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포럼’과 ‘부산엑스포 유치에 부정적 영향’을 이유로 국정감사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23일 국회와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21일 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국감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최 회장은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톡 먹통 사태와 관련해 국회 과방위의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바 있다.
최 회장은 4페이지 분량의 사유서에서 자신이 직접 기획한 '일본포럼'이 같은 날 개최된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부득이한 사유로 출석이 어려움을 양해해 달라"고 밝혔다. SK그룹은 지난 8월부터 한일 민간 경제협력 재건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고자 해당 포럼을 준비해왔다.
최 회장은 또 "다음 달 프랑스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 3차 총회에서의 경쟁 PT(프레젠테이션)를 총괄하며 책임지고 있다"며 "중차대한 경쟁 PT를 앞둔 상황에서 본인의 국감 증인 출석에 대해 유치위원회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전이 치열한 상황에서 증인 출석과 관련해 자극적이고 부정적 기사들이 양산되면 경쟁 PT의 효과와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룹 총수로서 공식적인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한 사과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번 사태로 다수의 국민이 큰 불편을 겪었고 관련 서비스 소비자, 중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발생한 점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SK그룹은 관련 조사에 협조해 사고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및 사후 대책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야는 최 회장의 불출석 사유가 타당한지 검토하고 있고, 국가적인 이유 등에 해당돼 수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국감에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을 제외하고 10대 그룹 총수가 출석한 사례는 없다. 특히 10대 그룹의 오너가들은 누구도 이번 국감의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