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영주는 이제 스무살이다. 그런데 필모그래피를 보면 스무살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
2011년 MBC '내 마음이 들리니'로 데뷔해 어느덧 7년 차 배우다. 게다가 16세에 청소년관람불과 판정을 받은 영화 '뫼비우스'에서 엄마에게 거세를 당한 아들 역을 맡았다. 또한 지난해엔 JTBC '솔로몬의 위증'에서 자살한 채 발견된 미스터리한 동급생을 연기했다. 풋풋한 나이지만 대부분 어두운 역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최근 종영한 KBS 2TV '란제리 소녀시대'에서는 짝사랑남 배동문으로 변신했다. 한 여자 정희만 바라보는 순수남이었다. 전작의 어두운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고 오히려 바보 같은 모습으로 호평을 받았다.
배우로서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는 서영주. 그와 만나 앞으로의 배우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란제리 소녀시대' 종영 소감은. "아직도 드라마가 안 끝난 것 같다. 몇 회 더 찍어야 할 것 같은데 끝나버렸다. 싱숭생숭하다. '란제리 소녀시대' 현장 분위기는 가족 같았다. 이 작품을 생각하면 '행복'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 짧아서 아쉽진 않나. "동문이와 정희가 잘 만나고 있는 모습을 10분이라도 보여줬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아직 풀지 않은 이야기가 많다. 정희 이모의 가정사·박혜주와 주영춘의 이야기 등이 궁금하다. 1979년도 시대상도 풀었을 수 있는데 아쉽다."
- 짝사랑을 성공했다. "결말이 만족스럽다. 동문이는 성공했다. 정희만 바라보는 해바라기였는데 한 번도 흔들린 적 없다는 게 자랑스럽다."
- 실제로 짝사랑 경험이 있나. "10대에는 누구나 한 번씩 짝사랑을 했을 것 같다. 지금까지 짝사랑한 마음을 표현 해 본 적이 없다. 굉장히 서투르다. 친해지려면 낯을 많이 가려서 오랜 시간이 걸린다."
- 동문이가 정희에게 이마와 코에 키스를 했다. 입술 키스는 없었다. 아쉽진 않나. "아쉽지 않다. 대본에도 명시돼 있었다. 처음엔 왜 입에 안 하는지 궁금해서 혼자 이유를 생각했다. 동문이 성격상 부끄러웠을 것 같다. 그래서 입이 아닌 코에다 한 것 같다. 설레임 가득했고 풋풋하고 꽁냥꽁냥했다. 오글거렸지만 이게 맞다고 생각한다."
- 만약 짝사랑이 이뤄졌다면 입에 키스를 했을 것 같나. "애초에 나를 싫다고 하면 따라다니지 않는다.(웃음) 나를 싫다고 하는 이유를 듣고 납득이 가면 바로 포기한다. 배동문이 아닌 서영주 이야기였다면 1,2회에서 이야기가 끝났다.(웃음)"
- 실제 연애 스타일은. "사귀기 시작하면 동문이처럼 한다. 그래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 극중 안경을 쓰고 나왔다. 설정을 본인이 했나. "시놉시스에 써있었다. 짧은 머리에 뿔테를 낀 남자였다. 그리고 정희가 날 봤을 때 '오, 신이시여'할 정도로 못 생겼어야 했다. 그래서 안경은 당연히 써야했다. 또한 동문이는 공부만 하는 아이이기 때문에 옷은 신경쓰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사준 옷만 입는 전형적인 남자 설정을 갖고 갔다. '손진처럼 입으면 자기를 봐주지 않을까'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조금씩 외형의 변화에도 신경썼다."
- 보나와의 호흡은 어땠나. "정말 좋았다. 정희와 동문이의 관계가 이어가는 과정을 어떻게 진행할 건지 확실하게 하려고 대화를 많이 나눴다. 쉬는 시간 리허설도 더하고 이야기를 하고 감독님의 조언도 들었다. 아이돌이라서 편견은 없었다. 다만 정말 많은 걸 하더라. 아이돌이라서 다가가기 어려워하던 찰나에 먼저 다가와서 고마웠다."
- 사투리 논란도 있었다. "처음에 사투리 써야한다고 들었을 때 막막했다. 게다가 대구 사투리였다. 부산 사투리는 유명해서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대구 사투리는 자료를 찾기도 힘들었다. 정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보나 누나가 대구 출신이라고 해서 도움을 받아서 다행이었다. 감독님도 대구 출신이었다."
- 사투리 부담이 컸겠다. "사투리도 사투리인데 감성의 문제가 더 컸다. 1979년을 살지 않았다. 그 배경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첫 방송을 배우들과 같이 봤는데 사투리를 많이 지적하더라. 댓글들을 보면서 이를 갈았다. 지적 안 받으려고 노력했다. 근데 사투리 연기가 만족스럽진 않다."
- 또 사투리 연기를 하라면 할 건가. "그 캐릭터가 전하는 메시지가 확실하면 당연히 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