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구해설위원들은 3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울리 슈틸리케(61)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11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에 대해 "수비 해결 전략책"이라고 내다봤다. 앞선 4번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드러난 수비 문제점을 "해외파와 전북의 팀워크를 활용해 극복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했다.
이번 발탁에는 수비진의 변화가 특징적이다. 박주호(29·도르트문트)와 윤석영(26·브뢴뷔) 등 해외파 수비수들이 오랜만에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박주호는 지난 3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레바논전 이후 약 7개월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다. 같은 포지션인 윤석영은 5개월 만이다.
공교롭게 두 선수는 모두 현 소속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주호는 2016~2017시즌 분데스리가 9라운드가 진행된 현재 불과 2경기에 출전했다. 윤석영도 지난 시즌 소속팀(찰턴 애슬래틱)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덴마크 리그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지만 한 달이 지난 지난달 27일(한국시간)에야 데뷔 전을 치를 수 있었다. 국내 축구팬들이 두 선수의 발탁을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소속팀 내 컨디션과 최근 성적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슈틸리케 감독의 발탁 방향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테스트'성이 짙다. 대표팀은 오는 11일 캐나다와 평가전을 갖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측면 수비수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박주호와 윤석영을 점검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상철 울산대 감독 겸 JTBC 해설위원은 "그들(박주호·윤석영)의 경기력은 아마 전체적으로 확인이 됐을 것이다. 대표팀에 처음 뽑힌 것도 아니다. 뛰어난 능력이 있고 감독 입장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만한 카드"라고 말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 역시 "좌우 풀백처럼 지난 경기에 집중적으로 비판받았던 포지션에 변화를 줬다. 지금 뽑을 수 있는 최선의 옵션을 택했다. 경험 많은 박주호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월드컵 최종 예선 이란과 카타르전에서 보여 준 허점을 메꾸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전북 현대 선수들이 6명이나 기용해 유기적인 플레이를 강화하려는 시도 역시 눈여겨볼 부분이다. 전북은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김창수(31)와 최철순(29)을 비롯해 골키퍼 권순태(32), 미드필더 김보경(27)과 이재성(24), 공격수 김신욱(28) 등이 대표팀에 합류했다. 25명이 승선한 국가대표팀 4명 중 1명은 전북 소속인 셈이다.
유 위원은 "전북에서 많이 뽑혔다는 것은 현재 흐름이 가장 좋은 팀이라는 의미"라며 "각 포지션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이는 선수들이 뽑힌 것으로 보인다"고 전북 선수들의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비 같은 경우 조직력이 핵심이다. 선수간 호흡이 중요하다. 슈틸리케 감독이 국내 선수들이 전술 훈련을 숙지할 시간이 많다는 점도 생각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은 오는 1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캐나다와 평가전을 치르고, 15일에는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5차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