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 프랑스 슈퍼컵 ‘트로페 데 샹피옹’ 주인공이 됐다. 팀의 우승을 이끈 선제 결승골에 경기 공식 최우수선수까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세리머니에서도 센터 자리에서 그 기쁨을 만끽했다.
이강인은 4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트로페 데 샹피옹 툴루즈전에 선발 출전해 팀의 2-0 완승과 통산 12번째 우승을 이끈 결승골을 터뜨렸다. 트로페 데 샹피옹은 전 시즌 프랑스 리그1 우승팀과 쿠프 드 프랑스(FA컵) 우승팀이 격돌하는 대회다.
4-3-3 전형의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우스만 뎀벨레의 논스톱 크로스를 문전에서 왼발로 절묘하게 방향을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중원에 머무르지 않고 문전으로 쇄도하며 득점 기회를 노렸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결정력을 더했다.
이후에도 이강인은 PSG 중원의 핵심에 서서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날카로운 패스로 동료들에게 패스를 건네거나 직접 슈팅을 통해 상대 골문을 노렸다. 전반 35분엔 이강인이 바이시클킥으로 상대 골문도 노렸다. 문전에서 가슴 트래핑에 이은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노렸는데, 골키퍼 품에 안겼다.
전반 44분에 터진 킬리안 음바페의 추가골 기점 역시 이강인의 몫이었다. 역습 상황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은 침착하게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브래들리 바르콜라에게 패스를 건넸다. 이 패스를 받은 바르콜라는 중앙에 있던 음바페에게 패스했고, 음바페를 수비수들을 잇따라 제친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툴루즈의 파상공세에도 흔들리지 않은 PSG는 결국 툴루즈를 2-0으로 꺾고 통산 12번째 트로페 데 샹피옹 정상에 섰다. 올림피크 리옹(8회)과 격차를 더 벌리며 프랑스 최강의 팀 입지를 굳게 다졌다. 이강인이 결승골에 추가골 기점 등 맹활약을 펼치며 그 중심에 섰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주인공은 이강인이었다. 그는 경기 후 공식 최우수 선수로 선정돼 트로피를 품었다. 그는 방송사 인터뷰에서 “우승 전부터 우승에 대한 야망이 있었다. 항상 팀을 돕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하는 건 많은 도움이 된다. 그들에게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팀에 있는 게 매우 기쁘다”며 웃었다.
경기 직후 곧바로 시상식도 열렸다. 이강인은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시상식 장면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가장 앞줄, 우승 트로피를 든 주장 마르키뉴스 바로 옆자리에서 우승 세리머니 순간을 만끽했다. 동료들과 어깨동무를 한 채 환하게 웃었다. 그의 목에는 2023 트로페 데 샹피옹 우승을 상징하는 우승 메달이 걸려 있었다. PSG 이적 후 처음으로 목에 건 값진 메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