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애비규환(최하나 감독)'으로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치르는 정수정은 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연기는 할 때마다 늘 어려워했다. 실제로도 어렵다. 근데 즐거움이 더 크다. 매 현장이 늘 좋아 행복했다"고 고백했다.
"플레이어, 군인, 임산부 등 작품도 캐릭터도 남다른 선택을 이어가는 것 같다"고 하자 정수정은 "결론적으로 본다면 그때 그때 본능적으로 끌렸던 작품과 캐릭터를 선택한 것 아닐까 싶다. 내가 새로운 것을 원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야 안 질리고 재미있게 할 수 있으니까. 나도 내가 도전하는 사람인 줄 몰랐는데 내 필모그래피를 보면서 '특이하다' 싶었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 중에서도 새로운 재미를 느낀 작품이 있다면 어떤 작품이었냐"고 묻자 정수정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꼽으며 "연기를 몇 년 쉬다가 '하백의 신부를' 하고 '감빵생활'을 했다. 굉장히 현실적인 캐릭터였고, 무엇보다 작품을 통해 만난 선배, 언니, 오빠들이 연극을 하시던 베테랑 분들이라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에너지를 받았다. 그게 너~무 신기하고 멋있어 보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게 촬영을 하면서도 다 티가 났었던 것 같다. 뭔가 거기 사이에 앉아있는 것 만으로도 영향을 받더라"며 "연기에 대해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고, 작품도 재미있었고, 괜히 '이게 연기인가?' 싶기도 했다. 그 작품은 그런 기억이 많다"고 강조했다.
"'애비규환'의 토일처럼 정수정이 성장하게 된 특별한 계기도 있냐"는 질문에는 "솔직히 말하면 난 아직도 내가 10대 같다. 올해 27살인데 마음은 여전히 10대 같다"며 "어렸을 땐 27살이라고 하면 너무 어른 같았다. 큰 언니, 오빠 그런 느낌이었는데, 내가 직접 그 나이가 돼 보니까 그냥 똑같다. '언니 오빠들이 왜 그렇게 언니 오빠처럼 굴었지?' 그런 생각도 했고"라고 욾조려 또 한번 좌중을 폭소케 했다.
정수정은 "그래서 아직도 어떤 계기로 성장을 했고, 진짜 성장을 한게 맞는지 내 스스로는 잘 모르겠다. 알게 모르게 성장한 것 같기는 한데 내가 깨닫기 보다는 주위 사람이 알아 주는 것 같다"며 "다만 내가 맡은 것에 대한 책임감은 어릴 때부터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어린 시절부터 활동을 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학교 친구들을 계속 만났고, 여행도 많이 다녔다. 그 나이대에 비해서는 나름 자유롭게 산 것 같다"고 단언했다.
이번 영화는 첫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치르는 정수정의 파격 도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수정은 누구에게도 주눅들지 않고, 무엇이든 알아서 해내는 임산부 토일 역을 맡아 배우로서 또 한번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
'애비규환'은 똑 부러진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이 15년 전 연락이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 아빠를 찾아 나서는 설상가상 첩첩산중 코믹 드라마다. 12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