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3일 오전 0시30분(한국시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호주를 만난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부터 16강전까지 내내 평탄하지 않은 여정을 거쳤다. 토너먼트에서 분위기 전환의 분수령이 될 8강전이 그래서 더 중요하다.
호주전을 앞두고 한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불안 요소는 체력이다. 호주는 지난달 28일 가장 먼저 16강전을 치러 인도네시아를 4-0으로 완파하고 8강에 안착했다. 31일 오전 1시 경기를 치른 한국보다 휴식 시간이 만 이틀이나 더 있다. 게다가 한국은 16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연장 풀타임 접전을 치러 호주에 비해 체력 소모가 훨씬 더 컸다.
따라서 호주전을 앞둔 한국의 가장 큰 과제는 체력 회복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은 "조 1위를 해서 이런 일정을 피하고 싶었다. 조 1위를 못 했으니 이제 감당해야 한다"면서도 "남은 시간이 적지는 않다.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긴 시간이다. 오늘 승리가 팀 분위기에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불안 요소는 이번 대회 한국의 가장 큰 약점인 수비다. 호주는 조별리그와 16강전에서 8골을 넣었다. 한국(9골) 만큼이나 득점 기록이 좋은데 실점은 1실점에 불과하다. 한국은 4경기에서 7실점했다. 2015년 아시안컵 우승팀 호주의 전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이번 대회 공수 밸런스가 가장 돋보이는 팀도 호주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한국이 조별리그부터 대량의 옐로카드를 받고도, 8강전에 카드 누적 때문에 결장하는 선수가 없다는 점이다. 한국은 조별리그와 16강전 4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려 10명의 선수가 옐로카드를 받았다. 바레인전 5명(박용우 김민재 이기제 조규성 손흥민)-요르단전 2명(황인범 오현규)-말레이시아전 1명(이재성)-사우디아라비아전 2명(김영권 이강인)이 나왔다.
대회 첫 경기부터 불안했던 ‘경고 트러블’을 8강전까지 경고 누적 결장자 없이 끌고 온 건 다행이지만, 8강전에서 추가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어 경계해야 한다.
4강전부터는 그동안 받았던 옐로카드 한 장의 기록이 사라지지만, 이미 한 장을 받은 선수가 8강전에서 추가 카드를 받을 경우에는 4강전에 나설 수 없다. 특히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김영권(울산 HD), 주장으로서 정신적인 지주이자 공격 진영을 지휘하는 손흥민(토트넘), 창의적인 패스를 주도하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결장한다면 그 공백은 치명적이다.
한국의 긍정 요소도 물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힘겨운 승리를 따내면서 팀 분위기가 한층 탄력을 받았다는 것이다. 토너먼트를 치를수록 선수들이 끈끈하게 하나로 뭉치는 모습이 확연하고, 공격에서 좀체 물꼬를 트지 못하던 조규성(미트윌란)이 헤딩으로 필드골을 신고한 것도 공격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게 한다.