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양현종(35)이 지키고, 새 간판타자 나성범(34)이 4번 타자에 자리했다. KIA 타이거즈가 지난해 4월 2일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가동한 선발 라인업이다.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양현종은 미국 무대 도전을 마치고 복귀했고, 나성범은 자유계약선수(FA) 계약했다. KIA는 양현종에게 103억원(기간 4년) 나성범에게 150억원(기간 6년)을 투자했다.
양현종은 이날 LG전에서 야수 실책 탓에 4실점 했지만, 자책점 없이 6이닝을 막아냈다. 나성범도 2루타를 포함해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KIA는 LG에 0-9로 완패했지만, 두 선수는 정규시즌 내내 투·타 기둥 역할을 해내며 KIA는 4년 만에 포스트시즌(PS)에 진출했다.
내달 1일 열리는 SSG 랜더스와의 2023시즌 개막전에서는 양현종과 나성범을 보기 어려울 것 같다. 두 선수는 지난달 중순부터 13일까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정을 소화했는데, 대회를 마친 뒤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막 준비에 차질이 생겼다.
양현종은 지난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에 등판, 4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3실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1·2·4회 모두 1점씩 내줬다. 장타(2루타·3루타)도 3개나 맞았다.
투구 수는 80개를 기록하며 선발 투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만큼 끌어올렸다. 구속은 아직 정상 수준이 아니다. 이날 양현종의 포심 패스트볼(직구) 최고 구속은 144㎞/h였다. 평균 구속은 140~141㎞/h 정도였다. 지난해 정규시즌(2022) 직구 평균 구속은 142.4㎞/h였다.
양현종은 WBC B조 1라운드 개막에 맞춰 몸을 만들었다. 9일 등판한 호주전에서 최고 구속 146.1㎞/h를 찍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양현종은 연속 2안타를 맞은 뒤 로비 퍼킨스에게 홈런까지 허용하고 강판됐다. 이후 1라운드 남은 3경기에서 등판하지 못했다. 대회 기간에도 정상적인 몸 상태로 보기 어려웠는데, 실전 공백기까지 길어졌다.
결국 양현종은 소속팀 복귀 뒤 다시 몸을 만들고 있다. 2023시즌 개막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상황. 현재 양현종의 구속과 구위를 고려하면 개막전 등판은 어려워 보인다.
나성범도 마찬가지다. 그는 WBC 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18일 소속팀에 복귀했지만, 25일까지 시범경기에 한 타석도 나서지 못했다. 종아리 통증이 생겼다고 한다. 오래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큰 부상은 아니지만, 일단 실전 경기를 치르진 않고 있다.
나성범은 WBC에서 5타석만 소화했다. 안타 없이 삼진만 2개 당하며 부진했다. 정규시즌 개막 전까지 떨어진 실전 감각을 회복하기 어려워 보인다. 무리해서 개막전에 나선다고 해도 팀과 선수를 위해 좋은 선택은 아니다. 김종국 KIA 감독도 차선책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