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생제르맹(PSG) 주전으로 자리 잡는 듯 보였던 이강인(22)의 팀 내 입지가 급변하는 분위기다. 지난 AS모나코전에서 교체로도 출전하지 못하더니, 중요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조차 선발 제외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UEFA는 오는 29일 오전 5시(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리는 PSG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의 2023~24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5차전 예상 선발 라인업에 이강인의 이름을 제외했다.
UEFA는 이날 PSG가 4-3-3 전형을 토대로 킬리안 음바페와 랑달 콜로 무아니, 우스만 뎀벨레가 최전방 공격진을 꾸리고, 비티냐와 마누엘 우가르테, 파비안 루이스가 중원에 포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강인이 포진할 수 있는 측면 공격수, 중앙 미드필더 자리 모두 다른 선수들이 출전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다.
UEFA의 예상 라인업은 지난 25일 PSG와 AS모나코의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13라운드 당시 PSG의 선발 라인업에서 최전방 공격수의 이름만 바뀐 라인업이다. 당시엔 곤살루 하무스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는데, UEFA는 이번 뉴캐슬전에선 하무스가 아닌 콜로 무아니가 원톱 역할을 맡을 것으로 내다봤다. 나머지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비단 UEFA뿐만 아니라 프랑스 현지 매체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는 중이다. 만약 현지 예상대로 이강인의 이름이 이번 뉴캐슬전 선발 명단에서도 빠지면 지난 AS모나코전에 이어 공식전 2경기 연속 선발 제외다. PSG 이적 후 공식전 2경기 연속 선발 제외는 부상·차출 등 여파 기간을 제외하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AS모나코전 선발 제외는 11월 A매치 기간 한국, 중국을 오간 여파에 따른 휴식 차원으로 해석될 수 있었겠지만, 이번 뉴캐슬전 선발 제외 가능성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뉴캐슬전은 PSG의 16강 진출 여부가 걸린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비중이 큰 경기에서조차 선발에서 제외되면 이는 곧 이강인의 입지와 직결되는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실제 PSG는 챔피언스리그 F조에서 승점 6(2승 2패)으로 조 2위다. 선두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는 1점 차지만, AC밀란(이탈리아·승점 5) 뉴캐슬(승점 4) 등 16강 탈락권과도 1~2점에 불과하다. 이번 뉴캐슬전에서 승리하면 최대 선두 도약이 가능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최하위로 추락할 수도 있다. 이처럼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에서 이강인의 선발 가능성이 낮게 점쳐진 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이강인이 휴식을 취했던 지난 모나코전에서 PSG가 5-2 대승을 거둔 게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PSG는 전반 2골, 후반 3골을 각각 몰아넣으며 대승을 거뒀다. 현시점 이강인과 직접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비티냐도 팀의 4번째 골을 넣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 입장에선 대대적인 변화보다는 당시 기세를 이어가는 쪽에 무게를 두는 선택지를 외면할 수는 없다.
더구나 엔리케 감독은 이번 시즌 이강인을 리그1에선 선발로, 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교체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리그1에선 6경기 모두 선발로 나선 반면 챔피언스리그에선 3경기 출전 모두 교체 투입으로 이뤄졌다. 엔리케 감독이 이같은 흐름을 이어간다면 이강인은 이번 경기 역시 벤치에서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
대신 이번엔 A매치 여파가 없는 만큼 교체로라도 반드시 그라운드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공격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가장 날카로운 카드이기 때문이다. 선발에서 제외되더라도 교체로 나서 다시 임팩트 있는 존재감을 보여주면 주전 입지를 되찾을 수 있다. PSG 같은 세계적인 구단에서는 불가피한 경쟁이자 흐름, 이를 이겨내는 건 이강인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