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구금된 손준호(31·산둥 타이산)가 6월 A매치 2연전(페루·엘살바도르)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위르겐 클린스만(59) 축구대표팀 감독은 손준호를 뽑으면서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5일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6월 A매치 2연전 국가대표 명단(23인)을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 지휘봉을 잡은 후 곧장 치른 A매치에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멤버를 뽑았다. 이번이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관찰하고 뽑은 실질적인 ‘클린스만호 1기’다.
원두재(김천 상무) 홍현석(KAA 헨트) 김주성(FC서울) 안현범(제주 유나이티드) 등 새 얼굴이 클린스만 감독의 부름을 받은 게 눈에 띈다. 미드필더 부문에 손준호가 이름을 올린 것도 주목받았다. 손준호는 태극마크를 달 기량을 갖췄지만, 6월 A매치 2연전을 소화할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나도 마음이 아프다. 지속해서 협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부분들을 하고 있다. 지속해서 응원하고, 도와주고 싶다”면서도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어떤 상태인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래도 기도하고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고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우리 역할이다. 우리가 뒤에서 도와주고 있다는 걸 알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손준호는 지난달 12일부터 중국 랴오닝성 공안에 구금돼 조사받고 있다. 손준호는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로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는 민간인이 자신의 직무와 관련해 타인으로부터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되는 혐의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1일 전한진 경영본부장과 협회 변호사를 중국으로 급파해 상황 파악에 나섰다. 손준호의 현지 변호인과 중국축구협회 측과 접촉을 시도했다. 그러나 큰 소득 없이 한국에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12일 소집되는 클린스만호에 손준호가 합류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그가 한국으로 돌아와 합류한다 해도 정상적인 경기력을 뽐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3주간 조사가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우리가 100% 서포트하고 있다는 걸 손준호에게 전달하고 싶다. 계속 협회 차원에서도 도와줄 수 있을 거라 본다”면서도 “이번 명단은 다음 주 소집할 때 바뀔 수도 있다. 선수들 컨디션도 계속 체크해야 하고 부상도 있을 수 있다. 명단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명단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은 사실상 손준호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다. 아울러 활용이 어렵다는 것을 분명 인지하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이 손준호를 뽑은 것은 공개적인 지지의 메시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