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룡(29)은 당당했다.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은 FC서울에 1-0으로 승리했다. 슈퍼매치에서 3연패의 수렁에 빠져 있던 수원은 오랜 만에 웃었다. 정성룡의 선방이 눈부셨다. 전반에도 결정적인 서울의 슈팅을 두 개나 막았고, 경기 종료 직전 몰리나(34)와 1대1 기회도 온 몸으로 막아냈다. 정성룡은 이날 서울 팬의 조롱과도 싸워야 했다. 서울 팬들은 정성룡이 골킥을 할 때마다 '퐈이아'를 외쳤다.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부진했던 정성룡은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퐈이아'라고 올렸다가 비난을 받았다. 분위기를 파악 못한다는 이유였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정성룡은 당당하게 소감을 밝혔다.
-서울 팬들이 퐈이아를 해서 방해가 됐을텐데.
"너무 타이밍에 맞게 잘해주셔서…. 앞으로도 계속 해주셨으면 한다."
-서울전 3연패를 끊었다. 소감은.
"리그 전체를 보면 중요한 길목이었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수원과 서울 팬들이 많이 찾아온 이날 경기에서 좋은 경기를 해서 기쁘다."
-퐈이아라는 조롱이 심리적으로 어떻게 작용했나.
"그만큼 관심을 가져주신 것이다. 어떻게 보면 흔들릴 수도 았는 부분이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서울 전을 앞두고) 2일 전부터 합숙했다. 자체적으로 한 것이다. 준비를 열심히 했다."
-자체 합숙은 누가 제안하는가.
"주장인 (염)기훈이형부터 솔선수범한다. 선생님들은 안 해도 된다고 하지만 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기에 나서는 선수와 뛰지 않는 선수가 한 마음이 될 수 있어 좋다."
-브라질 월드컵 이후 국가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하고 있다.
"뭐…. 뭐……. 뭐……….(한참을 고민하더니)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딱 한 가지다. 선수는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내 나이가 서른을 넘고 마흔이 된 것도 아니다. 충분히 다시 할 수 있는 나이다. 수원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지난 여름 이적 시장에 해외진출 이야기가 나왔다. 진행 상황은.
"나는 잘 모르는 일이다. 왜 그렇게 기사가 났는지 모르겠다. 다른 것은 모른다. K리그가 이제 8경기 남았다. 거기에 집중할 생각이다."
-수원이 179일 만에 2위로 뛰어 올랐는데.
"겨울훈련 때부터 준비 많이 했다. K리그를 시작하기 전에 수원이 우승후보에서 배제됐다. 수원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는데 그러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도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한 팀이 됐다. 주장부터 막내까지 모두 잘해줘서 2위에 오를 수 있었다."
-K리그를 뛰면서 개인적인 목표는.
"목표야 아무래도 팀에서 최선을 다 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독일 국가대표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가 대세다. 때문에 발로 하는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난 더 성장할 수 있다.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