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이 지난 6일 프랑스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24명의 올림픽 축구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올림픽 체제 전환을 알렸다. 황선홍호는 오는 13일 프랑스로 출국해 현지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치른 뒤 20일에는 프랑스 르아브르에서 프랑스 U-21 대표팀과 평가전에 나선다.
황선홍 감독은 그동안 24세 이하(U-24) 아시안게임(AG) 대표팀과 U-22 선수들로 꾸려진 올림픽 대표팀을 모두 지휘해 왔다. 항저우 AG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이제는 오롯이 올림픽 대표팀에만 집중할 수 있다. 올림픽 준비 체제의 시작을 알린 이번 명단에 많은 관심이 쏠린 이유였다.
프랑스에서 소집되는 만큼 배준호(20·스토크 시티) 양현준(21·셀틱) 등 유럽파들의 대거 소집 가능성도 전망됐지만, 황선홍 감독은 국내파 위주로 명단을 꾸려 경쟁의 서막을 올렸다. 소속팀과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소집하지 못한 게 아니라, 최대한 국내파로 소집하겠다는 황 감독의 의중이 반영된 선수 구성이라는 게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의 설명이다.
황선홍 감독 역시 KFA를 통해 "해외파 소집에 고민이 있었다. 내년 4월 아시아 최종예선(AFC) U-23 아시안컵)에 해외파를 소집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부분이 있어 이번 소집명단에 국내 리그 선수 위주로 선발하고, 해외파는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소속팀 1군 무대에서 꾸준하게 출전받지 못하고 있는 일부 해외파는 내년 4월 차출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만큼 이번 소집 명단엔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파들이 대부분 빠졌는데도 이미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황선홍 감독은 우선 지난 항저우 AG 여정을 함께 했던 선수 4명을 올림픽 대표팀에도 소집했다. 황재원(21·대구FC)을 비롯해 고영준(22·포항 스틸러스) 안재준(22·부천FC) 김정훈(22·전북 현대)이다. AG 금메달로 받은 병역 특례와 무관하게 ‘최정예 전력’으로 올림픽을 준비하겠다는 황 감독의 구상이 읽히는 대목이다.
2004년생 센터백 김지수(18·브렌트퍼드)와 강성진(20·FC서울), 두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 신화 주역들도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10대로는 처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입성한 김지수는 1군 데뷔 기록은 아직 없으나, 황 감독은 그의 타고난 피지컬과 재능을 직접 시험해 볼 전망이다. 김지수는 김은중호에서도 막내였지만 핵심 수비수로 활약한 바 있다.
여기에 황선홍 감독은 백상훈(21·FC서울) 조현택(22·울산) 조성권(22·김포FC) 등 그동안 꾸준하게 올림픽 대표팀에 불렀던 선수들을 주축으로 두고, 풀백 김선호(22·부천FC) 미드필더 이강희(22·경남FC) 등을 새로 발탁하는 등 선수 풀을 최대한 넓히기 시작한 모습이다. 파리 올림픽을 향한 치열한 내부 경쟁이 시작되는 가운데, 향후 새로운 유럽파들까지 경쟁 대열에 가세하면 황선홍호 경쟁력도 그만큼 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