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윤 (사진=일간스포츠 DB) 구미호는 떠나도 ‘김혜윤 표 여주’는 길이 남겠다. 까랑까랑한 발성부터 카랑카랑한 눈시울까지. 김혜윤이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을 무사 완주까지 ‘멱살 캐리’ 했다.
오는 28일 종영하는 SBS 금토드라마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이하 ‘오인간’)은 인간이 되기 싫은 MZ 구미호 은호(김혜윤)와 자기애 과잉 축구스타 강시열(로몬)이 운명으로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로맨스다.
올해 SBS 금토드라마 첫 타자로 편성됐으나, 역대 첫 방송 최저 시청률인 3.7%(이하 닐슨코리아 전국)으로 출발해 줄곧 2%대에서 고전했다. 구미호 설화를 자기애 넘치는 ‘MZ감성’으로 뒤튼 야심 찬 설정이 저퀄리티 CG와 헐거운 전개 방식으로 대중을 설득하진 못한 탓이다.
그러나 ‘호강 커플’을 지지하는 마니아 고정 시청층은 확실히 챙겼다. 설 휴방 직후 회차 9회에선 기다렸다는 듯 시청률이 급반등해 자체 최고 4.2%를 맛보기도 했다. 여기엔 김혜윤의 지분이 상당하단 평가다. 직전 출연작 ‘선재 업고 튀어’로 2030 여성 시청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김혜윤은 ‘900살 MZ 구미호’라는 설정마저 동시대 여성들의 감수성으로 소화했다. 사진=SBS 캡처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김혜윤은 ‘여성성’이 강조되거나 한 맺힌 정서의 기성 구미호 상과 전혀 다르게 캐릭터를 해석하고 자신의 스타일로 표현했다”며 “기성세대가 불편해할 정도로 욕망에 솔직하고 되바라진 모습에서 출발했지만, 로맨스의 주도권을 쥔 여성상부터 인간다움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메시지까지 빛냈다”고 짚었다.
이어 “김혜윤의 ‘원톱’ 자질을 보여줬다. 비교적 연기 경력이 적은 상대역을 리드하며 지금의 성과를 냈단 건 김혜윤이 한 프로젝트를 책임질 수 있는 배우임을 증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은호의 얄미운 미소가 사랑스러워 보이고, 붉은 눈가에 덩달아 벅차오르게 되는 건 ‘김혜윤 매직’이다. 특히 10회에서 파군(주진모)에게서 운명을 바로 잡으려면 사랑하는 이를 은장도로 찔러야 한다는 말을 듣고 나선 “그 재수 없는 선택 안 해”라며 결의를 보여준 뒤, 강시열이 자신을 찌르는 꿈을 꾸곤 눈물이 차오른 눈으로 말없이 그를 응시하면서 로맨스 기류를 정점으로 끌어올렸다. 사진=SBS 캡처 우는 얼굴이 같은 법도 없다. 마트 알바에서 잘리고 중고 거래는 사기당했다며 강시열에게 하소연하는 장면에서 지은 울상은 보는 이의 미소를 자아내 ‘로코’의 맛을 살렸다는 호평을 받았다. 김혜윤이 울리고, 김혜윤이 웃기는 ‘차력쇼’ 속 엔딩의 칼자루도 그가 쥐고 있다. 은호의 선택이 ‘해피엔딩’으로 갈 수 있을지 예측 불가한 전개 속 자체 최고 시청률을 새롭게 경신할지도 이목이 쏠린다.
한편 김혜윤은 이번 작품에 연기 외적으로 홍보에까지 애정 어린 노력을 기울였단 전언이다. 최종회 공개주에도 SBS 드라마 공식 SNS 채널에 ‘자컨’이 공개될 정도로 ‘마르지 않는’ 숏폼 영상을 촬영했다. 해외 팬의 호응 속 ‘오인간’은 넷플릭스 톱10 글로벌 TV쇼(비영어) 5위까지 오르며 3주 연속 차트 인(1월 3주차~5주차)에 성공했다.
‘오인간’ 레이스를 마친 김혜윤은 하반기 방영 예정인 ‘굿파트너2’로 SBS와 다시금 윈-윈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