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 확률이 참가팀들 가운데 여섯 번째까지 떨어졌다. 부동의 1위를 지키던 일본 역시도 3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16강전에서 두 팀의 맞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커진 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축구 통계업체 옵타가 공개한 2023 AFC 아시안컵 우승 확률에 따르면 한국은 10.3%로 전체 팀들 가운데 6위로 밀렸다. 대회 개막전 2위에서 출발해 나흘 전 5위, 이번엔 6위까지 순위가 밀렸다. 앞서 옵타는 대회 전 한국의 우승 가능성을 두 번째로 높은 14.3%로 내다봤지만, 지난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 2-2 무승부 직후 전체 5위에 해당하는 12%로 조정한 데 이어 이번엔 더 낮췄다.
전체 우승 확률 1위는 개최국이자 디펜딩 챔피언 카타르와 호주로, 나란히 15.9%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일본(14.7%) 이란(12.2%) 사우디아라비아(10.6%) 한국이 잇고 있다. 특히 개막 전만 하더라도 참가팀들 가운데 우승 확률이 유일하게 20%대(24.6%)였던 일본은 부동의 1위 자리를 내줬다. 일본은 이라크전 충격패 직후에도 우승 확률 19.6%를 기록해 여전히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는데, 이번엔 3위까지 순위가 내려앉았다.
대진표에 따라 16강에서 한일전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과 일본의 우승 확률이 덩달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한국과 일본은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들로 꼽혔고, 나란히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하면 토너먼트에선 결승에서나 만날 수 있었다. 아시안컵 결승 한일전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이유였다.
그러나 일본이 이라크전 충격패 여파로 1위 자리를 놓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일본은 조별리그 D조를 2위로 통과, 대진표에 따라 E조 1위와 16강에서 격돌하게 됐다. 조별리그 E조가 바로 한국이 속한 조다.
최종전을 앞두고 E조 2위(승점 4·득실차 +2)인 한국은 오는 25일 오후 8시 30분 말레이시아와 최종전을 치른다. 같은 시각 조 선두 요르단(승점 4·득실차 +4)과 바레인(승점 3)도 격돌한다. 만약 한국이 '최약체'인 말레이시아(승점 0)를 꺾고 같은 시각 요르단이 바레인에 이기지 못하거나, 한국이 말레이시아에 대승을 거둬 요르단에 득실차에서 앞설 경우 한국이 E조 1위에 오른다. D조 2위 일본이 기다리고 있는 E조 1위 자리를 한국이 꿰차 '16강 한일전'이 펼쳐지는 셈이다.
특히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이 말레이시아에 대승을 거둘 가능성이 큰 데다, 요르단의 바레인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 자연스레 16강 한일전 성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우승을 노리는 한국과 일본이 조기에 만날 가능성이 커졌으니, 자연스레 두 팀 모두 우승 확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흐름이다.
반면 우승 확률 1위에 오른 카타르는 앞서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통과한 기세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6강에서는 C조나 E조 3위 팀과 격돌하고, 한국이나 일본 등 우승권 팀들과는 4강 이후에나 격돌하는 대진이다. B조를 1위로 통과한 호주 역시 대진표상 한국과 일본, 이란, 카타르 등과 결승에서나 만날 수 있게 되면서 우승 확률 1위 팀으로 올라섰다. 호주는 결승 진출 확률이 30.7%로 전체 팀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편 한국의 이번 대회 8강 진출 확률은 51.5%(9위)였고, 4강 진출은 29.1%(8위) 결승 진출 확률은 18.2%(6위)에 각각 그쳤다. 각 라운드별 참가팀 수를 고려하면 조기 탈락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이른바 역대 최고 전력이라는 평가 속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클린스만호 입장에선 반갑지 않은 전망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