 안진범에게 서울에서 열리는 수업 출석은 어려웠다. 그는 교수님께 양해를 구해 수업 대신 어려운 과제를 받아 주경야독했다. 낮에는 팀 훈련을 하고, 저녁에는 개인 훈련을 하고, 밤에는 열심히 책을 보면서 과제를 수행했다.
5월부터는 교직전공자들의 필수코스인 교생실습을 모교인 부산 부경고에서 하고 있다.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나 유니폼이 아닌 정장을 입고 학교에 출근해 교단 앞에 선다. 오후 5시에 수업을 마치면 피곤하지만 절대 개인훈련을 빼먹지 않고 있다. 다행히 교생실습 기간이 2014 브라질월드컵 휴식기와 겹쳐 팀 훈련을 소화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 안진범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중에 내가 지도자가 된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리그 7경기에 출전한 안진범은 지난 11일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프로 데뷔 골을 터뜨렸다. 섀도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안진범은 후반 16분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논스톱 발리슛을 넣었다. 국가대표 골키퍼 이범영(부산)이 슛을 막으려고 그라운드에 쓰러졌지만 간발의 차로 공이 이범영을 손을 지나쳐 골망을 흔들었다. 안진범은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안진범은 골 결정력이 있다. 후반기에도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고 칭찬했다.
안진범은 영플레이어상을 위해 공격포인트 10개를 목표로 잡았다. 그는 "내가 키(170㎝)가 작고 몸집이 크지 않아서 확실히 프로에서는 힘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리그 휴식기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해서 힘을 보강한다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