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에이스 밴헤켄(35)이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염경엽 넥센 감독은 그를 '평소대로' 기용할 방침이다.
밴헤켄은 올 시즌 17승4패를 기록하며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다. 5월27일 SK전부터 지난 13일 롯데전까지 14경기 연속 승리 신기록을 세웠다. 팀에는 '밴헤켄이 나오면 이긴다'는 기분 좋은 자신감을 안겼고, 상대에게는 더욱 압박감을 주며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좋지 않는 흐름이 계속됐다. 지난 8일 두산전과 13일 롯데전에서는 2경기 연속 5이닝 5실점에 그쳤다. 타선이 더 많은 점수를 뽑아내면서 밴헤켄에게 선발승을 안기긴 했지만 이전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결국 19일 LG전에서는 5⅔이닝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돼 연승 행진이 끊겼다.
그간 보여줬던 장점을 잃어버렸다는 평가다. 볼이 낮게 형성돼 타자들이 공략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공이 높게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체력'에서 그 원인을 찾는 시각도 있다. 밴헤켄은 올 시즌 넥센 선발 투수 중 유일하게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 염경엽 감독은 "힘이 떨어졌다기보다 볼이 높게 들어가고 있다. 파워 피처가 아닌 제구력 투수이기 때문에 제구가 안될 땐 고전을 한다. 본인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5~6번의 등판을 더 남겨둔 밴헤켄이 시즌 20승 도전에도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염 감독은 "20승을 하면서 어떻게 한결 같이 좋을 수 있나. 조금 안 좋을 때도 있는 것이다"며 두터운 믿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밴헤켄이 계속 난조를 보인다면 포스트시즌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염 감독의 답은 확실하다. 변화가 아닌 '평소처럼'이다. 로테이션 조정 등 없이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하겠다는 생각이다.
염경엽 감독은 "이런 모습도 밴헤켄이 평소 갖고 있는 것 중 하나다"며 "휴식 등을 위해 선발 일정을 조정하는 것 없이 그대로 간다. 밴헤켄도 순서대로 선발을 소화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 올 시즌 빨리 당겨쓰거나 등판을 미룬 적 없이 루틴을 이어줬는데, 지치는 것도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밴헤켄 역시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 중 하나로 일정한 선발 로테이션을 꼽았다. 그는 "이전에는 휴식이 불규칙했는데, 올해는 4~5일 로테이션을 돌면서 휴식이 정해진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9월15일부터 보름간 예정된 인천아시안게임 휴식기도 호재다. 염 감독은 "앞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아도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쉴 수 있다. 볼이나 체력에 문제가 있다면 쉬어야 하지만 지금은 그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그대로 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