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부터 '네가 옆에 있어 좋다. 우리 믿고 하자'고 했다." (전지희) "초반에 경기가 어렵게 흘러갔는데, 언니가 정말 잘해줘 믿고 따랐다." (신유빈)
세계 랭킹 1위 신유빈(대한항공)-전지희(미래에셋증권) 조가 항저우 아시안게임(AG) 탁구 여자 복식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2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여자 복식 준결승에서 일본의 하리모토 미와-키하라 미유 조를 4-1(9-11, 11-8, 11-8, 11-7, 11-7)로 격파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탁구가 AG 금메달을 따낸 건 2002년 부산 대회 남자복식 이철승-유승민 조, 여자 복식 이은실-석은미 조가 마지막이다. 신유빈은 "21년 만의 결승행보다 경기 내용이랑 작전을 어떻게 맞춰나갈 지 생각밖에 없다"라고 웃었다.
이번 대회에서만 동메달을 3개째 획득한 한국 여자 탁구의 '에이스' 신유빈은 금빛 도전을 이어간다. 앞서 여자 단체전, 혼합 복식(임종훈·한국거래소) 여자 단식까지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그는 단식 4강전에서 세계 1위 중국의 쑨잉샤에 막혀 결승 진출이 좌절된 뒤 "(동메달을 따) 신기하고 기쁘다. 저희 시상식도 진짜 재밌게 하고 있는데, 못 보셨죠?"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마지막 경기가 남았다. 복식에서는 지희 언니랑 같이하니까 메달 색깔을 꼭 바꾸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나타냈다. 사진=연합뉴스
신유빈-전지희 조는 마침내 우승 도전의 기회를 얻었다.
둘은 1게임에서 0-3으로 흔들리며 출발했다. 이후 2-5까지 뒤졌지만, 8-7로 역전했다. 그러나 이후 연속 실점으로 9-11로 기선을 뺏겼다. 2게임 역시 1-4로 끌려갔으나 8-7로 처음 역전했다. 이후 9-7로 점수 차를 벌린 끝에 11-8로 승리,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3게임은 접전을 펼쳤지만 단 한 번의 리드도 허용하지 않고 11-8로 이겼다.
경기를 치를 수록 둘의 호흡을 점점 좋아졌다. 4게임은 4-4에서 연속 3득점해 분위기를 갖고 왔고, 11-7로 마침표를 찍었다. 5게임은 3-7로 뒤지다가 연속 5득점해 8-7로 역전했고, 결국 결승행을 확정했다.
랭킹 1위 신유빈과 전지희 조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다. 사진=연합뉴스
신유빈은 이번 대회 탁구에서 가장 먼저 열린 단체전에서 부진했다. 지난 24일 홍콩과의 8강전에서도 1단식 주자로 나서 두호이켐(32위)에게 1-3으로 졌다. 특히 25일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1, 4단식에 나서 모두 졌고 대표팀은 매치 스코어 1-3으로 패했다. 전지희는 "솔직히 (에이스 역할은) 누가 해도 쉽지 않다. 무겁고 책임감이 크다"며 "누구나 그 역할 해도 유빈이만큼 못 할 수 있다. 유빈이가 너무 슬퍼할 필요 없다. 남은 경기를 잘 준비해서 노력하면 될 것 같다"고 위로했다.
신유빈은 전날(1일) 단식 4강 탈락 후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전)지희 언니랑 연습하러 가야 돼요. 지희 언니가 단식 경기 끝나면 연습하자고 했다"고 웃으며 짐을 싸 나갔다. 사진=연합뉴스
신유빈-전지희 조는 뒤이어 열리는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랭킹 없음)와 인도의 수티르타 무케르지-아이히카 무케르지 조(15위) 승자와 결승에서 맞붙는다. 신유빈은 "누가 올라오든 우리 플레이만 하면 경기 내용은 좋게 흘러갈 것"이라며 "후회 없는 경기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