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박주호(36)가 프로 선수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었다. 6일 경기를 끝으로 선수 유니폼을 벗는 박주호의 목소리에는 홀가분함이 담겨 있었다.
수원FC 박주호는 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17라운드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92분을 뛰었으나, 팀의 1-3 패배를 막진 못했다.
이날은 박주호가 16년의 프로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경기였다. 박주호는 지난 4일 구단을 통해 선수 은퇴를 전했다. 6일 상대인 울산은 6년 전 그가 K리그에서 처음으로 몸 담은 팀이었다. 그의 등번호인 '6'에 맞춘 6일, 마지막 경기를 친정팀과 펼칠 수 있는 의미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경기 전에는 그간 박주호의 활약상이 담긴 영상이 재생됐다. 울산, 수원FC 시절 영상이 재생되자 박주호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히기도 했다. 전반 6분에는 박주호만을 위한 박수 세례가 이어졌다. 경기장 모든 관중이 일어서 그를 향해 박수를 건넸다.
이후 박주호는 총 92분을 소화한 뒤, 자신의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경기 종료 후에는 공식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박주호는 이날 취재진과 마주해 "(은퇴) 결정을 내리기 쉽진 않았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면서 "16년간 프로생활 매 순간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은퇴 결심 이유에 대해선 "지난해부터 은퇴 생각을 했다"면서 "몸이 더 좋을 때, 운동장 안에서 은퇴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축구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있는지,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스스로 생각을 한 끝에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선수 시절 가장 행복한 기억에 대해선 "2018년 K리그 무대를 밟은 뒤에 행복한 순간이 많았다"면서 "울산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했을 때도, 재작년 수원FC가 상위 스플릿에서 많은 골을 넣었을 때가 기억이 남는다"고 돌아봤다.
박주호는 제2의 인생을 앞두고 있다. 그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향을 정하지 않았다면서도 "앞서 나은이와 건후에게 은퇴 얘길 꺼냈다. 그러더니 나은이가 '아빠는 이제 돈을 어떤 걸로 벌거냐'고 되묻더라"고 웃었다. 이어 "여러가지 일을 해보겠다고 답했더니 요리는 하지 말라더라. 건후는 최근 축구에 빠져 (내 은퇴를) 굉장히 아쉬워했다. 하지만 함께 축구할 시간을 가지겠다고 했더니 좋아하더라"라며 가족애를 드러내기도 했다.
끝으로 박주호는 자신의 선수 생활에 대해 "항상 팀에 맞춰서, 주어진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한 선수였다"고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