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 교체는 세 차례 있었다. 공교롭게도 새 얼굴들은 모두 타자다. 어쩌면 코로나19가 낳은 결과일지도 모른다.
키움 히어로즈는 5월 30일 유틸리티 야수 테일러 모터(31)를 방출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내야수 애디슨 러셀을 영입했다. 러셀은 7월 28일 드디어 1군에 등록됐다. 외국인 선수를 바꾸는 데 무려 두 달이 걸린 셈이다.
2호 퇴출 선수는 한국에서 3시즌을 뛴 한화 이글스 제라드 호잉이었다. 한화는 호잉을 대신해 같은 포지션인 외야수 브랜던 반즈를 영입했다. SK 와이번스는 지난 2일 투수 닉 킹엄을 방출했다. 그런데 투수가 아닌 타자 타일러 화이트와 계약했다. 삼성 역시 허리 부상이 심각한 타일러 살라디노와 결별하면서 타자를 데려올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예년이라면 교체를 고려할 만한 성적의 외국인 투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투수를 새로 데려온 팀은 없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발투수를 데려와봐야 몇 경기 뛰지도 못한다. 타자는 매일 경기에 나가면서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투수는 그렇지 않을 경우 효율도 떨어지고, 회복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외국인 투수를 구하는 것도 어렵다. KBO리그에서 뛸 만한 수준의 선수들은 현재 메이저리그 60인 로스터에 올라있거나,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않아 실전감각이 떨어진 상태다. 전자의 선수는 데려오기가 쉽지 않고, 후자는 리스크가 크다.
올해부터 외국인 선수 제도가 바뀐 것 역시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까지 프로야구에선 외국인 선수는 한 경기에 최대 2명까지 나갈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외국인 선발투수가 나서는 날은 외국인 타자 2명 중 한 명만 출전했다. 지난해 삼성이 그랬다. 투수 저스틴 헤일리와 계약을 해지한 삼성은 외야수 맥 윌리엄스를 대체선수로 데려왔다. 덱 맥과이어가 선발인 날엔 또다른 타자 다린 러프만 주로 출전했고, 윌리엄스가 벤치를 지켰다.
그러나 올해는 3명이 동시에 출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SK는 리카르도 핀토가 선발로 나설 때도 제이미 로맥과 새 외국인선수 화이트를 함께 기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