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국시리즈(KS)는 어쩌면 그들이 함께하는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다. NC와 두산 모두에게 17일 시작하는 KS가 중요한 이유다.
NC 간판타자 나성범은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노린다. 나성범은 올 시즌이 끝나면 비공개 경쟁입찰 방식인 포스팅 자격(7년)을 충족해 해외리그 진출을 시도할 수 있다. 그는 이미 대리인으로 MLB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까지 선임했다. 나성범은 지난 5월 미국 CBS 스포츠가 꼽은 'KBO 리그와 대만 프로야구리그(CPBL)에서 알아야 할 선수 10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NC의 창단 멤버인 나성범은 누구보다 KS 우승을 염원한다. 나성범은 "지난해 큰 부상을 당한 뒤 올해 복귀했다. 좋은 성적을 냈고, 동료들이 잘해줘서 정규시즌 우승을 했다"며 "마지막으로 KS 우승까지 한다면 올해는 대박일 것"이라며 기대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16일 열린 KS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 "나성범이 'MLB 진출을 선언하기 전 팀에 좋은 선물을 안기고 싶다'는 말을 했다. 믿고 경기에 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4(525타수 170안타), 34홈런, 112타점을 기록한 나성범은 중심타선에 포진해 NC 공격을 리드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두산은 올 시즌을 끝으로 주축 선수 대부분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다. 내야수 허경민과 최주환, 오재일, 김재호, 외야수 정수빈과 투수 유희관 등이 예비 FA이다. 두산의 6년 연속 KS 진출을 이끈 주축 선수들이지만, 시즌 종료 후 두산에 남을 것이라고 낙관하기 어렵다. 모 그룹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구단 사정을 고려하면 선수 이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두산은 최근 몇 년 동안 주축 선수들을 보냈다. 외야수 민병헌(롯데)과 김현수(LG), 포수 양의지(NC)가 FA 이적을 선택했다. 이번 KS가 최상의 전력으로 치르는 마지막 가을 야구가 될 수 있다. LG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두산 김재호가 "이 멤버들로 얼마나 더 야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좋은 선수들과 더 길게 갔으면 좋겠다"고 말한 이유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누구보다 이 상황을 잘 안다. 그는 KS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 "선수는 항상 대우를 받고, 좋은 곳에 가서 야구를 하는 게 맞다. 우리 팀은 항상 그랬다"며 "마지막으로 좋은 선수들끼리 해보자는 얘길 들었다. 있는 선수로 최선을 다하는 게 감독의 일이다. (외부 상황에) 개의치 않고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중요하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