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2년 차 외야수 윤동희(20)가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도 환한 웃음을 안겼다.
롯데는 지난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7-5로 이겼다. 결승타의 주인공은 윤동희였다. 6번타자·중견수로 나선 윤동희는 2-3으로 뒤진 3회 말 1사 1, 2루에서 한화 선발 투수 문동주로부터 3점 홈런을 뽑았다. 무사 1, 2루에서 고승민의 안타 때 2루 주자 잭 렉스가 홈에서 아웃되며 차갑게 식은 팀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린 것이다.
윤동희는 2회 1-1로 맞선 2회 선두타자 안타를 치고 나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고, 5회에도 안타를 치는 등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마침 이날 사직구장에는 신동빈 회장이 방문해 관전했다. 지난해 10월 초 이대호의 은퇴식 이후 248일 만에 사직구장을 다시 찾았다. '기세 도시락' 300개를 들고 온 신 회장은 7-5로 승리하자 이날 시구자로 나선 박형준 부산시장과 환하게 웃으며 기뻐했다. 경기 종료 후엔 선수단을 만나 격려했다. 신동빈 회장이 기분 좋게 사직구장을 떠날 수 있었던 건 2년 차 윤동희의 한방 덕분이다.
윤동희는 지난해 2차 3라운드 24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지난해 1군 무대에서 13타수 2안타에 그쳤고,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타율 0.176로 부진한 탓에 4월 말 뒤늦게 1군에 등록됐다.
점차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윤동희는 지난 1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이대호(당시 19세 9개월 26일)를 제치고 구단 역대 최연소 4번 타자(19세 8개월 22일)로 선발 출장했다. 의외의 선택이었다. 윤동희는 전날(9일)까지 장타율이 0.326에 그쳤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최근 타격감이 좋고 강한 타구를 많이 생산하고 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구단 최연소 4번 타자로 출장한 이 경기에서 4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린 윤동희는 다음날에도 마찬가지로 4번타자로 나서 3-3 동점이던 연장 10회 초 데뷔 첫 홈런을 터뜨렸다. 결승타의 주인공이 될 뻔했지만, 팀이 4-6 끝내기 패배를 당해 아쉬움 속에 짐을 쌌다.
윤동희는 두 경기 연속 홈런을 통해 스타성을 과시했다. 10일 삼성전부터 13일 한화전까지 3경기에서 올린 타점만 7개. 또한 최근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즌 타율은 0.307. 유격수 출신인 윤동희는 롯데 입단 후 외야수로 전향해 안정적인 수비력도 선보인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윤동희는 9회 말 2사 만루 동점 상황에서 '내게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유형"이라며 칭찬했다. 윤동희는 "신동빈 회장님이 제공해 주신 도시락이 좋았다. 자주 오셨으면 좋겠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