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네 번째 무산이다. '미스터트롯' 콘서트가 개최 사흘을 앞두고 행정명령에 따라 취소됐다.
서울 송파구는 21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규모 공연 집합금지 행정명령 공고(공고 제2020-1146호)를 내고 공공시설 내 대규모 공연 집합 금지를 알렸다. '미스터트롯' 콘서트가 열리는 KSPO는 송파구 관할이다. 공연을 이틀 앞둔 22일에는 리허설을 전격 취소했다. 대규모의 가수가 무대에 오르는 합동 공연이니 리허설의 중요성이 높다. 제작진은 전날 행정명령을 받아들이고 리허설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송파구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73명으로 행정명령이 떨어진 21일에도 다섯명이 나왔다. 콘서트는 전국 각지에서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 위생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송파구는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로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가장 높은 '심각'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 5일 내 9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송파구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음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무증상자의 경우 통제할 방법이 없어 N차 감염이 우려되고 확진자 발생 시 인원이 많아 신속한 역학조사 및 감염대처가 어려워 긴급한 집합금지 명령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미스터트롯' 제작사가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앞서 수 차례 연기 이후 안전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제작사 측은 관람객 및 출연진, 스태프들의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정부에서 권고하는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좌석 간 거리두기를 시행해 진행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또 수용인원인 1만 5000석이지만 좌석 간 거리두기로 인해 1/3 수준이 5200석만 사용한다.
제작사 측은 공연 재개 시점을 한 달 전에 알렸음에도 사흘 전 행정명령을 내린 점, 다른 이벤트와 비교해볼때 관할에서 작지 않은 규모의 뮤지컬이 그대로 열리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리고 있는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빈 자리 없이 꽉꽉 차고 있다. 일정 규모 이하의 공연장이라 한 칸씩 띄어 앉는 것도 없이 따닥따닥 붙어 있다. 1만명일때나 1000명이 모일 때나 감염의 위험은 마찬가지다.
공연장의 가이드라인은 있다. 국공립 공연장은 보수적인 방역 기준이 적용돼 문을 걸어 잠궜고 지난주 공연이 재개됐다. 지난 15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수도권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된 것을 토대로 민간 인력·자본이 50% 이상 들어오거나 민간과 공동 개최하는 경우 민간 피해를 막기 위해 예외적으로 공연을 허용했다.
가요계에서는 '미스터트롯' 공연 재개를 지켜보고 있다. 가장 먼저 치르는 대형 공연이며 탈없이 무사히 치른다면 본보기로 삼아 재개의 움직임을 보이려고 했기 때문이다. 가요 관계자는 "물론 코로나19라는 이슈가 커 공연을 진행하는게 무리가 있다지만 처음부터 진행을 못 하게 막았다면 이런 공분을 사진 않았을 것이다. 공연을 불과 사흘 앞두고 일방적인 행정은 안타깝다"며 "또한 같은 관할에서 대규모의 뮤지컬은 버젓이 공연하고 있다는 것도 애매하다. '미스터트롯'을 위해 지방에서 올라와 숙박까지 예약한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데 이번에도 또 줄줄이 취소 사태를 겪게 됐다"고 혀를 내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