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간판선수는 단연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다.
대회 목표인 4강 진출, 그 과정에서 필수 조건인 '숙적' 일본 격파를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선수 개인적으로는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하고 나서는 첫 국제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WBC에 나서는 다수 '예비 빅리거'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 한다. 미국 스포츠 매체들은 이미 진작 이정후를 주목했다.
이정후는 이슈 포인트는 의외로 담담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언론과 야구팬이 WBC를 이정후의 쇼케이스 무대로 보는 시선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오직 "이길 생각뿐"이라며 WBC가 자신의 기량을 홍보하는 대회가 아닌 한국야구의 힘을 보여줄 기회라는 것을 강조했다.
여러 MLB 구단들이 이정후를 보기 위해 키움의 전지 훈련지(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를 찾았다. 이정후는 이미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로부터 자신에 대한 MLB 구단들의 평가와 분석은 끝났다는 것을 들었다. WBC에서의 퍼포먼스가 빅리그 진출에 극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해 팀(한국)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는 것.
한국은 10일 일본과 1라운드(B조) 2차전을 치른다. 적지(도쿄돔)라는 불리한 조건 속에서 8강 진출 분수령이 될 수 있는 경기를 치르는 것.
이정후는 2021년 나선 도쿄 올림픽, 2019년 프리미어12 대회 일본전에서 패한 기억이 있다. 설욕 의지가 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일본전도 의식하지 않는 눈치다. 그는 전지훈련 귀국 뒤 "가장 중요한 경기는 9일 열리는 호주와의 1라운드 1차전이다. 나는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6일 오릭스 버팔로스와 평가전을 치른 뒤 일본 취재진으로부터 "가장 상대하고 싶은 일본 투수가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받았을 때도 "일본전도 중요하지만 호주전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은 2017년 제4회 WBC 1라운드에서 1차전이었던 이스라엘에 1-2로 패했다. 복병에게 잡힌 뒤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2차전(네덜란드전)에서도 패하며 탈락이 결정됐다.
과거 대표팀의 기둥이었던 '코리안 특급' 박찬호도 2006년 제1회 WBC 개막을 앞두고 나선 미디어 데이에서 일본 취재진을 향해 "첫 상대팀의 첫 상대 타자가 최고의 경쟁자이자 라이벌"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한국의 첫 상대는 대만이었다.
한국 대표팀 리더가 일본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여 좋을 게 없다. 첫 경기가 중요한 것도 사실이다. 한국 대표팀 간판선수 이정후는 17년 전 박찬호처럼 일본이 아닌 한국의 대회 페이스를 강조하며 든든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정후는 "상대하고 싶은 투수"를 묻는 말엔 일본 대표 오타니 쇼헤이나 다르빗슈 유보다 미국·도미니카 공화국이 있는 C·D조 참가국의 메이저리거들을 꼽았다. 4강 진출 의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