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가 1세대 아이돌의 막강 파급력을 보여 줬다. 팬들은 '사돈의 팔촌'까지 앞세워 티케팅에 도전, 치열한 클릭 전쟁을 불렀다. 8만여 좌석은 순식간에 매진됐지만 일부 티켓들이 암표 시장에 나와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H.O.T.의 17년 만에 단독 콘서트 '포에버 하이- 파이브 오프 틴에이저스(Forever High-five Of Teenagers)'가 전석 매진됐다. 데뷔 22주년에 맞춰 티켓을 오픈하고 온라인 검색어를 휩쓴 것은 물론이고 예매처인 예스24와 옥션티켓에선 구매 대기자가 10만 명 넘게 몰리며 한때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다. 사이트 폭발에 상담원들의 전화도 폭주했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H.O.T.에 대한 재결합 문의가 있었다. 17년 전 한류를 이끌었던 바, 300석 일괄 구입이 가능하냐는 문의도 있었다는 귀띔이다. 멤버들도 티케팅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강타는 직접 티케팅에 참여하는 사진을 올렸고 토니 안은 '공연 영상 촬영이 늦어져 참여하지 못했다. 성원에 감사하다'는 글을 SNS에 게재했다.
특히 테이블석 예매는 전화로만 가능해 당일 오전 10시부터 전화기에 불이 났다는 전언이다. 테이블석은 엄마가 된 팬들 사이에선 가장 인기 있는 좌석인 만큼 암표 시장에선 최고가로 팔리고 있다. 중고 티켓 거래 사이트 티켓베이에는 테이블석 3연석이 189만원에 올라와 있다. SNS에는 200만원에 거래된 테이블석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암표가 활개를 치고 있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최고가인 SR석 14만3000원의 약 14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암표는 비단 H.O.T.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행법상 온라인상에서 거래되는 암표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인기 공연마다 암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앞서 주경기장에서 공연을 펼친 방탄소년단도 1000만원을 호가하는 암표에 골머리를 앓았다. 소속사는 팬클럽 혜택을 이용한 불법 양도 등 리스트를 만들어 활동에 제동을 거는 등 적극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H.O.T. 공연 주최사인 솔트이노베이션도 "매크로 등을 이용한 불법 예매를 비롯한 암표 거래에 대처한 뒤 2차 티켓을 오픈하겠다"고 밝혔다.
뜨거운 팬들의 성원으로 H.O.T. 멤버들은 공연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상표권 논란에 공식적으로 H.O.T.라는 명칭을 쓰진 못하지만 원만한 공연을 위해 다방면으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공식 굿즈 이야기가 나왔지만 정해진 것은 아직 없다. DVD·전국 투어 등 추후 일정 또한 서울 공연을 무사히 마친 뒤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번 공연은 2001년 해체된 H.O.T.가 17년 만에 정식으로 뭉쳐 펼치는 무대로, 10월 13∼14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총 8만 석 규모로 열린다. H.O.T.는 이곳에서 2001년 2월 27일 마지막 콘서트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