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15경기 만에 홈런을 때려냈다.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김하성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 더블헤더(DH) 1차전에 1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 5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첫 타석부터 호쾌한 장타를 때려냈다.
KBO리그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뛰었던 메릴 켈리와 김하성 사이 투·타 맞대결이 펼쳐져 기대를 모은 경기. 김하성이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샌디에이고가 0-2로 지고 있던 1회 말, 첫 타석에서 켈리의 2구째 시속 146.1㎞/h 몸쪽(우타자 기준) 높은 코스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당겨 쳤다. 시속 163㎞/h로 뻗은 타구는 115.2m를 날아가 좌중간 담장 위에 꽂혔다.
7월 한 달 동안 홈런 5개를 쏘아 올리며, 빅리그 진출 뒤 ‘커리어 월간 최다 홈런’을 경신했던 김하성은 지난 3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시즌 15호포를 때려낸 뒤 홈런 생산 페이스가 줄었다. 이날 애리조나전 홈런은 15경기 만에 그린 아치다.
시즌 16호 홈런을 기록한 김하성은 추신수(현 SSG)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한국인 빅리거 20홈런-20도루 달성에 다가섰다. 도루는 이미 27개(20일 기준)을 기록하며 조건을 채웠다. 홈런은 4개 남았다.
김하성은 KBO리그에서 뛰던 시절, 켈리를 상대 통산 타율이 0.207(29타수 6안타)에 그쳤다. 빅리그에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7일 맞대결에서 솔로 홈런을 쳤고, 올 시즌도 홈런 1개를 더 쳤다. 하지만 이날 승부에선 켈리가 웃었다. 애리조나는 샌디에이고를 6-4로 꺾었고, 5과 3분의 1이닝 3실점을 기록한 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켈리는 시즌 10승(5패) 째를 거뒀다.
김하성은 8월 내내 높은 공격 기여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애리조나전에서도 투수전 속에 0-0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8회 말 1사 2·3루에서 상대 투수 미구엘 카스트로의 슬라이더를 공략,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치며 균형을 깼다. 샌디에이고 후속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투런홈런을 치며 2점 더 달아난 뒤 4-0으로 승리했다. 김하성은 결승타를 기록했다.
이 경기 뒤 지역 매체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불리한 볼카운트(0볼-2스트라이크)에서도 안타를 만든 김하성의 타격에 대해 “우리는 그가 어색한 스윙으로도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는 장면을 자주 봤다. 2스트라이크 이후 타격에 대해서는 동료들이 배워야 할 정도”라고 극찬했다. 샌디에이고 팀 동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도 “1년 내내 그랬던 것처럼 오늘(19일 애리조나전)도 놀라운 활약을 보여줬다”라고 했다.
한편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19일 김하성을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 순위 5위에 올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