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가 전세계적으로 열풍이 일어나면서 극 중 촬영지와 소품 등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더 글로리’ 파트1이 지난해 공개되자마자 단연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것은 드라마의 중요 소재인 바둑 관련 장소들이었다. 김은숙 작가는 극 중 ‘바둑은 침묵 속에서 욕망을 드러내고 매혹하고 매혹당하고 서로를 발가벗겨 상대가 응하지 않으면 그땐 그저 바둑인 거지’라는 대사를 쓰고 싶어서 바둑을 주요한 소재로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바둑을 소재로 주인공들의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핑퐁처럼 오갔다.
특히 동은(송혜교)이 도영(정성일)에게 ‘학폭’ 피해를 당한 과거를 털어놓고 여정(이도현)과 도영이 처음 만나 바둑을 둔 장소인 인천 청라호수공원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인천시는 지난해 9월 드라마 촬영이 끝난 뒤 대부분 철거됐던 세트장을 다시 일부 재현해 공개할 예정이다. 동은과 여정이 바둑을 두며 만남과 감정을 쌓아가던 곳인 청주 중앙공원도 ‘핫플’이 됐다. 수령 900년 된 은행나무(압각수·충북기념물 5호)도 함께 주목 받으면서 그 일대가 ‘산책 코스’와 ‘데이트 코스’ 등으로 입소문이 났다.
‘파트2’에서 극 중 인물들 간의 갈등이 고조될 때 등장하는 ‘술병’도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방범 용품’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판매자는 ‘더 글로리 박연진 손명오 둔기 팝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로얄 살루트 38년산’ 술병 사진을 첨부했다. 이 판매자는 “그립감 좋다. 연약한 여성분이 휘두르기에 딱 좋은 사이즈”라고 술병을 소개하며 “단 두 방이면 보낼 수 있다”고 ‘방범 용품’으로 추천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그립감 무슨 일이야”, “‘더글로리 술’로 이름을 바꿔야 하는 거 아닌가”, “비싼 술인데 공병이 5만원이면 싸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더 글로리’에서 사용된 술병은 로얄 살루트 라인업 중에서도 최고등급 위스키인 ‘62건 살루트’라는 라벨이 붙어있는데 실제 ‘62건 살루트’ 병은 드라마 속 제품과 외관이 다르다. 오히려 38년산에 가까워 제작진이 라벨만 따로 붙인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배우들이 착용한 시그니처 아이템들도 화제다. 단발로 싹둑 자르고 나타난 송혜교는 갈색과 검은색 코트를 주로 입으면서 ‘학폭’을 당하고 복수를 그려 나가는 동은의 어두운 분위기를 완성했다. 특히 검은색 트렌치 코트는 띠어리의 오크레인 제품으로 ‘송혜교 트렌치 코트’로 불린다. 가격은 635달러, 약 83만원이다.
송혜교와 달리 화려한 스타일링을 선보였던 배우들 중에서 특히 임지연은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패션을 자랑했다. 임지연이 연기한, 그 유명한 이름 ‘연진’은 기상캐스터이자 준 재벌급 가족의 사모님이다. ‘더 글로리’ 공개 후 누리꾼들 사이에서 연진의 극 중 로브, 원피스, 트위드 재킷 등의 정보들이 빠르게 공유됐다. 특히 동은의 캐릭터와 대비되는 밝은색 계열의 제품들로 착장한 임지연이 동은과 재회한 첫날 입었던 하얀색 트위드 형식의 숏재킷과 스커트로 꾸민 투피스 스타일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들 모두 모조에스핀 제품으로 숏재킷은 90만원대, 스커트는 50만원대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