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훈(31)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총상금 1050만 달러)에서 3위에 올랐다. 이 대회에서 나온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이다.
이경훈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리질랜드의 콩가리 골프클럽(파71·7655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기록하며 3언더파 68타를 쳤다. 이로써 이경훈은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나흘 내내 60대 타수로 쾌조의 샷 감각을 뽐냈다. 2017년 창설된 더 CJ컵에서 종전 한국 선수 최고 순위는 2017년 김민휘가 기록한 4위였다.
이경훈은 4라운드를 선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 1타 뒤진 2위로 시작했다.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플레이한 이경훈은 보기 없는 플레이를 했지만, 매킬로이가 14~16번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1위를 굳혔다.
경기 후 이경훈은 "오늘 매킬로이, 커트 기타야마(미국) 등 착하고 재미있는 선수들과 함께해 좋았다"며 "우승은 하지 못 했지만, 매킬로이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발전해야 하는 부분을 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매킬로이와 비거리 30∼40m 차이가 났다"며 "또 오늘 기회가 많았지만 퍼터가 말을 듣지 않은 것도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기준 평균 비거리는 매킬로이가 321.3야드, 이경훈 302.5야드로 약 17m 차이였다.
PGA 투어 통산 2승을 기록 중인 이경훈은 "이번 가을 시즌에 우승 기회를 만들고 싶다"며 "아직 가을 대회가 한두 개 정도 남아 우승을 한 번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는 "챔피언 조에 더 많이 들어가서 우승을 바라보는 기회도 늘어나면 좋겠다"며 "우승도 한 번 더 하고, 메이저에서도 우승을 노려볼 위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매킬로이는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로 우승했다. 2위 기타야마를 1타 차로 따돌렸다. 우승 상금은 189만 달러(27억 1000만원)다. 올해 세 번째 PGA 투어 우승을 거둔 매킬로이는 이날 발표된 남자 골프 세계 랭킹에서 1위에 올랐다. 매킬로이는 2020년 7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랭킹 1위를 탈환했다.
더 CJ컵에서 공동 45위에 그친 전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7개월 만에 1위 자리에서 내려왔다.
더 CJ컵 마지막 날 김주형이 10언더파 274타로 공동 11위, 임성재는 4언더파 280타로 공동 34위에 자리했다. 대회 3위에 오른 이경훈은 세계 랭킹 33위로 지난주보다 9계단 뛰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