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NC는 2군(퓨처스리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43승 6무 34패(승률 0.558)를 기록해 남부리그 2위. 2013년부터 8년 연속 남부리그 정상에 오른 상무야구단(이하 상무)의 아성을 깨지 못했지만,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승차가 1.5경기에 불과했다. 총 10번의 맞대결에서도 4승 1무 5패로 대등했다. 상무는 지난해 2위에 무려 13경기 차로 앞선 압도적인 1위였다.
180도 달라졌다. 2019시즌 NC는 2군 성적이 처참했다. 28승 13무 54패(승률 0.341)로 남부리그 6개 팀 중 최하위. 북부리그를 포함해도 2군 11개 팀 중 유일하게 승률이 3할대였다. 팀 타율 10위, 팀 평균자책점은 9위인 총체적 난국이었다. 그런데 1년 만에 승률을 2할 이상 끌어올리면서 상무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팀 타율과 팀 평균자책점이 모두 남부리그 1위다.
NC 2군이 좋은 성적을 거둔 비결은 복합적이다. 우선 몇몇 유망주들이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다. 타선에선 김철호(22)가 2군 최다안타 1위, 최승민(24)은 도루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입단한 김범준(20)은 출루율 4위. 대형 유격수 유망주 박준영(23)까지 군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해 2군 라인업이 풍성해졌다.
마운드에선 1군 전력인 김진성과 임창민. 강윤구 등이 구위 조정차 2군에 머문 시간이 길어져 반사이익을 누렸다. 의미 있는 행보도 있었다. 투수 최고 유망주 정구범(20)이 2군 경기를 소화하면서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갔다. 입단 후 타자가 아닌 투수의 길을 선택한 안인산(19)도 재활을 끝내고 공을 잡았다. 신민혁(21)은 2군에서의 호투를 발판삼아 1군에 데뷔했고 2승까지 수확했다.
김종문 NC 단장은 냉정하게 바라봤다. 김 단장은 "2군 승패는 큰 의미가 없다. 1군 선수들이 많이 뛴 영향도 있다"고 몸을 낮췄다. 이어 "1군 선수들이 2군에서 뛰는 기간 성적이 좋았던 영향이 크다. 몇몇 선수들은 이닝이나 타석, 경기 출전 등을 세부적으로 나눠 적용하려고 했는데 부상자가 나오면서 계획대로 모든 걸 끝내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육성'은 KBO리그 10개 구단이 모두 쫓는 목표다. 하지만 달성하는 건 무척 어렵다. 리그 특성상 선수층이 얇고 쓸 수 있는 자원은 한정돼 있다. 1군에서 순위 경쟁을 하면 2군(퓨처스리그) 챙길 여유가 없다. 두각을 나타내는 2군 자원을 1군에 바로바로 올리다 보면 팀 경쟁력은 그만큼 약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