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으로부터 '가습기살균제' 사태 무마의 명목으로 뒷돈을 받은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지난 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 수재 혐의로 브로커 A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A씨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가습기살균제 사건 조사를 무마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애경 측으로부터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가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만큼 애경이 그를 통해 국회와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등을 상대로 진상 조사 시도를 무마하려 한 것으로 의심한다. 일종의 '브로커'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애경산업은 2002∼2011년 CMIT·MIT를 원료로 만든 '가습기 메이트'를 판매했다. 2016년 첫 수사 당시 CMIT·MIT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피했으나 이후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재수사 대상이 됐다.
사회적참사 특조위는 가습기살균제 사태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2017년 관련 특별법이 통과하면서 출범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두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1년간 직권조사하기로 의결했다.
검찰은 지난달 말 애경산업 등지를 압수 수색하고 A씨의 신병을 확보해 애경산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청탁을 했는지 여부와 특조위 등에 실제로 로비가 이뤄졌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더불어 환경부에서 가습기살균제 관련 업무를 담당한 직원 B씨가 환경부 기밀 자료 등을 애경과 SK케미칼에 유출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앞서 애경산업 압수 수색을 통해 이들 업체에 B씨가 내부 문건을 넘긴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 5일 B씨를 대기 발령 조치했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는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조속히 환경부를 압수 수색하고 관련자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