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단 한 번도 메이저리그(MLB) 타석에 서지 않았지만, 벌써 현지에서 이정후(25)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이정후만으로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외야가 180도 달라졌다는 호평이 나왔다.
MLB 공식홈페이지 MLB닷컴은 12일(한국시간) 새 시즌을 앞두고 각 포지션에서 보강이 잘 이뤄진 팀들을 꼽았다.
기준은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의 변화다. 매체는 MLB 분석 업체인 팬그래프닷컴 기준으로 2023시즌 팀의 포지션별 WAR을 통계 분석을 통해 예상한 2024년의 해당 수치와 비교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외야수 보강 부문에서 이름을 올렸다. 순전히 이정후의 존재 덕분이다. MLB닷컴은 "샌프란시스코는 비시즌에 기대 만큼의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바람의 손자'로 불리는 한국인 중견수 이정후를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MLB닷컴의 설명처럼 샌프란시스코는 올 겨울 전력 보강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다.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영입전에 참가했으나 두 선수를 모두 라이벌 LA 다저스에 뺏겼다. 화끈한 제안으로 이정후는 영한 게 그나마 위안인데, 현지에서 그 이정후에 대해 우려보다는 호평이 나오고 있다.
MLB닷컴은 이정후의 순조로운 빅리그 적응을 점쳤다. 매체는 팬그래프닷컴의 예상 성적을 소개하면서 "타석에서 인상적인 콘택트 능력으로 유명한 이정후는2024시즌 출루율 0.354, wRC+(조정득점생산력) 116(평균대비 116%의 생산성을 낸다는 뜻)을 기록할 거다. 삼진 수와 비슷한 볼넷을 얻어내며 성공적으로 MLB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정후의 중견수 예상 WAR은 3.2이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가 우익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루이스 마토스 등 10명의 선수를 중견수로 기용하며 기록한 0.4보다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이정후에게 6년 1억 1300만 달러 거액을 투자한 샌프란시스코는 그를 풀타임 주전 중견수로 기용하면서 1번 타자로 내세울 계획이다. 매체는 지난해 28였던 샌프란시스코 외야진의 WAR가 올해는 11위로 예측됐다고 전했다.
한편 외야수 부문이 눈에 띄게 보강된 팀으로는 샌프란시스코 외에도 뉴욕 양키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양키스는 새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후안 소토, 트렌트 그리샴, 알렉스 버두고 등을 영입해 외야를 강화한 바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부진과 부상을 겪었던 조던 워커와 라스 눗바가 부활할 것이라는 예상을 받았다.
스토브리그 최대 투자를 감행한 LA 다저스는 2루수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투자 때문은 아니다. 지난해 주전 우익수이자 2루수와 유격수를 병행했던 무키 베츠가 올 시즌 2루수로 주 포지션을 바꿔서다.
정작 가장 큰 투자를 받은 선발진, 오타니 쇼헤이를 영입한 지명타자 부문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선발 투수는 대신 신시내티가, 지명타자는 시애틀 매리너스가 선정됐다.
매체는 "야마모토, 타일러 글래스나우를 선발진에 추가한 다저스는 강력한 후보다. 선발 WAR이 21위에서 3위로 오를 것"라면서도 "프랭키 몬타스, 닉 마르티네스 등 그다지 주목 받지 못한 선수들을 영입한 신시내티 레즈에도 주목해야 한다. 신시내티는 MLB 선발진 상위권에 속하는 다크호스다. 신시내티에는 흥미로운 젊은 투수들이 많고, 몬타스는 위험 부담이 있지만 반등 가능성이 높다.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전했다.
지명타자 부문에 대해서는 지난해 25위에 그쳤던 시애틀이 미치 가버 영입으로 14위까지 오를 것이라고 봤다. 시애틀과 달리 다저스는 오타니가 오기 전인 지난해에도 J.D. 마르티네스가 지명타자로 뛰어 공백을 느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