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이하 ‘결혼 지옥’)에는 남편의 지독한 ‘습관’ 때문에 이혼을 고민한다는 부부가 등장했다.
20대에 첫 이혼을 겪었던 아내는 홀로 10년 가까이 아들을 키우며 지내던 중 어린 나이에도 생활력이 강했던 남편을 만나 연애를 시작했다. 든든한 가장이 되어줄 것 같았던 남편의 모습에 재혼을 결심했지만, 아내는 결혼 후 생활은 그야말로 ‘지옥’이라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심지어 1년 전 ‘결혼 지옥’에 사연을 보냈던 아내는 “한 번만 더 믿어 달라”는 간곡한 남편의 사과에 다시 기회를 주었지만, 고작 3개월 만에 재발한 남편의 ‘습관’ 때문에 또다시 ‘결혼 지옥’의 문을 두드렸다.
이른 아침, 아내는 잠에서 깨자마자 울음을 멈추지 않는 둘째를 달래기 위해 힘겹게 고군분투했다. 잠시 후 거실로 나와 지친 얼굴로 널브러진 술병을 치우기 시작한 아내는 “지겹다”는 말만을 반복하며 힘겨워하지만, 집 어디에서도 남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남편이 잠에서 깬 곳은 다름 아닌 배달대행업 사무실이었다.
알고 보니 부부싸움 후 아내가 비밀번호를 바꿔버려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는 것. 소파에서 새우잠을 자던 남편은 힘겹게 기상해 허겁지겁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아내의 모든 신경은 오롯이 별거 중인 남편에게 쏠려있었다. 틈날 때마다 위치추적 앱으로 남편의 근무 시간과 동선을 파악하며 감시하고, 심지어 남편의 위치가 사무실에 오래 머물러있으면 “오늘 일 안 할 거냐?”며 독촉까지 하는 모습을 보였다.
남편을 향한 숨 막히는 감시의 이유를 묻자, 아내는 “돈을 갚아야 하니까”라고 대답하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아내는 결혼 후 계속 늘어나는 남편의 빚을 갚기 위해 3천만 원이 넘는 금액을 대출받았지만, 남편은 대출로도 모자라 주변 지인들에게 1000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몰래 일수로 빌리며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는 것. 아내는 남편이 끊임없이 빚을 지는 이유가 모두 ‘사행성 게임’이라고 밝혔다.
남편은 신혼 때부터 ‘사행성 게임’ 때문에 주변에 돈을 빌리기 일쑤였지만, “이번엔 정말 끊을 거야”라는 말에 아내는 늘 마지막 기회라며 대출까지 받아 갚아주곤 했다는 것. 심지어 일상 촬영 중에도 남편은 여전히 사행성 게임을 멈추지 못했고, 실제로 사행성 게임을 하며 손을 떨거나 호흡이 가빠지는 등 흥분한 모습도 공개되기도 했다.
오은영 박사는 남편은 현재 ‘확실한 중독 상태’라고 언급하며 남편의 중독 이유에 대해 심리적 쾌감과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삶이 무료할 때 짜릿함을 찾게 되는 경향도 있지만, 극도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건강하지 않은 방법으로 선택하기도 한다는 것. 또 사행성 게임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남편에 대해 “남편은 도박중독과 같은 기전에 빠지기 아주 쉬운 사람”이라고 분석하며 심각성을 일깨웠다. 덧붙여 오은영 박사는 무엇보다 남편 본인이 ‘나의 중독은 스스로 조절이 어렵다’라는 걸 인정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 단계라고 설명하며, 약물을 동반한 중독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