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전역을 앞둔 상주 강상우. 사진은 지난달 18일 열린 대구전 팀의 두 번째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는 강상우의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전역까지 남은 시간은 3주. 지금 K리그1(1부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발 끝을 자랑하는 상주 상무의 공격수 강상우(27)에게 주어진 시간이다. 더 간절히 그의 전역을 기다리는 건, 어쩌면 강상우의 원 소속팀인 포항 스틸러스일지 모른다.
27일 전역을 앞둔 강상우는 외국인 선수들로 빼곡한 올 시즌 K리그1(1부리그)에서 득점 톱5 안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국내 선수다. 14경기에서 7골 4도움으로 주니오(울산·18골) 일류첸코(포항·10골) 세징야(대구·8골)에 이어 득점 4위에 올라있다. 5위 펠리페(광주·7골)까지 포함해 득점 톱5를 외국인 선수들이 점령한 터라, 강상우는 더 눈에 띈다. 도움을 포함한 공격 포인트도 전체 4위(11개). 국내 선수 득점 1위, 공격 포인트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강상우의 '공격 본능'이 개화한 건 올 시즌이다. 2014년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그는 지난해 1월 상주에 입대했는데, 포지션(수비수) 때문에 그동안 공격에선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않았다. 2018시즌 3골 2도움이 '수비수 강상우'가 기록한 최고 성적이었다.
올해 팀 내 측면 공격진에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강상우의 포지션이 바뀌었다. 김태완 상주 감독은 원래 공격수였던 강상우의 잠재력에 기대했다. 그는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2라운드 강원 FC와 홈 개막전부터 득점을 기록했다. 이후로도 강상우의 활약은 이어졌다. 특히 9라운드 수원 삼성전부터 14라운드 강원전 득점까지 최근 6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5골 2도움)를 올리며 상주의 '해결사'로 떠올랐다. 강상우의 활약에 힘입어 상주는 4위(승점25)로 대구 FC, 포항과 상위권 싸움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러나 그가 전역한 후에도 공격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강상우를 기다려 온 포항의 사정 때문이다. 포항은 '1588'로 불리는 일류첸코(30)-오닐(26)-팔로세비치(27)-팔라시오스(27) 외국인 4총사에 유력한 영플레이어상 후보 송민규(21) 심동운(30) 등 국내 선수들까지 공격 자원이 풍부하다.
대신 시즌 초반 좌우 풀백인 심상민과 김용환(이상 27)이 상무에 동반 입대하면서 포항의 측면 수비가 약해졌다. 김상원(28)과 권완규(29)가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포항 입장에선 측면 수비수로 뛸 수 있는 강상우의 복귀가 천군만마가 아닐 수 없다.
포항에서 원래 위치로 돌아간다면 강상우는 수비수에서 공격수로, 그리고 다시 수비수로 복귀하는 셈이다. 포항 관계자는 "강상우는 원래 공격수였다가 2016년 수비수로 포지션 변경을 하는 과정에서도 왼쪽과 오른쪽을 가리지 않았다. 성실하게 훈련하며 기량을 끌어 올렸던 선수다. 지금 상주에서 공격수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복귀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믿음을 보였다.
강상우는 상주 구단을 통해 "이런 날(전역)이 올 줄 몰랐는데 기쁘면서도 섭섭하기도 하다. 상주에서 좋은 기억이 정말 많다. 군인으로서, 또 사람으로서 많이 배운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