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4·두산 베어스)가 외국인 타자 역대 최고 기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KBO리그 통산 684번째 안타를 쳐냈다. 커리어 4시즌 521경기 만에 나온 기록이다. 그는 이날 안타로 틸슨 브리또(6시즌 635경기 683안타)를 넘어 역대 외국인 선수 통산 최다안타 2위에 올랐다.
페르난데스는 KBO리그 첫해인 2019년 타율 0.344, 197안타를 치며 주목받았다. 장타력은 다른 거포 외국인 타자들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듬해에도 타율 0.340 199안타를 쳐 리그 최정상급의 안타 생산능력을 증명했다. 지난해에는 타율 0.315 170안타로 예년보다 페이스가 떨어졌다. 그러나 포스트시즌(PS) 타율 0.447(47타수 21안타)로 활약해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수비가 불안해 지명타자 출전이 많았음에도 두산은 그의 콘택트 능력과 꾸준함을 믿고 4년간 동행했다.
그러나 올 시즌 초 페이스가 다소 떨어졌다. 4월 타율은 0.295였지만 장타율이 0.347에 불과했다. 홈런은 하나도 없었고 2루타조차 5개에 불과했다. 병살타도 한 달간 9개에 달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당겨서 외야로 날아가는 타구가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페르난데스는 5월부터 살아났다. 5월 마수걸이 포와 함께 타율 0.326 장타율 0.474를 기록했고, 6월과 7월에도 3할 타율을 유지하며 시즌 성적과 장타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10일 기준 시즌 타율 0.318 OPS 0.783을 기록 중인 그는 현재 페이스라면 시즌 178안타와 2루타 28개로 시즌을 마칠 수 있다. 리그 평균 대비 공격 생산성을 의미하는 wRC+(조정 평균 생산력)도 135.1(스포츠투아이 기준)로 준수하다.
중심 타자 역할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올 시즌 페르난데스는 낮은 타구 각도로 인해 병살타가 벌써 25개다. 이는 역대 2위(1위 2020년 페르난데스 26개)로 신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그러나 해결사 역할은 충실히 해내고 있다. 주자가 없을 때 타율 0.299 OPS(출루율+장타율) 0.734를 기록 중인 그는 주자가 있을 때는 타율 0.337 OPS 0.835로 한층 더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득점권에서도 타율 0.337로 주자를 불러들이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페르난데스에게 남은 건 외국인 선수 역대 최다안타 기록이다. 역대 1위 기록은 한화 이글스에서 외국인 선수로 장수했던 제이 데이비스(979안타)가 보유하고 있다. 데이비스는 7시즌 동안 연평균 139.9안타를 기록했지만, 페르난데스는 현재 페이스로 시즌을 마친다면 4시즌을 744안타(연평균 186안타)로 마쳐 더 빠른 페이스를 기록하게 된다. 현재 페이스라면 두 시즌 안에 역전이 가능하다. 30대 중반의 나이인 만큼 재계약을 확신할 수 없지만, 잔류한다면 장수 외국인 선수의 역사를 새로 쓸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