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수비수’ 김민재(27·나폴리)의 빅리그 입성 첫 시즌 우승이 눈앞에 다가왔다. 나폴리의 리그 우승 확률은 무려 99.9%. 김민재가 시즌 내내 핵심 수비수로 활약 중이라 더욱 값진 성과다.
글로벌 스포츠 통계 전문업체 옵타 애널리스트는 12일(한국시간) 나폴리의 2022~23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 확률을 무려 99.9%로 예측했다. 미국 ABC 방송 산하 스포츠·정치 통계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이트 역시 나폴리의 우승 확률이 99%를 넘어섰다고 전망했다. 이 결과값은 이번 시즌 최고치로, 나폴리는 유럽 5대 리그를 통틀어 가장 우승 가능성이 높다.
이날 나폴리는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에서 열린 세리에A 26라운드 홈경기에서 아탈란타를 2-0으로 완파했다. 승점은 무려 68(22승 2무 2패). 2위 인터밀란(승점 50)이 전날 스페치아에 패배하면서 격차는 18점까지 벌어졌다. 이번 시즌 2패를 기록 중인 나폴리가 돌연 5연패에 빠지고, 인터밀란이 5연승을 거두더라도 뒤집히지 않는 격차다.
김민재는 나폴리의 고공비행을 이끈 주전 수비수다. 그는 아탈란타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76분을 소화하며 무실점 승리에 힘을 보탰다. 경기 종료 후 오른 종아리에 아이싱을 한 모습이 공개돼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으나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물론 현지 매체들이 큰 부상이 아니라고 전했다.
이번 시즌 김민재는 팀이 치른 리그 26경기 가운데 25경기를 선발로 나서 총 2192분을 뛰었다. 주장 조반니 디 로렌초(2329분), 골키퍼 알렉스 메렛(2250분)에 이어 출전시간이 팀 내 세 번째로 많다. 비단 출전뿐만 아니라 경기력 측면에서도 리그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수준이다. 후스코어드닷컴 시즌 평점(7.1)에서도 세리에A 베스트11을 시즌 내내 놓치지 않고 있을 정도다.
그를 향한 극찬도 이어지고 있다. 스팔레티 감독은 김민재에 대해 “복잡한 상황에서도 모든 선수를 파악하고 팀에 도움을 준다. 마치 3~4명이 된 것처럼 보인다”며 “1년, 2년, 3년 뒤 그의 모습을 보고 싶다. 김민재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선수”라고 박수를 보냈다.
아탈란타전에서 골문을 지켰던 피에를루이지 골리니도 “김민재는 괴물이다. 힘도 좋고 스피드도 빠르다. 처음에 왔을 땐 그가 누구인지 몰랐지만, 훈련하면서 얼마나 강한 선수인지를 알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나폴리가 세리에A 정상에 오르면 디에고 마라도나가 뛰던 1989~90시즌 이후 무려 33년 만의 일이자 통산 세 번째다. 마라도나가 활약할 당시를 끝으로 리그 정상에 오르지 못하다 김민재가 합류한 올 시즌 비로소 정상을 눈앞에 둔 것이다. 우승 이후 나폴리 구단 역사에 김민재의 이름이 남는 건 물론이다.
김민재가 세리에A 우승 트로피를 품으면 한국 축구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그동안 한국 선수가 유럽 빅리그에서 리그 정상에 오른 건 지난 2010~11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던 박지성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손흥민(토트넘) 등이 빅리그 우승에 도전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김민재가 정상에 오르면 박지성 이후 12년 만의 한국 축구 경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