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대전전 득점 후 기뻐하는 수원FC 정재용. 한국프로축구연맹 우승 경쟁은 '현대가'만 펼치는 게 아니다. 지금 여기, 승격이란 목표에 모든 것을 건 K리그2(2부리그) 우승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지난 주말 A매치 기간 K리그1(1부리그)가 잠시 쉬는 사이, K리그2는 23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1위 다툼이 한창인 수원 FC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희비도 바로 이 라운드에서 엇갈렸다. 수원 FC가 대전 하나시티즌을 1-0으로 꺾은 반면, 제주는 안산 그리너스와 1-1로 비겼다. 23라운드 전까지만 해도 승점 2점 차로 앞선 제주가 1위를 지키고 있었고, 수원 FC가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형국이었다. 한 경기 만에 이 차이가 좁혀졌다.
23라운드 결과로 수원 FC(15승3무5패·승점48·45골)가 다득점에서 제주(14승6무3패·승점48·43골)보다 2골 앞서 1위로 올라섰다. 한참 1위를 질주하다 제주에 선두를 내주고 살얼음판 추격전을 벌여왔던 수원 FC로선 일단 되찾은 1위 자리가 반갑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9경기 연속 무패(7승2무)에 5연승을 질주 중인 수원 FC의 상승세만큼 12경기 연속 무패(8승4무)를 기록 중인 제주의 기세도 여전히 매섭다. 남은 경기는 단 4경기, 언제라도 순위가 바뀔 수 있는 만큼 두 팀 모두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각오다.
1위 수원과 2위 제주는 앞선 맞대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다음 경기는 오는 2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남은 일정 가운데 이들의 우승 경쟁 분수령이 될 경기는 명확하다. 오는 2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2 2020 25라운드, 제주와 수원 FC의 맞대결이다. 소위 말하는 '승점 6점짜리' 경기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이 우승 8부 능선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맞대결에서 승리했다고 해서 우승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까지 순위표 정상을 지켜 자동 승격의 부상을 획득하기 위해선 최종전까지 펼치게 될 레이스도 중요하다. 김도균(43) 수원 FC 감독은 "남은 경기 모두 결승전처럼 치르고자 한다. 총력전을 펼쳐 패하지 않은 뒤 제주전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에 맞서는 남기일(46) 제주 감독도 "수원 FC와 홈 경기에서 우리가 가진 것을 충분히 발휘한다면 다득점 없이 승점으로 유리한 위치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팀의 우승 경쟁 외에도 볼거리는 또 있다. 플레이오프 경쟁이다. 상주 상무가 연고지 협약 종료로 인해 다음 시즌 K리그2에서 재창단하면서 강등 한 자리를 확정했다. 상무가 순위상으로 K리그1 파이널 A에 진출한 덕분에 올 시즌에는 K리그1 11위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가 열리지 않는다. K리그2 플레이오프 결과만으로 승격할 기회인 만큼 플레이오프 경쟁은 더 치열하다.
플레이오프 티켓은 4위까지 주어지는데, 3위 서울 이랜드(승점34)와 4위 경남 FC, 5위 대전, 6위 전남 드래곤즈(이상 승점33)의 승점 차가 겨우 1점에 불과하다. 게다가 4~6위가 나란히 승점 동률을 기록 중이라 플레이오프 티켓의 주인공 역시 매 경기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