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 중인 선수들이 조기 귀국길에 오른 박승호를 잊지 않고 응원하고 있다. 경기 전,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 사진을 찍을 때마다 꼭 박승호의 유니폼을 함께 찍고 있는 것이다. 김은중 감독도 그런 박승호를 포함해 원 팀을 강조하고 있다. 똘똘 뭉친 김은중호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 에콰도르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날 선발로 나선 11명은 경기를 앞두고 베스트11 사진을 촬영하면서 등번호 18번이 새겨진 박승호의 유니폼을 들고 함께 찍었다. 박승호와 함께 하고 있다는 의미가 담겼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다르지 않았다. 이날 김은중호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등이 모두 모여 8강 진출을 기념하는 사진을 찍었는데, 이 사진에도 역시 박승호의 유니폼이 함께 했다. 대한축구협회(KFA)를 통해서는 몇몇 선수들이 박승호의 유니폼을 직접 손으로 가리키며 그에게 응원을 전하는 사진을 찍기도 했다.
비단 이번 월드컵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앞두고도 선수들은 부상 중인 선수의 유니폼과 함께 베스트11 사진을 찍었다. 당시엔 주장 이승원(강원FC)이 직전 경기 부상으로 준결승에 출전하지 못했는데, 배준호(대전하나시티즌)가 등번호 8번이 새겨진 이승원의 유니폼을 들고 사진을 찍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은중호의 좋은 팀 분위기가 월드컵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김은중 감독 역시 U-20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른 원동력으로 하나로 뭉친 팀 분위기를 꼽았다. 그는 에콰도르전을 마친 뒤 KFA를 통해 “우리는 21명이 다 같이 뛰고, 한 팀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전반에 나간 선수, 후반에 교체로 들어간 선수, 또 경기에 못 나간 선수, 그리고 부상으로 귀국한 박승호까지 한 팀으로 싸웠기에 이겼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 팀으로 똘똘 뭉친 김은중호 분위기는 아시아 팀으로는 유일하게 FIFA U-20 월드컵 8강 진출로 이어졌다. 지난 2019년 대회 정정용호(준우승)에 이어 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U-20 월드컵 2회 연속 8강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김은중호는 오는 5일 오전 2시 30분 나이지리아와 준결승 진출권을 놓고 다툰다.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의 실력만큼이나 똘똘 뭉친 ‘원팀’ 분위기도 중요한 무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