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감독은 지난 22일 서울 중국 순화동 KG타워 지하 1층 하모니홀에서 열린 ‘2023 IS 스포츠 마케팅 써밋 아카데미’ 12강 강연자로 나섰다. 신 감독은 이 자리에서 지난 23년 동안 걸어온 지도자의 길에서 겪은 경험과 새긴 교훈을 전했다.
신영철 감독은 ‘봄 배구 전도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약팀을 맡아 팀의 잠재력을 끌어낸 뒤 포스트시즌(PS)까지 진출시킨 이력이 많기 때문이다.
프로 배구 출범 원년(2005년) LIG손해보험(KB손보 전신)을 3위로 올려놓았고, 2010~11시즌엔 대한항공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끌었다. 2014~15시즌엔 불과 2시즌 전 리그 최하위(7위)였던 한국전력의 창단 첫 PS 진출을 견인했다. 우리카드도 신 감독 부임 두 번째 시즌(2019~20) 처음으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신영철 감독은 “감독은 기술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선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선수뿐 아니라 전문 분야 코치들과도 긴밀하게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영철 감독은 새 팀에 부임할 때마다 선수들을 향해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달라지고, 인생까지 변할 수 있다”라고 당부한다. 배구를 향한 열정을 잃지 않고, 지도자와 동료 사이 깊은 신뢰를 만들고, 모든 구성원이 책임감을 갖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선수들과 배구 외적인 얘기도 자주 나누며 ‘배구계 선배’, ‘인생 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선수들에게 희생정신을 강조하는 것도 그 연장선이다. 스타의식에 젖어 팀워크를 해치는 선수를 그냥 보고 있지 않는다. 완승을 거둔 경기에서도 기술이나 작전 수행 능력을 언급하기보다는 허슬 플레이와 프로 정신이 두드러진 선수의 공을 치켜세운다.
신영철 감독은 “진정한 리더가 갖춰야 하는 성향은 똑게다. 똑똑하면서도 게으른 사람”이라고 했다.
이 말의 핵심은 선수들을 지원하는 각 파트 코치나 전문가가 마음껏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믿고 맡기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 이를 위해 자신이 먼저 다양한 분야를 섭렵해 상당한 식견과 탁월한 안목을 갖춘 뒤 훌륭한 참모들을 곁에 두는 게 우선순위라고 했다. 리더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을 만드는 게 이상적이라는 얘기다.
신영철 감독은 강의를 마치며 수강생들을 향해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여러 생각을 들은 그는 “나는 오늘의 만족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하며 “이를 위해 항상 준비하는 자세로 내일을 맞이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공에 도취한 리더는 실패한다”라는 당부로 이날 당연을 마쳤다.
한편 신영철 감독에 앞서 진행된 분야별 전문 강사 시간에는 프로 스포츠 운영 기구와 구단의 비전 및 발전 전략 전문 컨설턴트 김정윤 웨슬리퀘스트 상무가 강연에 나섰다.
김정윤 상무는 모기업의 지원에 의존하는 한국 프로 스포츠 구단이 자생력을 갖추고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선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스포츠팬)의 성향을 세분화하고, 맞춤형 전략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윤 상무가 직접 참여, 코로나 팬데믹 시국에도 매출 상승과 화제를 불러일으킨 한국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의 스타 마케팅을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모기업이 투자 합리성을 공감할 수 있도록 스포츠단이 먼저 매력적인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IS 스포츠 마케팅 써밋 아카데미는 오는 7월 13일까지 매주 화, 목요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매회 2강좌씩 한 달 반 동안 진행된다. 스포츠 마케팅 실무 전문 강사진과 레전드 스포츠 스타들이 강연자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