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33)이 돌아왔다. 승부처에서 동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 자신의 부진은 물론 팀의 연패까지 끊어내는 귀중한 안타를 날렸다.
구자욱은 지난 6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2루타 2개 포함 3타수 2안타 2볼넷 2타점 만점 활약을 펼치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0-2로 끌려가던 7회초 2사 1, 2루 상황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쳐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3연패 수렁에서 탈출하며 반등의 기틀을 마련했다.
구자욱 역시 반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6월 4경기에서 13타수 1안타의 극심한 타격 침체에 빠져 있었지만, 이날 장타 2개로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삼성 구자욱. 삼성 제공
구자욱은 5월의 매서운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구자욱은 5월 한 달간 타율 0.400(80타수 32안타) 5홈런 24타점을 기록하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특히 5월 마지막 일주일 동안은 현역 통산 타율 순위를 뒤엎는 잊지 못할 시간을 보냈다. 5월 23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타수 4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손아섭(두산 베어스)을 앞지르더니, 28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도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2위 박민우(NC 다이노스)마저 넘어섰다(1위는 NC 박건우, 0.323).
5일 기준 구자욱의 통산 타율은 0.3188로, 박민우(0.3184)와 손아섭(0.3183)을 근소하게 앞서 있다. 6월 초반의 부진 속에서도 통산 타율 1위를 수성할 수 있었던 것은 5월에 미리 쌓아둔 안타 덕분이었다.
하지만 6월 들어 기세가 급격히 꺾였다. 구자욱은 물론, 팀 내 핵심 타자인 최형우의 타격 사이클마저 하락세를 타면서 삼성의 공격력도 차갑게 식었다. 지난해 홈런왕 르윈 디아즈가 3일 대구 NC전에서 멀티 홈런을 터뜨리며 살아나는 듯했으나 다시 침묵에 빠졌고, 중심 타선의 동반 부진은 결국 팀의 3연패로 이어졌다.
삼성 구자욱. 삼성 제공
그렇기에 이번 구자욱의 부활은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현재 삼성 마운드에는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여전히 불안 요소가 남아 있어, 이를 상쇄할 타선의 화력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중심 타선의 타격 사이클이 흔들리는 가운데 기대를 걸 수 있는 대목은 역시 구자욱의 꾸준한 장타력이다. 다행히 6월 초반 구자욱의 장타와 해결사 본능이 되살아나면서, 삼성은 선두권 경쟁을 이어갈 든든한 동력을 얻었다.
구자욱 개인에게도 이번 상승세는 각별하다. 올 시즌을 무사히 마치면 데뷔 후 처음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하기 때문이다. 당초 2022시즌 종료 후 첫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으나, 그해 초 삼성과 비FA 다년 계약(5년 120억 원)을 맺으며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 '예비 FA' 시즌을 맞이한 구자욱은 묵묵히 최고 수준의 타격감을 뽐내며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증명해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