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새로운 공격 옵션을 장착했다. 포수 3명을 한꺼번에 선발 출전시키는 묘수가 성공했다.
삼성은 지난 18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엔트리에 있는 포수 3명을 모두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지명타자 강민호(38)와 1루수 김재성(27), 포수 김태군(34)을 나란히 4~6번 중심타선에 배치하는 ‘3포수 라인업’을 선보였다.
이유는 공격력 강화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6월 팀 타율 0.255(리그 8위) 득점권 타율 0.256(8위)에 머물러있던 삼성은 펀치력이있는 포수 3명을 모두 활용하는 방안을 고안했다. 김태군이 6월 팀 내 타율 1위(0.389)를 기록 중인 가운데, 강민호(0.308)와 김재성(0.292)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득점권 타율도 김태군이 1.000(5타석 3타수 3안타 5타점), 강민호가 0.364(22타수 8안타 1홈런 8타점)에 이른다.
하지만 포수가 들어갈 수 있는 자리는 포수와 지명타자 2개뿐. 포수로만 한정한다면 세 선수를 한 번에 활용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중 고안해 낸 것이 김재성을 1루수로 출전시키는 방안이었다. 주전 1루수 오재일이 타격 부진으로 1군에서 빠진 가운데, 1루 수비가 가능한 김재성을 투입해 공격력을 강화하자는 내부 의견이 나왔다. 손주인 수비코치가 며칠 전부터 김재성의 1루 수비 훈련을 주도했다. 손 코치가 박진만 감독에게 그의 1루수 투입을 적극 추천하면서 성사됐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7일 수원 KT전에서 1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재성은 4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18일 KT전에서도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함께 출전한 강민호도 3안타 1타점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김태군도 3루타 포함 2안타를 때렸다. 포수 3명이 합작한 성적은 7안타 3타점. 이날 삼성 타선이 기록한 14안타 6득점의 절반을 포수들이 기록했다. 포수들의 활약 덕분에 삼성도 7-5로 승리, 5연패에서 탈출했다.
‘포수 왕국’ 삼성은 지난해부터 ‘포수 3인 체제’를 적극 활용하며 안방 문제를 해결해 왔다. 올해는 안방에 그치지 않고 타선에까지 공격적으로 활용하면서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삼성은 2군으로 내려간 오재일이 타격감을 회복해 돌아오기 전까지 당분간 이 체제로 공격력 강화를 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