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아이유를 향한 중화권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아이유의 인기가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을 뚫고 다시금 중국 내 한류 바람을 만들어내는데 중심축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중화권에서 아이유의 인기는 여전히 폭발적이다. 최근 국내에서 열린 패션쇼에서 팔로어 86만 명을 보유한 대만의 한 유명 인플루언서가 아이유와 접촉하기 위해 무작정 그의 손목을 낚아채면서 벌어진 상황이 한가지 사례다. 이 인플루언서가 아이유를 보고자 벌인 일에 팬들은 비난했고 결국 그는 사과했다. 사드(THADD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갈등 후유증으로 중국 내 한류에 찬바람이 불던 시점인 지난 2018년에도 방중한 아이유를 보기 위해 공항에만 수백명의 현지 팬이 몰린 바 있다.
실제로 아이유를 보기 위한, 그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한 중화권 팬들의 절실한 마음은 지금도 행동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아이유의 중국 팬덤은 서울 송파구에 있는 그의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 인근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아이유에 대한 소속사의 관리가 소홀하다는 중국 팬덤의 불만이 폭발해 벌어졌다. 그만큼 아이유에 대한 중화권 팬심이 강하다는 것을 드러낸다.
아이유는 국내를 넘어 중화권에서도 인기 스타다. 그는 지난 2014년부터 일본 활동을 줄이며 중화권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중국을 비롯해 대만, 홍콩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팬덤을 구축했고 이후 현지에서 단독 콘서트도 여러 차례 개최하며 입지를 넓혔다. 지난 2015년에는 대만 음원 일간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2016년 1월 진행된 현지 팬미팅 역시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 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2018년에는 홍콩, 싱가포르, 방콕 콘서트를 매진시키며 아시아권 큰 인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한중간 갈등 이후 아이유는 중국에서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못했고 그 영향력 또한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가수 현아가 다음 달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 참석을 예고하며 중국 시장의 문이 열릴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아이유를 비롯한 국내 아티스트들의 움직임도 더 활발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아이유 소속사 측은 “아직 계약을 맺은 것은 없지만 중국에서 방송사를 중심으로 음악 프로그램과 페스티벌 등의 제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상황과 조건이 맞으면 언제든 중국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아이유는 중화권에서 팬덤을 보유하고 있고 이미지 또한 가수로서, 배우로서 굉장히 좋은 편이다. ‘예’(禮)를 비롯해서 다소 보수적인 중화권 연예계에서 아이유는 적합한 인물”이라며 “아이유는 파격적인 노래, 행동들은 하지 않고 오로지 깨끗한 이미지로 노래를 하고 연기를 하기 때문에 한류에 대한 거부감을 들게 하는 요소가 없다. 이는 아이유가 현지에서 인기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한령에 관한 규제만 사그라든다면 아이유는 적극적으로 중국 시장에 훈풍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아티스트”라고 말했다.
‘한한령’이 점차 풀리면서 아이유와 같은 대형 아티스트가 중국 현지에서 공연을 개최한다면 타 국내 아티스트들의 중국 공략도 수월해질 수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아이유는 가수뿐만 아니라 배우로서도 굉장한 인지도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현지에서도 상징성이 크다”면서 “아이유의 움직임은 현지에서도 크게 이슈가 될 것이며 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현지 대중음악 팬들사이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도가 커지고 K팝 예술성에 대한 인식도 재고되며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아이유의 입지에 대해 높게 평했다.
아이유에게 중화권 시장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아이유가 현지에서 좋은 평판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그의 활약도에 따라 인기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근 몇 년간 아이유가 중화권 일정을 진행한 적은 없다. 그러나 중화권 업계에서 아이유에게 공연 개최나 큰 행사 참석 관련 문의는 꾸준히 왔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추후 국내 일정을 고려해 중화권 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시기가 온다면 진행할 것”이라며 중화권 시장에 대한 열린 입장을 전했다.
이담엔터테인먼트 공식 홈페이지는 한글을 비롯해 영어, 중국어만 번역 제공을 하고 있다. 소속사 역시 중화권 팬덤을 신경쓰고 있다는 증거다. 한류의 중심 국가 중 하나인 일본어가 없다는 것 역시 중화권이 아이유에게 중요한 시장임을 방증한다. 아이유가 ‘한한령’과 더불어 중화권 팬덤을 위해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