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SK그룹에 따르면 SK그룹 CEO 26명이 임직원에게 올여름 휴가철을 맞아 연이어 책을 권장하며 ‘생각의 힘’을 강조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구성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독서 등을 통해 '생각의 힘'을 키우자고 강조한 바 있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지낸 앨런 그린스펀이 쓴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를 추천했다. 미국의 250년 성장사를 살펴보는 가운데 최근 미국과 중국 갈등이 첨예화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라고 한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미래 전략을 염두에 둔 추천도서도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블록체인 전문 저널리스트 4명이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을 분석한 '샘 올트먼의 생각들'을 휴가지에서 읽을 만한 책으로 권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과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 등이 함께 쓴 'AI 이후의 세계'를 추천했다.
최근 모든 기업의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CEO들의 책 추천 범위에 포함됐다.
추형욱 SK E&S 사장은 에너지정책 전문가 김창섭 가천대 교수가 쓴 '그린 레이싱',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기후위기 대응을 애니메이션식으로 다룬 '우리에게 보통의 용기가 있다면'을 각각 추천했다.
이밖에 디즈니 CEO 로버트 아이거의 자서전 '디즈니만이 하는 것'(이호정 SK네트웍스 사장),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린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의 유작 '이나모리 가즈오의 마지막 수업'(윤풍영 SK C&C사장),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김주환 연세대 교수가 쓴 '내면소통'(안재현 SK케미칼 사장) 등 리더십을 다룬 서적도 추천됐다.
최태원 회장도 때때로 구성원들에게 인상적인 책을 추천한다. 지난 2020년 확대경영회의에서는 CEO들이 독자적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 알리는 '스토리텔러'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최신 도서였던 '내러티브 앤 넘버스'를 소개했다. 2021년에는 인스타그램에서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 등 3권을 추천했다.
SK그룹 관계자는 "변화하는 환경에 대비할 수 있는 무기가 생각의 힘이라는 최고 경영진의 철학이 구성원들에게도 전달돼 그룹 내에서 생각하고 공부하며 이를 업무에 적용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며 "연례행사가 된 CEO 추천도서를 기다리는 구성원들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