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의 스포츠토토 논의가 본격화됐다. 스포츠 종목의 대표적인 수익 사업 중 하나인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도입에 대해 관련 단체들이 처음으로 공식 토론회를 열었다. e스포츠 주체들 사이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지던 스포츠토토 도입의 공론화가 시작됐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이상헌 국회의원은 8일 ‘e스포츠의 체육진흥투표권 도입 논의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한국e스포츠협회와 스포츠토토를 관리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토토 코리아, e스포츠 사업자 LCK 유한회사, e스포츠팀젠지e스포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한국프로축구연맹 등이 참여해 스포츠토토 도입의 시기적 적절성과 타당성에 대해 논의했다. 스포츠토토 관련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개적으로 의견을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e스포츠의 스포츠토토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야구·축구·농구·배구·경륜·경정 등의 경기 중단 및 축소로 스포츠토토 판매가 급감하면서 체육재정 손실이 가중되는 반면, 고용지원 등 사회보험성 지출 증가로 체육진흥 기금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대체재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e스포츠는 코로나19에도 비대면으로 정상 운영이 가능하고 스포츠토토의 수요층을 젊은 층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제시됐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김대희 박사는 “코로나19로 중단된 프로스포츠 리그를 e스포츠나 바둑·당구 등 비대면 스포츠가 대체하고 있고 대중의 관심과 기업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집콕 시대에 미래 세대를 위한 고전적인 스포츠에서 탈피해 새로운 수요 창출 등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e스포츠·바둑·당구 등의 체육진흥투표권 임시 투입으로 새로운 수요 확보와 불법 스포츠토토 유입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토토 도입을 위해 검토해야 할 사항도 논의됐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이민재 실장은 미성년자 부정·불법행위 및 불법시장 확산 방지책 마련, e스포츠 종목과 리그 운영 안정성 문제, 기존 발행 종목에 대한 법정 배분금 축소 우려 등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토론회를 지켜본 e스포츠 팬들은 승부조작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에 대해 크게 우려했다.
이에 대해 LCK 유한회사의 이정훈 사무총장은 “나이가 어린 선수들이 많다. 잘 몰라서 일어나는 일들이 많아 교육을 엄격하게 하고 있다”며 “9년간LCK 리그를 운영하면서 불미스러운 일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e스포츠의 스포츠토토 도입 필요성은 인정하면서 실제 도입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것이 많으며 앞으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입장을 같이했다.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은 “(스포츠토토 도입) 결론을 당장 내려고 하는 게 아니다”며 “e스포츠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까지 왔듯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사회적 논의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